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예술단 잇달아 일정 변경, 대관 취소 이어져...제주연극제 “무관객 가능성”

코로나19의 여파가 제주 예술계까지 번지고 있다. 제주지역 첫 번째 확진자 발생으로 휴업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타격이 큰 장르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모이는 공연이다. 당장 2월부터 3월 사이로 계획한 제주도립예술단 공연은 상당수가 변경됐다. 

3월 4~5일로 예정한 제주도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와 2월 15일 서귀포관악단 토요음악소풍이 취소됐다.

서귀포관악단 정기연주회는 3월 5일에서 31일로 연기했다. 서귀포관악단 뿐만 아니라 3월 26일로 예정한 서귀포합창단 정기연주회 일정 모두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립무용단이 창단 30주년을 맞아 준비 중인 기념공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은 현재까지는 3월 28일 정상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예술단은 연습장에 손 소독제나 체온계 같은 위생 용품을 대거 비치하거나, 대구·경북 등 코로나19 확진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지역을 방문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단원들에게 전파하는 등 자체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립 예술 공간도 자체 일정을 조정했다. 

김태관 제주아트센터 기획자는 “지난해 아트센터 시민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으면서 올해 기대가 컸는데, 2월 시작에서 3월 이후로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매해 2월부터 시작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역시 3월부터 진행할 예상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 밝혔다.

김미현 서귀포예술의전당 기획자도 “2월 무료 영화 상영이 코로나19로 취소됐다. 제주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21일 오전 소극장 대관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3월 공연 일정까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최형태 제주문화예술진흥원 기획자는 “이미 2월 상당수 공연 일정이 취소됐다. 3월도 문예회관에 잡힌 공연이 많은데 차질을 빚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공연과 달리 전시는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집중해서 모이는 빈도가 다르다는 특징 때문인지, 2~3월 제주문예회관 전시 대관 취소는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3월 20~21일 열릴 예정인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 겸 제25회 제주연극제’는 무관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이상용 제주연극협회장은 “코로나19에 따라 대한민국연극제 예선대회는 심사위원만 참여해서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게 한국연극협회의 입장”이라며 “전국대회를 앞둔 예선전 성격이기에 부득이한 경우 관객 없이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3월 7일부터 연극 ‘미스줄리’를 공연할 예술공간 오이는 정상적으로 무대를 준비하지만, 만에 하나 연기·취소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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