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싸우는 숨은 영웅들] (2)제주소방 코로나19 전담구급대, 4팀→7팀 확대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 ⓒ제주의소리

"소방대원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거든요. 저희도 가족이 있다보니까 불안함이 없다면 거짓일 것 같아요. 그래도 환자를 조금이라도 신속하게 이송해서 치료를 받게하는게 저희의 임무기 때문에 두렵지는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에 차출된 제주 이도119센터에 근무하는 이승환 소방교. 지난달부터 전담구급대 출동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두터운 방역복을 착용하면서 담하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심경을 전했다.

"저희 대원이 한 명이라도 코로나에 노출되면 다른 직원들도 모두 위험에 처하게 되죠. 그만큼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긴장감을 갖고 있습니다.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하게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에 의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감염병과 싸우는 최일선 현장에서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가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 전담구급대는 지난 1월 27일부터 운영돼 4개팀에서 7개팀으로 확대됐다. 당초 제주·동부·서부·서귀포 등 4개 소방서의 관할 센터인 이도·성산·한림·대신119센터 등에서 4개팀이 운영되다가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0일부터는 항만·외도·노형119센터 등이 추가로 배치되며 총 7개 팀으로 확대됐다.

이들은 제주 전역에서 접수되는 감염병 의심환자 신고 시 특별전담 이송을 도맡는다. 사전적인 의미의 코로나19 의심증세가 아니더라도, 가벼운 열이나 기침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인 경우에도 전담구급대가 나선다. 만에 하나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 ⓒ제주의소리

기존에는 구급대가 3인 체제로 운영되지만, 전담구급대는 2명이 한 팀으로 구성된다. 여력이 안되기 때문이 아니라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각 센터 지휘관에 의해 배정이 이뤄지는데, 대부분 베테랑 대원들이 궂은 일을 자임하곤 한다.

전담구급차 내부는 특수필름과 격벽 등으로 중무장됐다. 신고가 접수되면 흰색 전신보호복 등 4가지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해 준비태세를 갖춘다.

신고 접수와 동시에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출동이 이뤄지기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화급을 다투는 상황이 아니라고는 해도 신속한 출동준비 태세는 일찍이 몸에 벤 습관이다.

출동 당시에는 환자의 상황을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준비체제를 갖춘다. 

그렇다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 일쑤다. 방역복을 착용한 상태로 출동하면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한다. 수근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휴대폰을 들고 몰래 촬영하는 일도 다반사다. 의도치 않게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되는 셈이다.

전담구급대는 긴급 출동 외에도 코로나19 검체를 하거나 격리자를 돌보는 의료진을 후송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전담구급대가 첫 운용된 1월 27일부터 2월 27일까지 꼬박 한 달간 출동건수는 총 140건이다. 이송 인원은 131건으로, 출동과 동시에 대부분 이송 조치가 이뤄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가 출동 복귀 후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코로나19 대비 전담구급대가 출동 복귀 후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복귀를 하더라도 반드시 해야할 후속조치도 만만치 않다. 착용했던 보호장비는 모두 폐기물 처리해야 하고, 대원들에 대한 소독, 구급차에 대한 소독이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모든 소독작업을 마치면 3~4시간이 훌쩍 지난다.

제주소방본부 관계자는 "기존 센터에서 운영되는 2개 구급대 중 한개 팀을 전담구급대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여러 방면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비하는 의료진과 질병본부 등 수고를 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소방도 그 중 한 측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심환자 접수 시 전담구급대가 흰색 전신보호복을 입고 활동하다보니 도민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구급대를 봐도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협조를 해줬으면 한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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