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회견․선거사무소 개소식 연기, 선거운동 위축…‘코로나19’ 관련 공약․SNS로 표심 공략

4.15총선을 54일 앞두고 ‘코로나19’가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계획했던 선거사무소 개소식, 출마 기자회견 등의 취소가 잇따르고, 직접 대면 방식의 선거운동도 움츠러들면서 무엇보다 후발주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은 21일 오전 10시10분 서귀포시청에서 갖기고 했던 출마 기자회견을 무기한 연기했다. 제주주역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대신 충혼묘지와 4.3평화공원 참배를 참배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예비후보를 등록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앞서 제주시을 부승찬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는 2월 중으로 계획했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역시 코로나19가 몰고온 여파다.

정의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려해 4.15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을 위한 전국 순회 연설을 취소하고, 오는 22일, 26일, 28일 3차례에 걸쳐 온라인 정견발표회로 대체키로 했다.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도 크게 위축받고 있다.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이나 행사장 등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악수를 하고 명함을 나눠주기보다는 출퇴근 거리인사와 전화나 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강화하고 있다. 무심하게 악수를 건넸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 받기 일쑤다.

이 때문에 일부 정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상황 종료시까지 당원 집회, 선거사무소 또는 후원회 사무소 개소식,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등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라고 권고하고 있을 정도다.

A예비후보는 “중앙당 차원에서 사람이 모이는 행사 자제 등을 권고하기도 했지만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워낙 크다보니 악수 대신 눈인사로 대체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언제할지 기약없이 미루고 있다”며 “한시바 바쁜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코로나가 선거운동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인지 ‘코로나19’ 관련 정책․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21일만 해도 제주시갑 미래통합당 장성철 예비후보는 △대출금상환 1년 특별연장 △원리금분할상환제도 대폭 확대 △이자차액 1% 추가 지원 등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자금지원 긴급3대시책을 제안했다.

김영진 예비후보(미래통합당)도 긴급논평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주관광시장은 무지바 입국제한에 따른 외국인관광객의 감소와 엎친데 덮친격인 내국인관광객의 여행심리 위축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당국의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윤택 예비후보는 “제주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상가임대료 인하 운동’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예비후보 중 유일한 의사 출신인 출마한 정의당 고병수 예비후보는 정부와 국회에 ‘코로나19’ 사태를 바이러스 재해로 선포하고 보건의료 영역을 비롯해 경제․사회 등 전 영역을 망라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제주시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예비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주도의 경제는 사망직전으로, 인위적인 부양이 필요하다”며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코로나19 관련 추경을 시급히 편성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 김효 후보는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집권여당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같은 당 부상일 예비후보도 논평을 내고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제주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정부가 나서서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태가 확산될수록 ‘여당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해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B예비후보는 “코로나19 사태는 아무래도 여당에 더 좋지 않은 이슈다. 당국의 철저한 대처로 코로나 사태가 더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최대한 지역사회를 살피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4.15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정치권에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가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야 예비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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