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정에너지와 공존하는 마을의 미래 / 김계숙 대정읍 동일리 어촌계장

대정해상풍력발전 조감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대정해상풍력발전 조감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최근 우리마을 사업인 대정해상풍력이 지구지정을 앞두고 있는데 찬반목소리도 많고 의견도 다양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지역주민이 아닌 외부사람들이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면서 반대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민들 심정은 참담하다. 동일리 앞 바다에서 45여년째 물질하며 한 평생을 살아온 해녀이자 현재 동일리 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의견을 말해보자 한다.

일부 사람들은 해상풍력이 들어오면 환경오염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동일리 주민들은 우리 마을과 가까운 한경면에 먼저 건설된 탐라해상풍력단지를 방문하였다. 이곳은 2017년부터 운영 중이며 육지와 풍력발전기 사이의 거리는 가까운 곳이 약 500m정도 된다고 한다. 우리 대정해상풍력발전은 약1,700m 떨어져 있는데, 탐라해상풍력단지는 우리보다 훨씬 가까운데도 해안가에서는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두모리 이장님과 주민들에게 우리마을이 걱정을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항을 질문해보았다. 풍력발전기로 인한 소음과 전자파 민원발생 사례가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발전기 설치 이후 어장이 활성화되었음을 조업량을 통해 확인해 주었고, 발전소와의 상생으로 사업마을이 더 윤택해졌다고 했다. 

더욱이 마을총회에서 “마을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건”에 대해 주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다고 한다. 현재 두모리 주민 대부분은 사업추진 결과에 만족해하는데, 왜 우리마을은 사업도 시작해보기 전에 반대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지 마을사람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뿐이다. 

환경보호단체는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서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작년에는 해양생물보호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하면서 지역 어민들이나 해녀들은 전혀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해녀들은 자율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고령의 몸을 이끌고 생업도 뒤로한 체 반대시위를 나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희귀동물인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해야지만 지난날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원래 돌고래는 먼 바다에서 살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돌고래들이 육상양식장이 위치한 연안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사냥을 하지 않고도 양식장에서 배출하는 죽은 넙치 등의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먼 바다로 나가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고래들이 몰려들자 마을 어민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요즘 돌고래들이 한번 왔다 가면 방어 미끼인 고도리를 싹 잡아먹기 때문에 미끼를 잡으러 2~3시간 거리를 나가야 한다. 그래서 선주들은 예전과는 달리, 경제적 손실을 많이 보고 있다고 증언한다. 

설상가상으로 돌고래가 나타나면서 물질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채취한 문어를 뺏어가기 위해 작업 중인 해녀들을 위협하기도 하고, 실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돌고래 보호는 바다를 생업으로 삼는 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환경단체와 같은 외부의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어민들이 고스란히 받게 된다. 

또한 환경단체라고 자처하는 핫핑크돌핀스에게 물어보고 싶다. 먼저 해상풍력을 유치한 한경면 금등리 이장님과 해녀들은 돌고래떼가 해상풍력발전단지 앞바다에서 논다고 하는데 왜 그곳 주민들의 증언을 무시하고 돌고래 멸종만 얘기하는가? 

그들은 물질 한번 해보지도 않고 수십년을 이 바다와 살아온 어민들의 의견을 매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핫핑크돌핀스는 바다 환경오염의 주체인 육상양식장들과 손잡고 해상풍력반대를 외치고 있다. 돌고래를 보호할 수만 있다면 죽어가는 바다는 뒷전이고, 돌고래만 보호할 수 있다면 친환경발전시설도 외면할 것인가? 

김계숙 대정읍 동일리 어촌계장.
김계숙 대정읍 동일리 어촌계장.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다. 내 앞바당에서의 개발사업은 심정적으로 꺼릴 수 있다. 하지만, 해상풍력발전시설은 위험시설이 아닌 청정에너지시설이고, 한경면 탐라해상풍력의 보듯이 우리 생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와 사업주는 주민들의 걱정과 민원을 반영하여 애초 계획했던 사업구역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축소하면서 동일1리 앞바다로 사업위치를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정해상풍력이 공익사업인 만큼 개발 및 운영에서도 분명히 지역민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을 통해 청정에너지와 청정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우리 마을의 미래를 기대한다. / 김계숙 대정읍 동일리 어촌계장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