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코로나19 재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리시선] 코로나19, 절망의 끝은 희망이어야 한다 / 윤용택 교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가 예전의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그동안 걷잡을 수 없듯이 늘어나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어 지금은 일일 확진자 수가 완치자 수를 밑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콜센터, 병원, 요양시설, 종교시설 등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되고 있고, 유럽과 중동이 새로운 진원지가 되면서 역유입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고,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이라고 선언하였다. 새로운 전염병 하나가 지역사회나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휘청거리게 하고,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종교계 뒤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지역 감염환자는 4명에 불과하지만, 여타지역의 환자가 급증하면서 청정지역으로 자부해온 제주도도 고통의 강도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관광과 특작농업 중심의 외부 의존적 경제구조를 가진 제주도로서는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역과 국가와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단순한 의료적 사건이라기보다는 대재난이다. 재난이 있을 때는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데, 이번의 경우엔 준비된 매뉴얼이 없어서 마스크 구입과 확진자 격리 문제 등에서 우왕좌왕 시행착오가 많았다. 언젠가는 코로나19 환자가 모두 완치됨으로서 의료적 문제가 종식될 것이다. 하지만 의료적 측면에서 코로나19 종식되더라도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제주도민들 고통 역시 그에 못지않다. 관광객이 끊기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관광업계, 소상공인, 자영업자, 1차산업 종사자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고, 일일 노동자와 파트타임 노동자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반 도민들이 느끼는 육체적 경제적 심리적 고통도 심화되고 있다. 그러한 위협과 고통들은 지금도 심각하지만, 코로나19가 의학적으로 종식된 다음에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기저질환이 있거나 노약자인 경우에 치명적이듯이, 같은 재난을 겪더라도 취약 분야나 계층에게는 그 위협 정도나 고통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은 고통받는 국민과 도민들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고 과감하다 할 정도의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이미 중앙정부에서는 코로나19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 추경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파급효과가 제주지역의 각계각층까지 미칠지는 미지수이다. 따라서 제주도정에서도 중앙정부만 쳐다보지 말고 생계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도민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예산을 시급히 그리고 과감하게 편성해야 한다.

현 상황이 워낙 심각하다보니 추경예산을 편성하더라도 모두에게 흡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급한 시민과 도민들에게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 재난긴급생활비와 재난기본소득을 포함하여 다양한 지원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어렵사리 편성된 추경예산을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고,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 공정과 평등은 다르다. 정의의 철학자 존 롤스(J. Rawls)는 ‘공정한 분배란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가되 더 어려운 이들에게 더 많은 이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최소수혜자 최대이익의 원칙)’이라 하였다. 이번 추경예산의 경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과연 그들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당리당략을 떠나 절대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모두가 한 목소리로 이번 재난은 예전에 없던 최악의 상황이라 할 정도로 심각하고, 희생이 너무 크다. 그러나 그처럼 큰 희생을 치르고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잘못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를 전염병의 세기로 규정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더 치명적인 또 다른 전염병이 창궐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와 재앙이 올 수도 있고, 안전부주의로 치명적인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 재난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참에 정부와 제주도정은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더 큰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정교한 매뉴얼을 만들고, 제대로 된 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취약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각 분야의 취약계층에 대한 보다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짜나가야 한다. 절망의 끝은 희망이라야 한다. / 윤용택 제주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