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반발 민주당원 2100명 탈당…‘원팀’ 통합당 “20년 민주당 독주 막겠다” 사기 충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등록이 26일 시작된 가운데, 20일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을 앞둬 여․야가 전열을 재정비하며 최후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통상 후보단일화를 통해 보수후보에 맞서온 진보 진영은 전략공천 등으로 분화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경선을 거친 미래통합당은 ‘원팀’을 구성하며 세력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종전선거들과 비교하면 여․야의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난 8일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등록 첫날인 26일 오전 제주도당 당사에서 ‘제주미래준비’ 선거대책위원회 1차 공개회의를 갖고, 제주지역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6대 핵심 공약은 △제주4.3의 진상규명과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피해자 명예회복 추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통한 제주자치분권 모델 완성, 주민 중심의 분권모델 완성 △제주형 로컬푸드 식재료 유통센터 건립 △감귤 및 월동채소류 전자입찰제도를 통해 가격안정제도 추진, 안정적 판로 확보 △제주를 5G 응용 창업선도도시로 육성 △제주 신항만 물류인프라 구축 등 물류비 절감 방안 마련이다.

앞서 민주당은 강창일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재호-오영훈-위성곤-김태석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공동선대위원장만 25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했다.

제주시갑 선거구 전략공천으로 공천배제된 문윤택 제주국제대 교수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반면 제주시을 경선에서 패배한 부승찬 전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은 “백의종군하겠다”며 선대위 합류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외형상으로는 집권여당답게 막강한 화력을 갖췄다. 현역 국회의원 3명을 중심으로 제주도의회 의원 27명이 각자 지역구를 책임지는 저인망식 선거조직을 구축했다.

여기에 등 9개의 특위와 16개의 본부를 둬 촘촘한 날줄-씨줄 조직을 갖춰 20년 연속 3개 선거구를 승리로 이끈다는 각오다.

문제는 제주시갑 선거구다.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전략공천한 데 반발하며 탈당한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이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26일에는 박 전 의장을 지지하는 당원 2100명이 탈당을 결의했다. ‘원팀’은커녕 당이 분화하고 있는 것이다.

박희수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S씨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선거에서 서로 공정하게 경선을 할 기회를 ‘전략공천’이란 명목으로 빼앗아버리는데 그치지 않고 ‘선거를 통한 혁명’ 자체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전략공천을 받은 송재호 후보를 겨냥해 “TV토론회에서 ‘평화와 인권이 밥먹여 주나’라는 경악스러운 발언을 했다. 단순 말 실수로 받아들이고 넘어가기에는 우리의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며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러한 후보가 대한민국 집권당 후보, 그것도 전략공천된 후보라는게 참으로 부끄럽고, 개탄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당원으로 남아 내부 개혁도 하고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완수할 수도 있지만 이미 당원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무엇보다 낙하산 공천과 민주당 가치·정통성에 맞지 않는 후보자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집단탈당 결행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공략공천 철회로 시민과 당원의 짓밟힌 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뒤 “씻지 못할 망언을 한 후보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실상 송재호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주시갑 전략공천’이 분란의 씨앗이 되며 내홍을 겪고 있는 반면 미래통합당은 점점 세력을 불려나가고 있다. 종전 치러진 선거 때와는 여·야의 상황이 반대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강창일 의원이 17대 국회의원선거 때부터 4선을 하는 동안 민주당은 단일대오를 구축한 반면 보수진영은 매번 후보단일화에 실패(17대 현경대-김창업, 18대 김동완-현경대, 19대 현경대-장동훈-고동수, 20대 양치석-장성철)하며 민주당 아성을 넘지 못했었다.

미래통합당은 26일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을 심판하고, 제주에서의 민주당 20년 독주를 반드시 막겠다”며 ‘경제살리기․도민통합 제주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컷오프 된 고경실 전 제주시장을 비롯해 경선에 참여했던 구자헌 변호사,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 김효 전 도당 여성위원장, 허용진 변호사 등이 전부 선대위에 합류했다. 최근 장성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김용철 공인회계사도 도민통합 민생경제대책위 공동위원장 직함을 받았다.

민주당에 비해 현역 도의원 수는 크게 밀리지만 최근 입당한 강연호, 강충룡, 이경용 의원이 김황국, 오영희 의원과 함께 선거대책본부를 맡아 지역밀착형 선거를 진두지휘한다. 여기에 전직 도의원과 지난 지방선거 출마자들로 선거구별 대책본부를 별도로 꾸려 읍면동 단위 표심을 촘촘히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4월15일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한 여․야. 더불어민주당이 ‘5연속 3개 선거구 승리’를 이어갈지, 절치부심한 미래통합당이 모처럼 ‘원팀’을 구성하며 16년 무관 설움을 털고, 민주당 독주체제에 균열을 낼지 지방정가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편 [제주의소리] 등 언론4사가 지난 3월16~1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4.15총선 제3차 여론조사에서 제주시갑 지역의 경우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34.3%-미래통합당 장성철 27.6%로 오차범위(±3.5%p)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무소속 박희수 후보는 12.6%,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15.2%였다.

더불어민주당 43.3%, 미래통합당 24.8%, 정의당 8.7% 순으로 나타난 정당지지도를 감안하면 현재까지 보수-진보진영의 표결집은 거의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최종 승패는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15.3%의 부동층 표심을 누가 더 많이 끌어들이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일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이 점점 흥미를 더해가는 이유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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