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결과분석’ 현안보고서 발간
“운동선수 40% 성폭력 경험” 충격…체육회 “과거 경험 포함된 조사…지금은 근절”

제주지역 운동선수들이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0%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준다.

상명하복의 수직적 질서와 폭력에 관대한 그릇된 관행 때문으로,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은 6일 제주도체육와 제주도장애인체육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제주도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결과 분석’ 현안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현안보고서는 제주여성인권상담소 시설협의회가 지난해 11월11일부터 12월11일까지 30일간 제주도체육회 등록선수 230명과 장애인체육회 등록선수 216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조사를 통해 제주지역 최초로 실시한 폭력실태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폭력피해 경험과 관련한 조사에서 양 체육회 선수들 모두 일상적인 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주도체육회 운동선수의 39.3%, 도장애인체육회 2.6%가 성폭력 피해를 입거나 성폭력을 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분석 결과, 먼저 폭력필요성의 인식과 관련 일반선수와 장애인선수 모두 “폭력이 문제해결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도체육회 소속 운동선수들의 경우 ‘대화보다 폭력이 문제해결에 효과적’이라는 인식(70.6%)이 지배적이었다. △폭력은 나쁘지만 필요 61.4%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용 55.7% △때리는 사람 맞는 사람 둘 다 문제 54.8% 등 ‘폭력 필요성’을 인정했다.

장애인체육회 소속 운동선수들 역시 ‘대화보다 폭력이 문제해결에 효과적’ 72.7%,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용’ 68.0%, ‘폭력은 나쁘지만 필요’ 62.9%, ‘때리는 사람 맞는 사람 둘 다 문제’ 53.6% 등의 인식을 보였다.

이밖에 도체육회 및 장애인체육회 운동선수 모두 △폭력예방교육 경험이 일반적인 폭력예방 교육경험보다 적었고 △폭력 피해에 대해 학교 및 상담기관 등에 알리는 경우는 도체육회 운동선수 31.1%, 도장애인체육회 운동선수 16.6%에 불과해 외부로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정책연구실은 운동선수 폭력실태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체계적인 폭력피해 실태조사 정례화 △폭력예방교육프로그램의 상시 교육체계 수립 △폭력 피해신고 및 상담 체계 구축 △스포츠계 폭력 근절을 위한 추진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태석 의장은 “각종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운동선수에 대한 인권보호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명하복의 수직적 질서와 폭력에 관대한 그릇된 관행이 자리잡은 체육계의 특수한 상황을 사회가 묵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범도민 차원에서 폭력의 재생산 구조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제주도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는 과거 초․중․고교 시절 경험까지 포함해 물은 것”이라며 “현재는 이 같은 폭력행위는 거의 근절됐다. 체육회 차원에서 지도자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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