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1리마을회 "곶자왈 동백동산 등 훼손 우려"

사진 속 붉은 선이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예정 부지.
사진 속 붉은 선은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예정 부지.

제주도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제주자연체험파크 개발사업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지역 주민들이 "생태적 가치가 높은 람사르습지 동백동산의 생태계와 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사업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마을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제주자연체험파크로 인해 곶자왈 훼손과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조천읍이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을 받은 상황에서 동백동산과 200m인 곶자왈의 개발은 국제협약의 의미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해당 사업의 종전 명칭은 '제주 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이었다. 1521억원을 투입해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를 포함한 50여종 600여마리의 사파리 체험과 복합상가를 개발하려 했다. 

이에 제주와 조화롭지 않다는 여론의 지적과 생태계 교란과 곶자왈 환경훼손 등의 비판을 받자 사업자는 제주의 자연과 생태를 활용하는 '제주 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으로 사업계획을 대폭 변경했다. 기존 원형보존지역을 50%에서 65%로 확대했고, 조성녹지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면적이 71%가 녹지로 활용되도록 변경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제주도를 넘어 세계적 보전 가치가 높은 동백동산이 훼손될 위험에 빠졌다. 이름을 변경했다고 개발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이 사업이 진행될 경우 사업부지인 곶자왈의 파괴는 당연지사이며 인근의 동백동산과 마을들도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도시계획위원회의 조건부인 인근마을 상생협약(선흘1리는 반대)과 람사르습지도시지역관리위원회와의 협의 또한 이루어진 바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 ”

주민들은 "조천읍은 세계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지만 이 사업이 강행될 경우 사업부지와 바로 인접한 동백동산의 생태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더욱이 람사르습지도시뿐만 아니라 동백동산에 대한 람사르습지 인증도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사업부지는 동백동산과 경계를 같이하고 있는, 선흘곶자왈의 생태축이 이어지는 곳으로서 사업이 강행될 경우 이곳에 서식하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순채, 팔색조, 큰오색딱다구리, 팔색조, 긴꼬리딱새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다. 백서향 등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서 다양한 파충류의 산란장소와 서식처도 위협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선흘곶자왈은 10여 년 전 묘산봉관광지구 사업으로 이미 절반이 잘려나갔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동백동산은 생태적으로 고립된 섬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며 "생명은 연결돼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동백동산과 더불어 선흘곶자왈과 동복지역 자연이 모두 이대로 보전돼야 건강한 자연이 유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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