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감소로 마늘 가격 대폭락이 예상되자 제주지역 마을 농가들이 정부 차원의 조속한 수매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안덕면농민회와 대정읍농민회 등 농민단체는 18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늘 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주문했다.

김남근 안덕농민회장은 “농민들은 그동안 피눈물을 삼키며 키워온 마늘을 갈아엎었다”며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현실에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자괴감까지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농산물 가격 하락을 농민들의 과잉생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입으로만 생명 산업을 외치면서 정작 미래에 대한 대책 없이 농업포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를 향해서도 “고작 농협수매로 결정된 물량에서 채소가격안정자금 10억원을 부담하는 것이 대책이냐”며 “비계약 된 물량에 대한 수급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에는 “2020년산 마늘에 대해 조속히 정부수매대책을 마련하고 2019년산 수매물량은 전량 폐기하라”며 “즉각 수입 농산물과 수입김치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농협에 따르면 도내 마늘 재배 면적은 2014년 2743ha에서 2019년 2024ha로 5년 사이 700ha가까이 줄었다. 생산량도 2014년 5만2201톤에서 지난해에는 3만5766톤으로 감소했다.

반면 전국의 마늘 재배면적은 2015년 2만638ha에서 2019년에는 2만7689ha로 7000ha 넘게 늘었다. 생산량도 2015년 26만6272톤에서 지난해 38만7671톤으로 12만톤이나 증가했다.

올해 제주산 마늘 수매가격은 1kg당 2500원, 3.3㎥당 1만20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수매가격은 1kg당 3000원, 3.3㎥당 1만9000원 수준이었다.

제주 농가는 해마다 생산량과 재배 면적을 줄이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지만 육지부 생산량 증가에 재고량까지 쌓이고 중국산 김치까지 대거 수입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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