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3시18분쯤 제주시 우도 남동쪽 약 74km 해상에서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A호(29톤, 승선원 8명)에서 불이 나 화재 진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지방해양경찰청]
4일 오전 3시18분쯤 제주시 우도 남동쪽 약 74km 해상에서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A호(29톤, 승선원 8명)에서 불이 나 화재 진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지방해양경찰청]

만선을 꿈꾸며 조업에 나선 어선이 또 다시 화재로 침몰하는 사고가 났다. 대성호 이후 4개월 만에 판박이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경이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8분쯤 제주시 우도 남동쪽 약 74km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서귀포선적 연승어선 307해양호(29톤, 선원 8명)에서 불이 났다.

선체에서 불길이 치솟자 이를 본 갑판장 김모(48)씨가 조타실에서 자고 있던 선장 또 다른 김모(60)씨를 깨웠다. 선장은 인근 어선에 화재 사실을 처음 전파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선원 휴게실로 이동해 잠을 자던 동료들을 깨웠다. 선원실에는 한국인 선원 이모(58)씨와 베트남 어선 응모(25)씨 등 모두 6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불길이 번지자 선장과 갑판장은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어선에서 뜯겨져 나간 방현재 구조물을 잡고 버티다 인근 해역에 있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선장은 머리와 팔, 어깨 등에 2~3도의 화상을 입어 오전 6시20분쯤 제주해경 헬기에 의해 제주시내 한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갑판장은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인 선원 1명과 베트남 선원 5명 등 6명은 모두 실종 상태다. 오전 7시23분 어선이 수심 140m 아래로 침몰하면서 사고 당시 선원들이 선내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19년 11월19일 새벽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76km 해역에서 장어잡이에 나섰던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에서 불이나 제주해양경찰서가 진화 작업을 벌이는 모습. [사진제공-제주해양경찰서]
2019년 11월19일 새벽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76km 해역에서 장어잡이에 나섰던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에서 불이나 제주해양경찰서가 진화 작업을 벌이는 모습. [사진제공-제주해양경찰서]

해양호는 2일 새벽 4시28분 서귀포시 성산포항을 출발했다. 출항 당시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항계획서상 입항 예정일은 4월1일이었다.

갈치잡이 어선의 특성상 해양호 선원들은 낚시를 바다에 던지는 투승작업에 앞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투승 작업은 해뜨기 전인 오전 4~5시에 이뤄진다.

선원들이 투승작업을 위해 잠자리에 들면서 화마에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제주 해역에서 발생한 대성호 화재도 새벽에 발생해 피해가 컸다.

장어잡이 어선인 통영선적 대성호(29톤.승선원 12명)는 2019년 11월19일 오전 7시 제주시 차귀도 서쪽 76km 해상에서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대성호는 사고 당일 새벽 2시를 전후해 인근 조업 어선과 낚시를 바다에 던지는 투승작업을 했다. 이후 선원들이 잠이 든 사이 불이 나면서 대피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12명 중 기관장과 베트남 선원 2명 등 3명이 숨지고 9명은 실종됐다. 화재로 선체까지 침몰하면서 추가 시신 확보는 물론 정확한 화재원인조차 규명되지 못했다.

현재 해양호 사고 해역에는 2.5m의 파도와 14~16m/s의 바람이 불고 있다. 풍랑예비특보까지 발효돼 향후 구조작업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침몰 해역에는 해경 경비함정 2척과 해수부 어업지도선 1척, 일본 관공선 1척, 민간어선 19척, 헬기 2대가 실종 선원들을 수색중이다. 해경 경비함정 9척이 추가로 현장으로 이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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