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수형인명부 최초 공개...불법 군사재판 재심 결정적 계기

 20여년 전 제주4.3 수형인명부를 최초로 발굴 공개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제72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을 방문했다.

추미애 장관은 3일 오전 4.3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제주도내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4.3 수형인 명부를 발굴하고 발표한 게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추 장관은 1999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의원 시절 '수형인명부(受刑人名簿)'를 찾아내 공개한 바 있다.

추 장관은 국가기록원에서 4·3수형자들의 명단과 주소 등이 담긴 명부를 발굴했고, 그 명부는 가려져 있던 4·3의 진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로인해 70여년 전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생존 수형인 18명은 2018년 9월3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제주4·3 불법군사재판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이끌어내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추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정치 인생에 제주4.3 수형인 명부를 발굴해 냈을 때가 가장 전율이 느껴질 만큼 지금 되돌아 봐도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명부를 발굴 했을 때 영령들이 도와주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추 장관은 "4.3 수형인 명부는 그동안 제주도민들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정치세력이 결코 판도라의 상자가 열어지지 않게끔 찍어 누르는 그런 행태를 보여왔다"며 "때로는 피해자를 연좌제로 해서 어떤 사회 활동도 떳떳하게 하지 못하게 하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으로 치부를 했었다. 그러나 그 모든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코 진실은 용기를 갖고 힘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진실 앞에서 진실이 가진 힘에 무게로 그 후에 진상규명을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야 한다"며 "수형인 명부가 있으면 분명히 거기에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부당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고 국가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깨야 한다는 것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

추 장관은 "정권의 성격에 따라서 어떤 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피해자 유족들의 아픔은 뒤로한 채 빨갱이가 있고, 희생자를 가려내고, 4.3 진상규명을 뒤집으려면 시도도 있었다"며 "하지만 수형인 명부를 통해서 재심 신청이 이뤄지고 또 재심에 승소를 할 수 있는, 그래서 공소기각이라는 것은 무죄 취지라는 명쾌한 결론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 장관은 "이런 하나하나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수형인 명부를 발굴해 낸 것이 계기가 되지만 역시 희생자 유족 제주도민이 한마음이 돼서 진실을 향해서 꾸준히 외길을 걸어왔다"며 "고생하고 헌신해 주신 보람이고, 이것은 평화로 귀결되고 대한민국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해 주신 거라서 보람되고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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