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이제 완연한 봄이다. 유채와 벚꽃이 만개했고 고사리도 쑥쑥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봄 풍경은 예년보다 한산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눈부시고 화사한지도 모르겠다.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으로 제주 공항은 문을 연지 50여년 만에 해외 하늘길이 모두 끊겼다. 국내 항공 운항 횟수도 줄어 평소의 반의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 여행사를 하는 입장에서 두 세 달 잘 버티면 괜찮아 지겠지 하던 초기 전망에서 가을 또는 내년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막막하기만 하다. 

이 와중에 자가 격리를 규칙을 어기면서 제주여행을 다녀간 강남 모녀가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들은 지인들과 함께 4박 5일 동안 여행을 마치고 돌아간 직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에 들어온 다음날부터 의심 증세가 있었다는데..... 20여 곳 넘는 명소는 문을 닫거나 방역에 진땀을 흘렸고 90여명이 넘는 접촉자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동선을 보니 참 야무지게 여행했구나 싶을 만큼 제주 전역을 돌아다닌 셈이다. 도에서는 모녀에게 손해배상과 함께 형사책임도 묻겠다고 한다. 개념 없는 여행객들 때문에 도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여행자들도 여행지와 그곳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런 사례들이 여행객들을 반기지 않는 정서로 연결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제주는 지금 관광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에 어디에서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조금만 더 참아주시라.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곧 다시 제주를 여행할 날이 올 것이다.  / 그림 제공 = 여주시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 ⓒ제주의소리
제주는 지금 관광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에 어디에서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조금만 더 참아주시라.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곧 다시 제주를 여행할 날이 올 것이다.  / 그림 제공 = 여주시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 ⓒ제주의소리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도 좋다. 제주의 마을 곳곳에도 매력적인 이야기와 풍광이 곳곳에 많다.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해외 여행길이 막혔으나 이 상황이 안정되면 해외 가는 셈치고 제주로 많이 올 것이다. 아니, 벌써 슬금슬금 많이들 들어와 있다고 한다. 제주 해안가의 여행지나 카페에는 젊은 층과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로 꽤나 붐비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유급 또는 무급휴가가 늘어나면서 제주 한달살이 방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한다. 항공권과 호텔을 직접 예약하고 렌트카를 이용하는 개별여행객들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관광객들은 돈을 별로 쓰지 않울 뿐더러 잘못하면 코로나19의 지역감염으로 도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조금만 더 참아주시라. 지금은 전국 어디서건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할 때이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정국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듯 여행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평범한 일상을 떠나 다른 픙경과 문화를 경험하고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여행의 소중함은 더욱 절실해졌다. 오랜만에 연락을 해 온 후배는 여행이 하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제주로 날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그 마음을 담은 그림 한 장을 그려 컴퓨터 앞에 붙여 틈틈이 보고 있다고 한다. 이젠 마음만 먹으면 훌쩍 날아갈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제주 또한 그런 곳이 되었다.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제주를 여행하다보면 동네마다 아담한 책방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동네책방은 마을주민들에겐 사랑방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제주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익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사진 제공 = 제주착한여행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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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 그 동안 생각만으로 그쳤던 여러 가지 난제들을 이 기회에 하나씩 풀어보고 있다. 좀 더 신뢰할만한 관광정보들을 모아서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면 어떨까.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며 캘리그래피로 체험해보는 제주어 드로잉과 장보고 맛보고(요리 전문가와 함께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고 음식을 해서 먹어보는 체험)프로그램, 부석희 삼촌이 안내하는 평대 마을여행이 인기가 있는 이유도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사실. 하루 또는 반나절 동안 알차게 제주를 둘러볼 수 있는 여행 상품들을 많이 마련해야 하겠다.

허순영 제주착한여행 대표.

유명관광지 말고도 ‘인생샷’을 찍을 명소들이 제주에는 많다. 제주다운 풍경으로 남아있는 마을여행을 하며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 특산품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다. 진정한 로컬을 경험하는 것이므로. 마을길을 걷다 보물처럼 숨어 있는 동네책방을 들러보도록 제주책방지도도 업데이트 하고 있다. 마을과 동네책방을 연결해 보니 제주 여행이 훨씬 여유롭고 풍성해졌다. 며느리에게도 잘 알려주지 않는다는 고사리 꺾기 명소를 마을 삼촌의 안내로 솔째기(살짝) 경험할 수 있다면, 보말잡기와 고망낚시, 감귤 따기처럼 달마다 다른 수확체험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할 것이다. 젊은 층들을 위한 액티비티처럼 색다른 체험 프로그램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이겨내며 다시 여행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당신을 위하여. / 허순영 제주착한여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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