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지금 제주는] (28) 지역현안 열쇠 총선...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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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사회적 이슈들이 물 밑으로 가라앉았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일터에서도 새롭게 사업들이 시작되는 시기지만 일상의 흐름이 정지된 듯하다. 이미 3월 중순에 접어들었는데도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로는 봄이 왔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도 마찬가지다. 주요 정당들의 후보자가 정해지면서 출마 예상자들이 대부분 확정된 상황이다. 하지만 기성 정당의 후보자를 제외하곤 우리 지역구에 누가 나오는지 어떤 정책을 들고 나오는지 관심 갖기가 쉽지 않다.

지역현안 해결할 수 있는 후보 선택해야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여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제주는 크고 작은 다양한 현안들이 상존한다. 4.3해결을 위한 정책들은 선거 때마다 쟁점이 되고, 각종 지역개발의 문제 역시 후보자들마다 의견을 달리하며 토론거리가 된다. 제주의 미래 비전과 관련해서도 소속 정당과 후보자의 정치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선거는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배분방식이 바뀌면서 여러 군소정당 후보들도 대거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선거권자의 연령도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되어 청소년 유권자들이 크게 늘었다. 정치참여의 기회가 확대되고,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위성정당 논란으로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크게 퇴색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유권자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최종 결정하느냐에 따라 우리 지역의 현안은 물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금 제주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제주 제2공항이라는 국책사업을 놓고 수용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인가 하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제주특별법 제정 이래 개발주의가 발호하면서 난개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내년이면 제주특별법 제정 30년이 되는데 이제라도 제주의 미래비전을 담은 새로운 제주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의 요구가 크다.

따라서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당의 정책들을 꼼꼼히 살펴 현재 제주의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위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한다. 제주의 가치를 살리고, 제주를 제주답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제시하는 정당을 선택해야겠다. 표심만 자극하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총선 공약이라기엔 부끄러운 수준의 낮은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와 정당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을 보여줘야 한다. 제주섬의 환경적 수용력을 초과하는 각종 난개발 정책들을 지역발전 정책으로 포장해서 표를 모으려는 후보에 대해서도 거부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후보자와 정당은 책임정치 강화해야

후보자와 정당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만큼 자신들이 내놓는 공약과 정책들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나온 선거들을 보면 화려한 말의 성찬으로 끝나는 경우를 우리 유권자들은 많이 봐 왔다. 당선만을 목표로 무책임한 공약 남발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책임정치를 보여야 할 것이다. 특히 지난번 총선에서 당선되고 이번에 다시 출마한 현직 국회의원들의 경우는 지난 선거에서 도민들과 약속한 정책을 얼마나 이행했는지에 대해서 투명하게 밝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후보자들은 공약을 제시함에 있어 총선 후보다운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한국 정치를 이끌어갈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서는 우리사회의 현안에 대한 정책 제시는 부재하고, 지역의 쟁점이 되는 갈등사안에 대해서는 표를 의식해 입장표명을 유보하면서 동네 민원해결 공약만 남발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책임정치가 아니다. 한국 정치의 문제를 바로 보고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정책으로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최대 현안으로 자리 잡은 제주제2공항 문제에 대해 후보자들이 생각하는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 이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 보도되었듯이 대다수 도민들은 국토부의 제2공항 강행 추진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리고 제2공항 갈등해결을 위해 도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공론화 절차에 대해서는 많은 도민들이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도민여론을 수렴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며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지역현안과 관련한 입장과 대안이 뚜렷한 사유도 없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경우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선택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2공항 현안과 관련해서만 보더라도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2공항 사업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기존 제주공항 확장 또는 호남 제주 해저터널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던 후보가 이제 와서는 제2공항만이 유일한 대안처럼 주장한다. 후보자 본인의 생각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없다. 후보자 입장이나 정책이 바뀔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를 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입장 변화로 인해 신뢰관계가 와해된 이해당사자에게 사과와 양해를 구하는 것도 정치인의 도리이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선택

모두가 힘든 시기에 우리 국민들은 투표라는 또 하나의 선택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전과 공동체의 강화를 위해서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는 숙제이다. 제주의 미래와 제주섬의 가치 증진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우리 유권자들의 선택은 당선자 임기 4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당선자들의 정책 결정과 판단 등의 정치행위로 제주의 미래 더 나아가 우리사회의 미래까지도 결정하는 선택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지역을 대표하여 주민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 우리 유권자의 힘으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할 때이다. /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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