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공문 요청 무응답...대구 방문 신도 파악은 실효성 의문

차단된 제주지역 신천지 건물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패쇄 조치된 제주지역 신천지 건물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기사 수정 : 2월 24일] 현재까지 정부가 파악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신천지 관련자로 확인됐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제주도가 지역 내 교인 명단을 신천지 중앙교단에 요청했지만, 중앙교단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제주도는 23일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신천지 중앙교단에 제주지역 교인 명단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타 시도 역시 지역 별 신천지 교인 명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제주처럼 비슷한 상태에 처해있다. 중앙교단은 전체 시도 교인 명단을 확보해서 질병관리본부로 통보하겠다는 입장인데 우리는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신천지 측과 소통하는 창구는 대표전화 하나 뿐"이라며 사실상 신천지 측과 소통 창구가 전무하다는 고충도 내비쳤다.

코로나19의 국내 발병은 신천지와 매우 밀접한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56명이다. 이 가운데 신천지와 관련 있는 인원은 309명으로 무려 55.6%에 달한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000여명은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대구시가 “추가 확진자 대부분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힐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와 경북 청도대남병원 장례식 참석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대응 긴급 연안보고에서 "장례식 방명록 등은 중요한 추적대상일 텐데, 단순히 신천지교회 측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면 관련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할 수 있으니 좀 더 빠르고 신속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여기서 장례식은 지난 달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청도 대남병원에서 열린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형의 장례식이다. 23일까지 청도 대남병원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 109명과 사망자 3명(전체 4명)이 나왔다.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임에도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교인 정보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대구, 청도를 찾은 제주 신천지 교인에 대한 확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21일 도내 신천지 시설 7곳에 대한 현장 방역에 나섰다. 그러면서 “20~21일 점검 과정에서 교회 관계자, 신도들과의 면담 결과 대구 집회에 참가한 제주지역 신도가 있는지 자체 파악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구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힌 제주지역 신도는 없었다”고 이날 합동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만난 신천지 관계자의 수는 5명 안팎에 불과해 ‘대구집회에 참가한 제주 신천지 신도는 없다’는 제주도의 발표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편, 신천지 중앙교단 측은 24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과 신도 명단 제공과 관련해 협의 중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신천지 중앙교단은 24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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