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대병원-제주․서귀포의료원 3곳 소개명령…퇴원 불가피 곳곳 ‘민원’

제주도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사상 초유의 의료기관 소개 명령을 내리면서 입원 중인 환자 수백여 명이 병실에서 내몰리는 상황에 놓였다.
    
제주도는 21일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의 병상을 비워 음압·격리 병실을 확보하는 소개 명령을 내린데 이어 24일에는 제주대학교병원에 대해서도 추가로 소개명령을 내렸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7조(감염병위기시 감염병관리기관의 설치 등)에 따라 도지사는 감염병환자 수용을 위해 감염병관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해당 의료기관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제주도가 확보를 지시한 병상 규모는 제주대병원 110병상(35실), 제주의료원 207병상(43실), 서귀포의료원 147병상(42실) 등 모두 464병상(120실)이다.

공공의료기관인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은 어제(24일)부터 경증 환자를 우선 퇴원시키고 있다. 일부는 자가 관리가 어려워 자체 비용을 지불하며 요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의료원의 경우 고령의 환자가 절대 다수여서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소개 명령에 따라 이번 주말(28일)까지 207병상 중 공실을 제외한 165명의 환자를 병원 밖으로 밀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원측은 요양병원을 제외한 본관 건물 지하 2층, 지상 2층 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환자 전담 치료 병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어제 하루에만 일반 요양환자 7명이 퇴원해 집으로 향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됐다. 문제는 짧은 시간에 대체 의료기관 확보가 쉽지 않고 전원과정도 까다롭다는 점이다.

환자 보호자인 A씨는 “어머니가 뇌출혈 증세로 수술을 받고 현재 일반병실로 내려왔다”며 “상태가 호전되긴 했지만 고령인 어머니에게 갑자기 퇴원을 요구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보호자인 B씨는 “월요일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금요일까지 퇴원을 요구했다”며 “대체 병원을 연결해준다고 하는데 섣부르게 준비도 안된 상황에서 결정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제주의료원측은 “명령이 내려진 만큼 이행해야 하는데, 이번주까지 165명을 한꺼번에 퇴원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초유의 상황이라 다음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전원을 위해 해당 의료기관과 119구급차 등 총 6대를 동원해 환자를 실어나르고 있다. 병상 추가에 따른 의료인력 보강과 소요비용도 해당 의료기관에 지원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환자 보호자들의 민원이 적지 않다”며 “되도록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퇴원과 전원 조치가 이뤄지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의 의료 비용부담 증가 문제에 대해서도 챙겨보고 있지만 지원 근거는 마땅히 없다”며 “비상사태에서 어쩔수 없는 조치다. 순차적으로 민원을 최대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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