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현실화되면서 제주 지역 학원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17일 오후 2시 브리핑을 열어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3월23일에서 4월6일로 2주 더 연기한다고 밝혔다.

올해 학사일정상 개학은 3월2일이었다. 세 차례에 걸쳐 무려 5주간 개학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학생들은 유례가 없는 4월 개학을 경험하게 됐다.

교육부는 밀집도 높은 학교 안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될 위험성이 높고 통제범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개학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덩달아 학원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달 넘게 학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일부 학원에서는 더 이상 개원을 늦출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에 등록된 도내 학원은 교습소를 포함해 모두 1534곳이다. 어제(16일)를 기준으로 휴원 중인 학원은 168곳, 휴원율은 11%다. 

학원마다 자율적인 등원을 권고하고 있지만 학습 공백을 우려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청에 마냥 학원 문을 닫을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휴원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경영난을 우려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건물 임대료와 강사료, 학원차량 유지비까지 고려하면 더 이상의 개원 연장이 어렵다는 것이 학원가의 목소리다.

제주도가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한시적으로 학원과 교습소를 포함했지만 실질적인 방역 비용이나 강사 인건비 지원은 아니어서 무턱 대고 개원을 늦출 수만도 없는 처지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제주도지회는 학원가의 목소리를 반영해 조만한 임원들을 상대로 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후속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학원연합회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제주는 상대적으로 코로나 위험도가 낮아 상당수 학원들이 정상적인 개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자체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다만 각 학원의 개원 여부를 학원연합회 차원에서 강제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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