[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4) expression 표현

ex·pres·sion [ikspréʃən] n. (사상·감정의) 표현
상대방 마음에 와 닿는 표현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 모음에 와 닿는 표현을 해사 헙니다!)

press ‘누르다’에 in- ‘안으로’가 결합하여 impress가 되고, e(x)- ‘밖으로’가 결합하여 express가 되며, sub- ‘아래로’가 결합하여 suppress가 된다. 그리고 그 각각의 명사형들이 impression(印象), expression(表現), suppression(抑壓)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 표현과 억압의 주체는 ‘나’이지만 인상의 주체는 내가 아닌 ‘어떤 대상(사람이나 사물)’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말에도 ‘표현하다’, ‘억압하다’라는 말은 있지만, 인상(印象)하다‘라는 말은 없으며, impress는 ‘(어떤 대상이) 나에게 (어떤) 인상을 주다’라는 뜻이 된다.  

‘표현의 자유(freedom of expression)’가 다시금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대부분,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억압받지 않고 속 시원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서의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것 같다. 몸으로 하는 표현이 춤(dance)이라면, 글로 하는 표현은 시(poetry)나 소설(novel)이고, 입으로 하는 표현은 말(speech)인 셈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표현이든 그 표현들이 그걸 보고 듣는 관객에게는 다시 입력(input)이 된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봐야만 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전 세계인의 심금(心琴)을 울렸던 것은 표현의 ‘자유’ 때문이라기보다는 표현을 통한 ‘뭉클함’ 때문이었다. 모름지기 배설(排泄)이 아니고 표현이라면 감동(deep impression)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표현이 인간 사회를 성숙시키는 자양분(滋養分)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네이버 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전 세계인의 심금(心琴)을 울렸던 것은 표현의 ‘자유’ 때문이라기보다는 표현을 통한 ‘뭉클함’ 때문이었다. 사진은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출처=네이버 영화.

‘意味(의미)’라는 한자를 들여다보라. 거기에 ‘소리(音)’와 ‘마음(心)’과 ‘맛(味)’이 있다. 어떤 대상으로부터 들은 소리가 내 마음에 와 닿아 어떤 맛(flavor)을 느끼게 된다면 그게 우리가 사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여야(ruling-opposition parties)의 극한 대립(extreme confrontation)과 코로나19 등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이니만큼, 4월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로부터라도 상대방에 대한 비방(誹謗)이 아니라 제주도민의 마음에 와 닿는 뭉클한 표현(touching expression)을 듣고 싶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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