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박희수, 통합당 장성철 의혹 제기에 입장문 발표..."4.3 덧나게 해 사과"

3일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여는 송재호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3일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여는 송재호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4.15 총선에서 자신의 부친이 대동청년단 표선면 총책을 지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 송재호 예비후보가 "4.3만큼은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또한 송재호 예비후보는 "저의 출마를 계기로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송재호 예비후보는 제주시갑 선거구 야권 후보들이 의혹 제기한 4.3당시 자신의 부친 행적에 대해 입장문을 17일 발표했다. 

송재호 예비후보는 "이유를 불문하고 제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저의 출마로 4.3의 가해와 피해 논쟁을 촉발하게 된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그럼에도 이 논쟁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송 예비후보는 "아버지의 삶을 잘 알지 못하고, 표선지역에서 일제 때부터 부를 일궈 지역유지였다는 정도의 인식만 지니고 살았다"며 "어느 집이나 그러했듯이 4.3에 대한 얘기는 오랫동안 금기였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나눈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송 예비후보는 "이번 기회에 아버지의 행적을 알아보기 위해 수소문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파악해봤지만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며 "몇몇 증언들에서도 아버지의 행적이 크게 드러나는 일이 없었다"고 소개했다.

송 예비후보는 "대동청년단을 서북청년단과 동일시해 극악무도한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청단원이면서 희생된 희생자도 많이 있었다"며 "생사의 기로에서 선택지가 따로 없었던 주민들은 살기 위해 빨갱이로 몰리지 않기 위해 대청단원이 되기도 했고, 민보단도 하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송 예비후보는 "4.3 당시 모든 주도권은 군경토벌대가 갖고 있었고,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었다"며 "대청단장이나 단원들 중에는 후세에까지 악명을 날린 몇몇 분도 있지만 대청은 서청과는 분명히 다른 조직이었고, 구성원들 역시 대부분이 지역주민이었다. 그 분들도 제주도민이고, 4.3의 피해자이기도 하다"고 호소했다.

송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선거가 도민을 위한 정책 경쟁이 아니라 4.3의 가해·피해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결코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정치가 중요하다고 해도 4.3이라는 제주현대사의 가장 큰 상흔을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송 예비후보는 "저의 얘기를 정치적 회피 발언으로 받아드릴 수도 있지만 저는 단연코 '선거'가 룰을 가진 정치적 경쟁이라면 정치적 비전과 정책,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정치역량을 평가받는 룰로 가야한다"며 "4.3만큼은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자"고 타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송 예비후보는 "저의 출마를 계기로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한 점에 대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그리고 제주도민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은 사죄의 말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무소속 박희수 예비후보와 미래통합당 장성철 예비후보는 송 예비후보를 향해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다음은 송재호 예비후보 입장문 전문

제주4·3의 아픈 상처 덧나게 한 점 사죄드립니다!
4·3 논쟁 대신 정책과 역량 평가하는 선거로 갑시다!

지난 방송 인터뷰에서 이유 불문하고 제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저의 출마가 4·3의 가해와 피해 논쟁을 촉발하게 된 데 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쟁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낍니다. 

저는 아버지의 삶을 잘 알지 못합니다. 표선지역에서 일제 때부터 부를 일구어 지역유지였다는 정도의 인식만 지니고 살았습니다.
특히 어느 집안이나 그러했듯이 4·3에 관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금기였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었습니다. 
또한 제가 워낙 늦둥이인지라 아버지의 삶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에도 저는 학생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버지의 행적을 더 알아보고자 수소문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파악한 결과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몇몇 증언들에서도 아버지의 행적이 크게 드러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물론 제 아버지가 평화공원에 걸린 의인이었다면 이런 논쟁 자체는 없었겠지요. 

4·3 당시 대부분의 주민들은 폭압적인 상황 속에서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동청년단을 서북청년단과 동일시하여 극악무도한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대청단원이면서 희생된 희생자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생사의 기로에서 선택지가 따로 없었던 주민들은 살기 위해, 빨갱이로 몰리지 않기 위해 대청단원이 되기도 했고, 민보단도 하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 모든 주도권은 군경토벌대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대청단장이나 단원들 중에는 후세에까지 악명을 날린 몇몇 분도 계신 걸로 압니다. 
하지만, 대청단은 서청과는 분명히 다른 조직이었고, 그 구성원들 역시 대부분이 지역주민들이었습니다. 그 분들도 제주도민이고 4·3의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도민을 위한 정책경쟁이 아니라 4·3의 가해·피해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결코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3이라는 제주현대사의 가장 큰 상흔을 아무리 정치가 중요하다고 해도 정쟁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데 대해서 참담한 심정을 누를 수 없습니다. 

제주4·3은 이제 겨우 아픈 상처를 보듬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하나하나 정말 어렵게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이미 지난 과거사일지 모르지만 4·3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생존체험자나 유족분들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아픔이기도 합니다. 

제발, 이 문제로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는 일은 그만두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저의 얘기를 정치적 회피의 발언으로만 받아드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단연코 말씀드립니다. 적어도 ‘선거’가 룰을 가진 정치적 경쟁이라면 정치적 비전과 정책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정치역량을 평가받는 룰로 가자는 것입니다. 
4·3만큼은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자는 말씀을 정중하고 간곡하게 드립니다. 

끝으로 저의 출마를 계기로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한 점에 대해서 4·3 생존체험자와 유족분들에게 그리고 도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17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제주시갑선거구 예비후보 송재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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