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GPS-CCTV 조사결과 이동동선 일치...귀국 당시 2명 모두 '무증상' 반응

 코로나19 제주도 5번과 6번 확진자는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스페인에서 장기체류를 하려다가 갑자기 급속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급하게 한국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진술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5번과 6번 확진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 의향에 대해 "도민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감정적으로 책임 추궁을 하기에는 섣부르다"고 답변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합동 브리핑을 했다.

코로나19 합동브리핑하는 이중환 도민안전실장과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
코로나19 합동브리핑하는 이중환 도민안전실장과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

스페인 방문 이력이 있는 5번(23.여.경기도)과 6번(35.미국인) 확진자는 18일 두바이를 경유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당시에는 무증상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무증상자로 분류돼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가진단앱을 설치해 능동감시는 유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5번과 6번 확진자의 경우 19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특별입국절차 하루 전에 입국함으로써 코로나 19 진단검사는 받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에 입국한 이튿날인 19일 김포발 제주행 티웨이 항공편으로 오후 12시55분께 제주도에 입도했다.

5번 확진자는 제주도에 도착한 날인 19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고, 6번 확진자는 21일부터 발열증상이 발현했다.

20일과 21일 이들은 6번 확진자가 살고 있는 제주시 연동 소재 주택에 머물렀고, 22일 새벽 인근 빨래방과 도두해안도로를 도보로 산책했다. 

5번 확진자가 21일부터 발열증상이 나타나자 다음날인 22일 한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해외여행 이력을 밝히지 않아 병원 측이 비용 청구를 하자 검사를 받지 않았다. 

23일 오전 11시 한라병원 선별진료소를 다시 방문해 이번엔 해외여행 이력을 밝히고 검사를 받았다.

5번 확진자와 동행한 6번 확진자는 당시 무증상으로 5번과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5번과 6번 확진자는 제주에 도착한 후 대부분 동행했고, 6번 확진자가 별도로 들른 장소는 제스코마트 신제주점, GS25 제주도청점, CU신제주점 등 3곳이다.

이들은 제주에 들어온 후 확인된 모든 동선에서 마스크를 착용했고, CCTV와 경찰 GPS 조사결과에서도 진술한 동선과 일치했다.

미국 국적으로 어학원 강사인 6번 확진자는 2월7일 이후 학원 강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역과 역학조사에서 학원은 제외돼 공개대상에서 빠졌다.

이들은 당초 스페인 여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학조사에서는 "스페인 어학연수를 위해 장기체류할 예정이었지만 현지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한국행 비행기를 어렵게 구해서 귀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5번과 6번 확진자가 새벽에 빨래방을 가거나 도두해안도로를 이용한 것에 대해 배종면 제주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스페인에서 귀국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시차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새벽에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번 확진자 이후 20일 만에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발생하고, 스페인에서 귀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도민 사회에서 '구상권 청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확진자에게 분노를 표하고 다녀온 지역에 대해 걱정하는 점은 공감한다"면서도 "인과관계나 본인들이 얼마나 증상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단정짓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감정적으로 분노하거나 실망하는 차원과 어떤 판단을 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영역이 다르다"며 "방역체계상 허점과 책임소지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하고, 대처하겠지만 감정적으로 책임을 추궁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고 말해 현재로선 구상권 청구 계획이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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