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원 30만명’ 코로나 여파로 연기→개최→취소...왕벚꽃축제-유채꽃걷기대회도 줄취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행사 연기에서 개최 강행으로 돌아섰던 제주들불축제가 결국 취소됐다. 3월말 예정했던 제주왕벚꽃축제와 유채꽃국제걷기대회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고희범 제주시장, 양윤경 서귀포시장은 23일 오전 11시 도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최대 관광축제인 들불축제 취소 사실을 알렸다.

제주시는 당초 3월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제23회 2020 들불축제’를 열기로 했다.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행사 연기를 검토해 왔다.

내부 논의를 거쳐 14일 결국 들불채화와 시내권 퍼레이드 등 일부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3월13일~15일까지 행사기간을 3일로 단축하는 형태로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중국 등 해외 자매결연도시 14개국 관계자를 초청하지 않고 의료진 등 진료소와 방역대책반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최종적으로 행사 강행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를 조속히 종식시키는 데 총력을 다 하기 위해 올해 들불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 시장은 또 “3월 말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던 삼도1동 전농로와 애월읍 장전리의 제주왕벚꽃축제도 취소한다. 아쉬움 속에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말했다.

1997년 시작된 들불축제는 올해가 23번째 행사였다. 들불축제는 제주 옛 목축문화인 방애와 정월대보름 소원 빌기 의례 등을 계승해 불을 주제로 한 국내 대표 축제다.

겨울 야외 축제라는 특성으로 종종 일정에 차질을 빚어 왔다. 2011년 전국적으로 구제역 파동이 일면서 들불축제 모든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2009년에는 강풍으로 주변에 불이 번질 수 있어 들불축제 메인행사인 오름불놓기 행사가 늦춰지기도 했다. 2012년에는 폭설이 내리면서 불이 붙지 않아 일정을 연기했다.

지난해에는 비가 많이 오는 등 기상악화로 오름불놓기 행사를 1시간 앞당기고 이튿날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3월28일부터 29일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진행하려던 서귀포 유채꽃국제걷기대회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 행사에는 해마다 8000여명이 참가해 왔다.

4월9일부터 12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 체험공원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제38회 제주유체꽃축제도 마을회와 협의해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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