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6) manufacture 제조

man·u·fac·ture [mæ̀njǝfǽktʃǝr] n. 제조; 제조(공)업
몬딱 손으로 멘글어진다?
(모든 게 손으로 만들어진다?)

manufacture는 man(u)- ‘손으로’와 fact ‘만들다’의 결합이다. 여기서의 man-을 어근(語根)으로 하여 만들어진 어휘로는 manner ‘방식/태도’, maintain ‘유지하다’, manage ‘관리하다’, manuscript ‘원고’, manual ‘소책자’, manipulate ‘조작하다’ 등이 있다. 번역되는 과정에서 ‘손’이란 뜻이 없어져버렸지만 원어(source language)인 영어에서는 그만큼 man-의 의미가 넓게 쓰이고 있다. 우리말에서도 ‘손짐작하다’, ‘손떼다’, ‘손익다’ 등에서처럼 ‘손’이란 말이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듯이.

제조업(製造業)이 영어로 manufacture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농업(農業:agriculture)이 하늘과 땅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면 제조업은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혁명적 선포(宣布)가 아니었을까. 제조업은 18세기 중반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영국은 그 제조업을 통해 대량생산(mass production)한 자국 상품들이 중국에서 제대로 팔리지 않자 결국엔 부도덕한(immoral) 아편전쟁까지 일으키게 된다. 손을 통해 상품을 만들고, 손을 통해 살상무기를 만들어 전쟁까지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제조업을 통해 발생하는 미세먼지(fine dust)는 또 어떤가. 이렇듯 손은 인간 욕구(慾求)의 도구였고, 욕심(慾心)의 도구였으며, 인간에게 병을 유발하고 병을 전파하는 위험한 매개체(媒介體)의 기능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이 손으로 만들어지고, 손을 통해 쓰이고 있다. 그만큼 인간의 손은 유용하면서도 위험한 도구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경우에도 전염(傳染:contagion)을 막기 위해서는 비말(飛沫)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겠지만, 감염(感染:infection)을 막기 위해서는 오염된 표면과 접촉한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부터 손떼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매일매일 최대한 자주 손씻기를 하도록 하자.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現)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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