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언론4사 공동주최 제주시 갑 후보 토론회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제주지역 최고 격전지로 꼽히는 제주시 갑 선거구 후보 4인은 제주4.3특별법, 관광산업 위기, 코로나19 해법, 국제자유도시 비전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가 참석한 총선후보 토론회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다자경쟁 구도가 형성된 선거구 특성 상 토론 중 후보 간 목청이 높아지는 등 날카로운 지적과 신랄한 비판이 오갔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와 제주新보,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4사가 공동 기획한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2일 오전 10시30분 제주MBC 공개홀에서 진행됐다.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토론회는 각 후보에게 번갈아가며 주도권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세차례에 걸쳐 주도권을 받은 4명의 후보는 의제와 공약 등을 자유롭게 설정하고, 상대 후보와 공방을 주고받았다. 공통된 의제에 의한 질문은 두가지로 축약했다.

후보별 출마의 변으로 시작한 토론회에서 장성철 후보는 "절박감 때문에 출마했다. 제주가 너무 정체돼 있고, 고여있다. 변화해야 하는데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제주시) 16년, 서귀포시는 20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동안 민주당이 권력 독점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뗐다. 이어 "새로운 성장이 필요하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데 그 시작은 권력 독점을 깨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이번 총선 민주당 권력독점 체제를 부숴서 새로운 성장 혁신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번 총선만큼은 혁신과 통합을 지향하는 미래통합당, 꿋꿋하게 지역을 견디며 활동한 장성철에게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송재호 후보는 "코로나 위기로 도민과 의료진, 공무원 여러분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이 국난을 극복하고 새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배우려 하고 있다"며 "100조에 이르는 긴급경영자금을 준비하고 있고 자영업 소상공인 12조에 달하는 정책자금을 내놓고 있다. 가구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도 마련해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예산을 제주에 더욱 많이 가져와서 생계 위기를 타계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 구상에 힘을 보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고병수 후보는 "얼마전 육지에서 일하는 동료 의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현장 투입돼 코로나 환자 검진하고 진단하는데 너무 힘들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등의 호소를 했다"며 "제주도민도 너무 힘들다. 이럴때 과연 이렇게 제주가 힘들어진 것이 누구의 책임인지, 정치가 책임지고 답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후보는 "지난 16년간 정치는 책임지지 않았다. 4년 더 한다고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책임 지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희수 후보는 "우리가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지금까지 느낀 실망감, 정치에 대한 배신감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이번에 각 정당이 비례정당 만들면서 얼마나 국민들 속이 터졌나. 여야가 당리당략에 얽매여 싸움만 하고 국회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투표용지는 50cm에 가깝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당만 볼게 아니라 일 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도민을 위하고, 도민을 알고, 대변할줄 아는 후보가 나와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 여러분과 함께 도민의 힘으로 정치판을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br>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 국제자유도시 비전 개선-산업구조 활성화 방안 '4인4색'

국제자유도시 비전과 지역 산업구조 활성화 등의 현안에서 각 후보는 자신의 핵심 공약을 제시했다.

송재호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의 많은 시간을 국제자유도시 구상을 제시하는데 할애했다. 송 후보는 "국제자유도시는 사람, 상품,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제주의 자산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고, 제주의 발전방향에 맞는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러나,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에 대한 토론·논의가 부족했고, 매우 애매모호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송 후보는 고병수 후보가 제안한 '생태환경도시' 공약과 국제자유도시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물었고, 고 후보는 "생태환경·평화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국제자유도시를 주도하는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역시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석탄 중심의 회색산업이 아닌 환경을 지키는 산업으로 넘어가야만 주도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하고 산업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송 후보는 "제주가 환경이든, 생태든, 고유자산·세계유산으로 갖고 있는것도 많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밭담, 오름 등 경쟁력 있는 자산이 있고, 이걸 상품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공감을 표하며 "제주국제자유도시 내용물 넣기 위해 제주특위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 후보가 "지난 15년간은 왜 하지 못했나"라고 지적하자 송 후보는 "당시는 책임있는 자리에 있지 못했을 뿐"이라고 받아쳤다.

장성철 후보는 "코로나 이후에 위기극복을 위한 경제 영역은 결국 1차산업과 관광이다.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외국으로 나가는 관광객이 사라지고 결국 제주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다"며 "3~4개월 후 코로나 사태가 종료됐을 때 내국인 관광객이 몰려올 것을 대비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내국인 몰려올 때 제주관광산업 도약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는 입도 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이 있다. 숙박료나 항공료를 보조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지원해서 6개월이나 1년까지, 제주의 경제 기초체력이 회복할 때까지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구매 패턴이 백화점, 대형마트 쇼핑은 줄고, 온라인 쇼핑은 늘었다. 1차 신선식품과 편의식품 등 제조업에 집중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희수 후보는 개발론에 얽매인 국제자유도시 제도의 부작용을 꼬집었다. 박 후보는 "제주지역 외국인 소유의 땅은 전체 1.2%다. 적게 볼 수도 있지만, 도서지방과 한라산국립공원 등 개발 불가능한 면적을 제외하면 너무나 큰 면적"이라며 "송재호-장성철 후보 등이 제안하고 관여했던 국제자유도시 개발 정책의 폐단이 우리 후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도민주도 성장이나 친남방정책 등은 개발논리다. 아직도 두 후보는 과거 실패한 정책, 관광객 많이 부르면 모든게 다 된다는, 개발 많이 하고 외국인 투자가 많으면 된다는 논리에 갇혀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br>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 제2공항 온도차 확연 "현 공항 확충", "난개발 중단", "물류체계 활용"

지역 최대 이슈인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서는 각 후보 간 온도차가 확연했다.

고병수 후보는 "제2공항 갈등은 우리가 넘어야 할 산으로, 모든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2공항을 꼽고 있다"며 "섭지코지, 송악산, 강정 해군기지, 제2공항까지 제주 곳곳에서 난개발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2공항 논의는 2015년부터 시작됐는데 송 후보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찬성이냐 반대냐"라고 물었다.

송 후보는 "소신의 문제를 묻는데, 개인적으로 관광개발 전공한 사람으로서 의견은 있지만 만 국회의원 후보로서 찬반 입장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을 아꼈고, 고 후보는 "학자로서 정치인으로서 입장이 다르다는 것은 소신이 없다는 것"이라며 "송 후보는 이전에는 제2공항이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송 후보는 "제주 관광객이 2006년 기준으로 500만명이어서 기존 공항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고, 2010년 시점에도 그랬다. 문제는 2015년 관광객이 1500만명을 상회하면서 기존 공항의 수용력이 문제가 발생했고, 공항 확장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고 후보는 "누락된 ADPi 보고서에는 현 공항 확장으로도 수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찬반논란으로 갈게 아니라 애초에 잘못 시작된 것"이라며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면 대통령을 설득해서 제2공항 막아내겠다고 해야지 이도저도 아니고 어영부영 하는 자세는 올바르지 않다"고 받아쳤다.

박희수 후보는 장성철 후보를 겨냥해 "제2공항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서부지역 상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겠나"라고 물었다. 제2공항의 입지가 제주 동쪽 끝인 서귀포시 성산읍이라는 점에서 서부지역의 경우 지역상권에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됨에 따른 질문이다. 이에 장 후보는 "서부지역 상권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며 "지역경제는 선순환으로 연결되게끔 됐다. 정치가 선전·선동하면 안된다"고 강경한 어조로 맞섰다.

박 후보는 "장 후보는 제2공항을 통해 물류 산업을 발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맞는 의견인가"라고 물었고, 장 후보는 물류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확보돼야만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물류가 갖춰지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물류 인프라는 소량이 아니라 대량으로 다뤄져야 한다. 대량 물류는 해상에 맡기는 것이 맞다. 전세계적으로 모든 물류는 해상을 이용하는게 정설이지 항공기 통한 물류는 한계가 있다"고 일축했다.

송재호 후보는 장성철 후보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출마 당시 제2공항이 아닌 '해저터널'을 의제로 설정했다는 점에 의문을 표했다. 송 후보는 "장 후보는 2016년에는 제2공항을 통해 물류 문제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2018년에는 해저터널이 물류의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엔 다시 제2공항으로 돌아왔는데 변화된 과정이 뭐냐"고 질문했고, 장 후보는 "지방선거 때는 해저터널의 도민적 논의가 너무 없어서 논의라도 시작하자는 의견이었을 뿐"이라고 논란 확산을 차단했다.

장 후보는 "지방선거에서는 선거에서도 졌고, 의제 설정에서 밀렸기 때문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 현재는 당장에 닥친 제2공항에 대한 정책결정이 이뤄진 후에 터널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게 맞다고 본다.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고, 일정 시기가 오면 논의할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br>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 코로나19 "전 국민에 재난기금 지원해야"..."선별적 복지 필요"

지역을 넘어 전국, 전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각 후보의 해법은 차이가 있었다.

고병수 후보는 "정의당과 저는 코로나 사태 확산될 때부터 정책공약을 내걸며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재난소득 100만원을 모든 국민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정부에서 하위 70%까지, 취약계층에게 제공한다든지, 선별적으로 지원 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하고 중간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정할지 문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 당하면 모두가 똑같이 어려운데 소득이 높은 이들은 일종의 차별을 받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희수 후보는 "국가가 재난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할 때는 기준이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며 "국가가 70%라고 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이 기준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사안이지, 실질적으로 개개인 특성이 있어 결코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괄 지급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아야 할 분들이 법에서 정한 테두리 내에서만 지원을 받다보니 합리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고,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사람이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세부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장성철 후보는 "코로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재난기본소득 도입 뿐만 아니라 경영안정지원자금 긴급히 풀고, 경제정책 진흥정책 하고, 다양한 정책을 써야 한다"며 "재난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에 한정해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게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지원금이 취약계층에 갔을 때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되지만 매출 50억, 100억 개인사업장에게도 100만원씩 줘야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 측면보다 경영안정자금 금리를 낮춰주는 등 특별한 지원책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재호 후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안정자금 100조 규모를 빨리 도입해야 하고, 이것만 갖고는 부족하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하위 70%만 준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다. 무상급식의 예에서 봤듯이 납세자면 전부 줘야한다고 본다. 유럽 독일의 경우 재난소득으로 650만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난지원금 재정을 확대하는 것이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민주당 중앙당 지도부가 자화자찬 식으로 코로나 위기대응을 잘한다고 주장하는데, 공감이 되지 않는다.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 헌신하는 의료진이나 의료체계의 숨은 실무자 등에게 공을 돌려도 모자랄 판에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제주4.3특별법 불발 '책임 공방', 목소리 높아진 후보들 

제주의 공통된 숙원인 4.3의 완전한 해결에 있어서는 각 후보가 서로의 책임을 물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여권 후보인 송재호 후보나 진보정당의 고병수 후보, 선거정국 직전까지 민주당에 몸담았던 박희수 후보에 비해 보수정당에 당적을 둔 장성철 후보가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고병수 후보는 "4.3과 관련해 망언을 한 전경희, 홍준표, 장제원 후보 등은 다 미래통합당 출신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4.3을 폭동이라고 얘기했고, 많은 양민들이 무고하게 죽어간 것이 폭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며 "4.3해결사를 자임하는 민주당도 못 바꾸는데 다들 4.3을 폭동이라고 몰고가는, 역사인식이 부족한 당 속에서 얼마나 바꿀 수 있겠나"라고 질문했다.

송재호 후보도 "역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4.3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고, 4.3과 관련된 제주방문도 없었다. 언론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3월 자유한국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두 4.3특별법 개정을 반대하거나 유보하는 의견을 냈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전반적인 미래통합당 분위기가 과거사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장외투쟁으로 유보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혼자 올라가서 바뀌는게 있겠나"라고 고 후보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장 후보는 "고 후보, 송 후보의 발언이 상당히 편향됐는데, 통합당의 절대다수는 제주4.3 완전한 해결에 동의하고 있다. 행안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이채익 간사도 '4.3완전한 해결 위해 국회 통과를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기재부는 배보상 안 설득하라. 기재부 설득도 안된 상황에서 왜 야당 탓 하냐'고 성명도 냈다"면서 "미래통합당 다수의 인식이 그렇다는 것은 진실 왜곡으로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정공법을 취했다.

고 후보는 "통합당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국민들과 도민들에게 물어봐라. 아무 이유없이 죽어간 양민들을 폭도처럼 불렀던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겠나. 자유한국당 절대다수가 그렇다면 홍준표, 장제원 의원의 '4.3폭동 발언' 당시 통합당 내에서 '우리가 잘못했다'고 말해야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장 후보는 "그 분들의 주장이 당론이 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고 후보는 "4.3을 폭동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완전한 해결을 가져오겠다고 할 수 있나. 이랬다 저랬다하지 마라. 권력 쫓아가서 자기 신념도 버리는 식으로 정치하면 안된다"고 적나라하게 힐난했고, 장 후보는 "4.3을 그렇게 왜곡하면 안된다. 정쟁으로 삼지 마라"고 목청을 돋웠다. 장 후보는 "4.3국가추념일 지정, 4.3평화공원 2단계 추진사업 보수정권에서 시작됐다. 어느 단체는 4.3 찬성하고, 어느 단체는 4.3 훼방놓는다고 편 가르는 것 자체가 4.3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br>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시 갑 선거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왼쪽부터). ⓒ제주의소리

◇ 대기업 면세점 신규입점 '절대반대' 한 목소리

제주시내권에 대기업 면세점이 추가로 들어서는 계획에 대해서는 네 후보 모두 적극적으로 반대 의지를 표했다.

장 후보는 "최근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에서 성장이 정체된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제주의 장기적 성장이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면세점 사업에 대한 인허가권은 도민의 고유재산이라는 관점에서 제주도 공기업이, 민간자본이 합작해서 거기서 생긴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카지노, 면세점, 케이블카 같은 독점적 인허가권 관한 영역의 사업은 대기업 자본에게 주는 것을 뒤로 미루고 직접적인 지방공기업이나 도민 민간자본 합작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도 "공영개발로 가야 한다. 환경을 보전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면세점 등에서 수익을 얻는 것은 일정부분 환경개발에 넣어야 한다. 입법적으로 가능하다면 면세점 허가권은 관세청이 아닌 제주도에 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면세점 이익금 1조7000억원의 상당 부분을 제주관광기금으로 흡수해서 제주도민에게 분배되고 환원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법인의 주소도 당연히 제주도로 해서 법인세를 제주로 내게 해야한다"고 했다.

고 후보는 "면세점 신규 입점은 결단코 반대한다. 2개의 면세점이 있는데 또 이런 면세점을 들인다는 것은 제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더 큰 문제는 면세점 생기면서 이익들이 흘러간다는 것 더불어 주변상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소상공인은 더 힘들어지고, 상공인이 힘들면 주변 골목상권도 무너지게 돼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통이나 여러가지 문제도 있다. 카지노 매출액의 10%를 도로 환원한다고 하고 면세점 수익의 1~5%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다해도 새로운 면세점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제주지역 경제가 이런 형태로 외지 대자본이 들어와서 이윤을 가져가면 안된다"며 "일본 오사카의 경우 거리에 가면 면세점이 아닌 중소영세상인들이 가게를 차리고 있고, 외국인이 거기서 쇼핑을 하고 환급받고 그냥 돌아간다. 일본 공항에는 우리나라 형태의 면세점도 없다"며 "우리나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대기업 자본가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에 있는 것 다 없애고 도민들이 독자적인 상품 개발하고 그걸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게 맞다"고 밝혔다.

◇ 송 "4.3완전해결"...장 "권력독점 타파"...고 "새정치 실현"...박 "서민공감 정치"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고 후보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이 4년을 더 할 것인가, 역사인식 부재로 4.3 폭동 막말을 하고 성 인식에 대해서도 부족한 미래통합당에 내줄 것인가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정치세력을 가진 도민들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당당하고 소신있게, 책임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제주는 변화가 필요하다. 자연환경을 지키고 사람을 지키는 정치풍토가 중요하다. 공정과 정직이 살이있고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며 "여러분 곁에 있고, 여러분 이익을 대변하고, 아픔을 함께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박희수가 걸어온 길을 지켜보면 잘 알 것이다. 혼자 외롭게 제주삼다수를 지켜냈던 정신으로 여러분과 제주도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코로나 이후 제주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본적으로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신선식품을 통한 청정제조업을 제주에서 육성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제 새로운 성장은 청정제주의 1차·3차산업을 함께 육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에 대한 준비가 돼있다. 장성철에게 기회를 달라. 권력독점 타파를 통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 계기로서 성과로서 일로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제주4.3 72주년을 맞으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품 상 다시 제주로 오셔서 4.3 해결의지 분명하게 밝히리라 생각한다"며 "4.3특별법 개정해서 배·보상 물꼬를 트겠다. 제주4.3 완전해결의 발판을 반드시 놓겠다"고 했다. 이어 "제주4.3의 완전해결은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자문위에서 제가 올려놓은 과제다. 하늘이 내린 과제로 생각하고 성심을 다해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언론4사 협약에 따라 제주MBC는 2일 오후 11시5분부터 100분간 제주시갑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방송했다. 제주의소리도 홈페이지 ‘소리TV’를 통해서 3일 0시30분부터 VOD 서비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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