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춥지 않았던 제주의 겨울이 기상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폭설과 한파가 자취를 감추면서 기상관측 이후 가장 춥지 않은 겨울로 기록됐다.

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도내 평균기온은 9.6도로 1961년 제주도 합계 기상통계가 작성된 이후 59년 만에 가장 높은 겨울 기온을 보였다.

역대 가장 춥지 않은 해는 2006년(2006.12~2007.2) 겨울이었다. 당시 평균기온은 8.9도로 평년보다 1.5도 높았다. 겨울 평균기온이 9도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겨울 최고기온 평균값도 12.6도로 2006년 기록값 12.3도를 뛰어넘었다. 최저기온도 6.8도로 사상 처음 6도를 넘어 7도 턱밑까지 올라갔다.

올해 1월 도내 평균 기온은 9.2도로 1961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제주시가 8.9도로 1972년 8.3도를 48년 만에 갈아치웠다. 서귀포시도 9.4도로 2002년 9.1도를 18년 만에 넘어섰다.

1월7일에는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23.6도까지 올라 192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97년 만에 가장 높은 1월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1950년 1월17일 21.8도의 기록도 70년 만에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된 점을 고온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하면서 한반도로 찬 북서풍이 확산되지 못했다. 

겨울에 발달하는 소용돌이가 평년에 비해 강해지면서 제트기류가 극 가까이에 형성된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이 경우 북극의 찬 공기가 정체돼 주변으로 확대되지 못한다.

아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도 평년보다 높아 한반도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의 세력이 유지돼 우리나라로 따뜻한 남풍기류가 자주 유입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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