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최대격전지 제주甲, 공식선거운동 첫날 TV토론․오일장 동선 겹치며 ‘불꽃 접전’

<strong>'오일장대첩'</strong> 4.15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장에서 유세 대결을 펼치고 잇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미래통합당 장성철, 정의당 고병수, 무소속 박희수 후보(기호순). ⓒ제주의소리
'오일장대첩' 4.15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장에서 유세 대결을 펼치고 잇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미래통합당 장성철, 정의당 고병수, 무소속 박희수 후보(기호순). ⓒ제주의소리

4.15총선 제주지역 최대 접전지인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TV토론과 ‘오일장 대첩’을 치르며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17대 국회부터 내리 4연속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석권해온 더불어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론’으로,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무소속 후보들은 ‘16년 민주당 권력독점 타파’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치열한 표심 쟁탈전을 치렀다.

노형오거리(송재호, 장성철, 고병수)와 신광로터리(박희수)에서 아침 거리인사를 마친 후보들은 오전 10시30분 제주MBC 공개홀에서 진행된 [제주의소리]와 제주新보, 제주MBC, 제주CBS 언론4사가 공동기획한 ‘선택 2020-유권자가 미래다’ 4.15총선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얼굴을 맞댔다.

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되자 4.3특별법, 관광산업 위기, 코로나19 해법, 국제자유도시 비전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다자경쟁 구도가 형성된 선거구 특성 때문인지 토론 중간 언성이 높아지는 등 날카로운 지적과 신랄한 비판이 오고갔다.

TV토론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의 ‘1차 대전’이라면 ‘2차 대전’은 제주시민속오일장에서 약간의 시차를 두고 벌어졌다.

◇ 정의당 고병수 “16년 민주당 제주 바꿔야…與도 野도 아닌 제주살릴 적임자는 나”

정의당 고병수 후보가 가장 먼저 오일장에 도착, 서민표심 공략에 나섰다. 고 후보가 시장 곳곳을 돌며 얼굴을 알리는 동안, 유세차량 주변에서는 선거 로고송을 틀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오후 2시 유세차량에 오른 고병수 후보는 그동안 선거제도 및 사법개혁을 위해 튼 틀에서 공조해온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4.3특별법 개정은 못하고, 제2공항 갈등은 뒷짐 진 정당이 어디냐. 이제 16년 민주당 집권을 끝장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순간이었다. 오로지 승자 1명만 살아남는 서버이벌과도 같은 선거전의 냉혹한 현실이기도 했다.

고 후보는 “16년 동안 같은 당, 같은 후보를 선택했지만 서울 여의도 국회에 가면 거수기 노릇만 했고, 제주도에서는 대장질만 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정의당 고병수 후보. ⓒ제주의소리
정의당 고병수 후보. ⓒ제주의소리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4.3특별법 개정 무산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4.3특별법 개정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이미 휴지조각이 됐다. 얼마나 황당하고 한심했으면 미래통합당 후보들까지 민주당을 무시하겠느냐”고 일갈했다.

고 후보는 “제주경제는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상공인들은 힘들고, 관광업과 골목상권도 어렵다고 하는데 제주정치인들은 대책이 없다”고 각을 세운 뒤 “정의당은 골목상권살리기센터를 만들어 경제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후보는 “지난 16년 동안 한 정당만 밀어줬는데 4년을 더 맡길 것이냐”고 반문한 뒤 “4.3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는 정치를 하기 위해 병원을 박차고 나왔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이쪽(민주당)도 저쪽(미래통합당)도 아닌 제주를 살릴 후보를 선택해 달라. 정의당 고병수가 제주를 살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대통령에 돈 달라고 할 수 있는 사람” 힘 있는 인물론

2시30분쯤 유세차량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는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인 제주특별자치도 완성과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의 유세에 앞서 당 소속 김태석 의장과 송창권․이승아 도의원, 최종원 전 국회의원까지 지원유세에 나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제주시 갑을 대한민국의 갑으로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운을 뗀 송 후보는 “저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100조원을 풀겠다고 한다. 농어민을 위해 12조원, 보증 특례로 5조8000억원을 푼다는데 이 돈을 가져와야 한다. 대통령에게 돈 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송재호”라고 자신했다.

송 후보는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제주공항 면세점을 만들면서 1500억원, 노무현 대통령은 균특회계로 3500억원, 삼다수 800억원, 경마장 세금 1000억원 등 매해 7000억원이 (제주도로) 들어온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 정부와의 인연을 소개한 뒤 “지난 15년간 이 돈으로 동네 목욕탕 만들어주고, 감귤보조금 줬지만 무엇이 달라졌느냐. 마치 도지사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제주의소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송 후보는 “도민성장을 위해서는 특례를 잘 활용해야 한다. 제주특별법 개정이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1호이고, 4.3희생자․유족에 대한 배보상 등 4.3의 완전한 해결은 국정과제 2호”라며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 재가를 받아 제가 이 자리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출마지만 다선에 못지 않은 ‘힘 있는 후보’임을 내세운 것이다.

전략공천과 관련해서는 “저보고 전략공천 후보라고 욕을 하지만 저는 항상 정의의 편에서 불의와 싸워왔다”며 “어떤 비판도 달게 받겠지만, 제주특별법 개정과 4.3특별법 개정 문제를 해결해서 제주도를 그 누구도 흔들지 못하는 단단한 초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역설했다.

송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송재호를 지원해 달라. 저는 민생우선, 여러분의 밥상을 먼저 챙기겠다”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 미래통합당 장성철 “중국자본 유치 위해 안보 버린 송재호 안돼” 정권심판론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의 공격 타깃도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였다. 그는 민주당의 16년 권력독점 타파와 정부여당 심판론을 앞세워 표심을 파고 들었다.

3시30분부터 시민과 함께 하는 출정식을 겸한 집중유세에는 당 소속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 한철용 도당위원장, 최근 장 후보 지지와 함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김용철 공인회계사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원유세가 끝난 뒤 장 후보는 아내와 함께 큰절을 올리고 나서 유세차량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은 장 후보는 “민주당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민생을 대변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제주의소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제주의소리

장 후보는 “제주4.3을 해결하겠다고, 배·보상한다고 언론에 말하던 사람들이 무엇을 했나. 이룬 것이 없다면 국민, 도민에게 사과한 뒤 앞으로 무엇을 할지 말해야 하는데, 아직도 4.3을 이슈로 삼고 있다. 16년 민주당 권력독점 기간 무엇을 했나”라며 “권력독점 타파를 위해 이제는 뜻을 모아 통합당이 선택받아야 할 때”라고 ‘여당심판론’을 꺼냈다.

이어 “제주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이 건전한 재정정책, 관광진흥 정책, 세부적인 농업발전 정책을 발굴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원희룡 지사가 미래통합당 소속이라 하더라도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는 초당적으로 도와야 하는 것이 예의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4.3 이슈화를 잘하지만 민생을 대변하는데는 관심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송재호 후보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장 후보는 “송 후보가 2006년 제주관광학회 학술대회에서 중국자본 유치를 위해서는 해군기지 건설은 안된다고 말했다. 해군기지는 미국에 예속된 기지가 될 수 있어 중국자본이 제주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러면서 “제주에 중국자본이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중국자본 유치를 위해 국가 안보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송 후보가 국회에 가는 것이 맞느냐”며 “(저를) 당선시켜주면 제주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 무소속 박희수 “반칙과 특권, 민주당 불공정 깨기 위해 나를 뽑아달라” 시민후보론

‘오일장대첩’의 말미는 무소속 박희수 후보가 장식했다. 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반칙과 특권을 없애기 위해 자신을 뽑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선대위 출범을 겸한 유세는 4시30분부터 시작됐다.

일반 시민의 지지연설에 이어 유세차량에 오른 박 후보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파란색 점퍼를 입고 오일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런데 지금은 흰색 점퍼를 입고, 기호 9번 무소속을 달고 있다”며 전략공천 이후 탈당→무소속 출마 배경부터 설명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이 어려웠던 1980년대부터 함께했다. ‘야당에서는 출세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제주에 야당 깃발을 달고 선거에 임해 30년만에 제주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고 말했다.

무소속 박희수 후보. ⓒ제주의소리
무소속 박희수 후보. ⓒ제주의소리

박 후보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주지역 유세단장, 상황실장 등을 도맡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참모에게 제주의 지인을 소개시켜주면서 제주 곳곳에서 소주를 같이 마셨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위해 경선대책본부장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제주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30년 세월 민주당에 낸 당비만 수천만원에 달한다”며 민주당과의 각별했던 인연을 설명했다.

박 후보는 “하지만 민주당 후보로 서류조차 내지 못했다. 당으로부터 전략공천 이유에 대해 설명도 듣지 못했다. 전략공천된 민주당 송재호 후보에게 미안하다는 말, 도와달라는 말조차 듣지 못했다”며 “여론조사 1등을 달리던 제가 4등(송 후보)에게 공천권을 뺏기는 불공정한 세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제주도의회 의장을 역임했던 저도 아무런 설명없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불공정을 겪어보니 느꼈다. 정말 약자들은 이런 불공정으로 어떻게 살까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반칙과 특권을 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무릎꿇지 않고 이 자리에 섰다”며 “후손들이, 젊은이가 이런 불공정에 꺽이지 않도록 지켜달라.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저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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