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출신 미국 유학생 제주서 4박5일 곳곳 누벼...7번 확진자 입도 후 철저한 자가격리

극과 극이다. 한쪽은 최악이고 또다른 한쪽은 전형적 모범 사례다. 

서울 강남 출신으로 미국서 귀국후 자가격리 해야할 기간에 4박5일 제주 곳곳을 누비고 다니면서 마스크 착용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 발현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지 않고 제주를 떠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그리고 제주 출신으로 유럽에서 귀국 후 정부 방침에 따라 조용히 자가격리를 하다 제주 7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유럽 유학생 B씨. 두 사례가 극과 극 사례로 비교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4박5일 동안 제주를 여행하고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19.여)에 대해 26일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유학생인 A씨는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어머니와 다른 가족 등 4명과 함께 20일 오전 9시50분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ZE207편을 이용해 제주를 방문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는 제주 여행 첫날 저녁부터 오한과 인후통 등의 증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A씨는 4박5일에 걸쳐 제주에서 관광을 이어갔다.

A씨는 당일 제주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퍼시픽렌터카로 이동해 렌터카를 대여했다. 이후 CU제주북성로점을 들러 곧바로 제주시 애월읍 하이엔드 제주를 방문했다.

이어 제주시 봉개동으로 이동해 번영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숙소인 한화리조트로 향했다. 1박후 제주시 삼성혈 인근의 자매국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관광 3일차인 22일에는 한화리조트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성산 드르쿰다를 거쳐 해비치호텔앤리조트로 숙소를 옮겼다. 이 곳에서는 마스크를 일부 착용하지 않고 수영 등을 즐겼다.

23일에는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표선면에 위치한 해비치의원을 찾아 처방전을 받았다. 이어 소야약국에서 약을 구입했다. 이후 성산포로 이동해 우도 여행을 이어갔다.

A씨가 다녀간 병원과 약국 직원들은 14일간 자가격리돼 한동안 휴업을 해야 한다. 병원의 경영적 피해도 피해지만 읍면지역 주민들의 의료체계에 공백이 생긴 셈이다.

우도 관광을 마친 후 성산포로 돌아와 성산포수협수산물직판장을 거쳐 숙소로 복귀했다. 이곳에서 편의점과 탁구장, 포켓볼장 등 호텔 내 편의시설을 이용했다. 

제주관광에 나선 모든 일정이 미국서 귀국후 5일이 지난 시점으로, 이는 정부가 해외입국자에 대한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한 조치가 시작된 이후여서 증상발현이 있었음에도 제주관광에 나선 것이나 여러 곳을 돌아다녀 심각한 도적적 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난 23일 유럽을 출발해 두바이를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제주출신 B씨는 같은 날 밤 항공편으로 제주에 도착해 자택에 머물렀다.

B씨는 입국 당시 증상이 없었지만 정부 조치에 따라 능동감시 대상으로 통보받아 자택에서 격리 중, 이튿날인 25일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날 밤 11시30분께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B씨는 현재까지 무증상이며, 기저질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럽에서 제주로 오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B씨가 이용한 택시기사 3명을 격리조치했고, 자택과 택시 등에 대한 방역.소독을 마쳤다. 

원희룡 지사는 " 7번 확진자의경우 그분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했다"며 "고향에 들어오는 것이나 필수 용무를 위해 육지나들이까지 비난하고 탓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최소한 7번 확진자와 같은 수준의 준칙을 지켜달라"며 "청정제주를 지키기 위해 7번 처럼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모범사례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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