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의소리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의소리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된 '제72주기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제주4.3의 완전한 해결과정에 뒷받침 될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 호소했다.

송 회장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행사 간소화 방침에 따라 서면으로 대신한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70주년 4.3희생자추념식 행사에 이어 제72주년 추념식 행사에 다시 찾아줬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국가적 재난상황에서도 4.3영령에 대한 추모와 유족에 대한 위로의 말씀을 보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러나 꽃들이 활짝 피어 봄이 왔는데도 마음이 아파서 몹시 춥다"고 했다.

이어 "4.3유가족들과 도민들은 그토록 염원했던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에 발의돼 통과되길 2년이 넘도록 기다려 오고 또 기다려오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내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처리과정을 그동안 지켜보면서 4.3희생자 유가족들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주4.3의 완전한 해결 과정에 뒷받침될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임기내 처리돼 72년 동안 한많은 삶을 품고 살아온 고령의 유족과 그 가족들에게 배·보상과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72년 동안의 긴 세월이 아팠던 만큼 4.3희생자유가족들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가 더욱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제주는 4.3의 교훈을 나침판으로 삼아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로 향한 거대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그 섬에 가거든 부디 돌멩이 한 개도 무심히 밟고 지나지 말라, 돌멩이 한 개라도 무심코 빼내어 허물지 말라'는 임철우 소설가의 설파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문]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 인사말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로 향한 거대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4·3영령들이시여!

수많은 계절이 피고 지고, 제주 섬을 감도는 파도는 말려갔다가도 다시 돌아옵니다. 하지만 4·3으로 인해 한 번 떠난 우리 부모형제들은 다시 올 줄 모릅니다. 4·3희생 자유가족들은 그 참혹하고 비참한 긴세월을 견디고 저희들은 72주년을 맞아 임들의 제단 앞에서 정성으로 옷깃을 여미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서는 제70주년 4·3희생사추념식 행사에 이어 오늘 제72주년 추념식 행사에 다시 찾아주셨습니다. 코로나19라는 언중한 국가적 재난상황에서도 4·3영령에 대한 추모와 유족에 대한 위로의 말씀을 보내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통령님 제주에도 봄 꽃들이 활짝 피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꽃들이 활짝 피어 봄이 왔는데도 왜 이렇게 춥습니까. 기온이 낮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몹시 춥습니다.

저는 오늘 대통령님의 말씀을 경청하면서 72년 그 긴 세월 동안 겪어야 했던 모진 세월을 서로 다독이고 싶었던 제72주년 추념식 행사가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차원에서 행사에 도민과 유가족들이 함께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간소하게 치러지는 추념식 행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주신데 감사드립니다. 저희 4·3유가족들과 도민들은 그토록 염원했던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에 발의되여 국회에서 통과되길 2년이 넘도록 기다려 오고 또 기다려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내에서 제주4·3특별법 개싱안의 처리과정을 그동안 지켜보면서 4·3희생자 유가족들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대통령님, 제주4·3의 완전한 해결과정에 뒷반침될 제주4·3특별법 개성안이 임기내 처리가 되어 72년 동안 한많은 삶을 품고 살아오시는 고령의 유족과 그 가족들에게 배·보상과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적극나서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은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안 돼'라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72년 동안의 긴 세월이 아팠던 만큼 우리 4·3회생자유가족들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가 더욱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주는 4·3의 교훈을 나침판으로 삼아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로 향한 거대한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 섬에 가거든 부디 돌멩이 한 개도 무심히 밟고 지나지 말라, 돌멩이 한 개라도 무심코 빼내어 허물지 말라'는 임철우 소설가의 설파를 기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4·3희생자 유가족 여러분!

4·3발발 이전에도 제주도내에서 콜레라가 번져 민심이 흉흉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는다면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비록 어려워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거듭 4·3영령들의 안식을 기원 드리며 문재인 대통령님께 제72주년 추념식 행사에 참석하시여 위령제단 앞에 헌화와 분향을 해주심에 4·3희생자유가족님들을 대신하여 다시한번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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