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최대격전지 제주 갑, 유동인구 많은 오일장서 표밭갈이 ‘불꽃 접전’

4.15총선 제주지역 최대 접전지인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제주시민속오일장에서 ‘2차전’을 치렀다.

2차 '오일장대첩' 4.15총선 최대 격전지인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서민층 표심 쟁탈전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2차 '오일장대첩' 4.15총선 최대 격전지인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서민층 표심 쟁탈전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4.15총선 레이스가 종반전으로 접어든 7일. 여․야 후보들은 아침 일찍부터 KCTV 사거리, 서문시장 사거리, 신광사거리 등에서 거리인사를 시작으로 유권자들과의 스키십을 늘리며 표밭 갈이를 시작했다.

오후 들어서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제주시오일장으로 총출동했다. 지난 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 첫날에 이어 2차 ‘오일장 대첩’을 치른 것이다.

17대 국회부터 내리 4연속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석권해온 더불어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론’으로,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무소속 후보들은 ‘16년 민주당 권력독점 타파’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치열한 표심 쟁탈전을 치렀다.

◇ 무소속 박희수, “정치모리배 회초리 들어달라” 친정 민주당 향해 독설

무소속 박희수 후보가 오후 1시쯤 가장 먼저 오일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이번만큼은 여․야의 오만과 독선을 꺾고, 독재정치를 막기 위해 기호 9번 박희수를 선택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상에 오르자마자 한때 자신의 정치적 뿌리였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배신감을 여과없이 표출하기 시작했다. 박 후보는 4.15총선 초기 국면까지 민주당 후보로서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중앙당을 통해 송재호 후보가 전략공천되자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박 후보는 “요즘 많은 도민들이 제주도 정치인 중 박희수만큼 억울한 사람이 또 있겠나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공천만 받으면 박희수는 무조건 당선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기호 1번을 뺏기고, 옷도 파란 점퍼에서 하얀 점퍼로 바뀌고, 정당을 빼앗기니 지지도도 거꾸로 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세계 어느나라든 민주주의가 정상적인 나라는 전략공천이라는 낙하산 특혜 공천 제도가 없다”며 “이번 민주당과 같이 정치모리배가 밀실 야합하는, 국민의 뜻을 져버리고 짓밟는 못된 정치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게 이 나라 정치현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국민들은 장사가 안되고, 사업이 안되고, 경제가 망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있는데, 정치꾼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네 당에 의석수 하나 늘려볼까 하는 궁리로 매일 싸움질을 해댔다. 국회의원끼리 멱살 잡고, 밀고당기고 난장판이었다”며 “정치하는 사람들 귀에 서민들이, 소상공인이, 농민들이 힘들어하는 소식이 들렸다면 정치가 그렇게 난장판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성정치판 전체를 싸잡아 비판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은 대통령도, 도지사도 일을 못하면 끌어내릴 수 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국민을 우습게 알고 일을 안해도, 놀면서 월급 타가고 싸움질만 해대도 끌어내리지 못한다”며 “이런 특혜를 없애지 않고는 대한민국 국회가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는 민주당에 3석을 모두 맡겼지만, 오만과 독선에 빠진 지경이 됐다. 과거 미래통합당을 밀어줬을 때는 독재에 미치지 않았나”라며 “이번 만큼은 안된다. 이번 기회에 정신 차리도록 여러분이 회초리를 한 번 들어야 한다. 박희수를 찍어 책임을 물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도민이 돈버는 성장, 힘있는 제주 만들 것” 힘있는 일꾼론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는 오후 2시쯤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얻어낸 성과와 미래비전을 적극 어필하며 ‘힘 있는 여당후보’를 믿고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세차량에 오른 송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얼마나 힘든가. 식당도 비고, 택시도 비고, 펜션도 방이 안 팔린다. 학원 수강생도 없고, 농업·어업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렵다. 사람으로 생각하면 응급실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문재인정부가 국민 가구당 100만원을 지원해준다고 한다. 미래통합당도 처음엔 반대하다가 그렇게하는게 맞겠다 싶어 방향을 선회해서 굉장히 고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영안정자금과 금융 자금으로 100조원을 푼다고 한다. 특례보증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이고 훌륭한 일이지만, 이것저것 따져다가 5월에 주겠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 당장 줘야한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빨리 돈을 내치라는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정부가 들어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꺼내놨다.

송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께 얘기했다. 당신과 함께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게 없나. 4월3일 제주에 오셔서 유족 배·보상 담긴 4.3특별법 개정을 제주도민에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해달라고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추념식 참석해)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또 “저는 3년간 문재인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아 대통령을 대신해 14개 부처 장관을 만나고, 대한민국 17개 시·도 정책을 조정해 왔다”며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지역민심을 반영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있었고, 저를 키워준 제주도민의 힘이 있었다. 국회에 가면 반드시 여러분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활성화 공약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공공기관이 서울에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 법으로 되어 있다. 제주에도 서귀포시 혁신도시에 일부 공공기관이 와있다. 이참에 우리도 농어촌공사와 같은 힘이 센 기관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어제 부산에서 ‘법 안지키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반드시 이전하겠다’고 했다. 공공기관 이전은 제가 위원장으로 있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역할”이라며 공약 이행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 후보는 “이제는 제주에 있는 기업이, 제주도민이 돈을 벌어야 한다”며 “도민이 돈버는 성장을 반드시 이룩하겠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제주를 만들겠다. 민주당을 뛰어넘어 여․야가 협력해 제주를 우선하고 도민들의 벌이와 밥상을 먼저 챙기겠다”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 미래통합당 장성철, “文정권 심판 역사적 사명…민주당 권력독점 타파” 정권심판론

오후 3시쯤 오일장에 모습을 드러낸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는 ‘문재인 정권 심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제주지역 권력독점 폐를 역설하며 여·야 교체론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유세차량에 오른 장 후보는 유권자들을 향해 큰 절부터 올렸다.

장 후보는 “지지자로부터 선거 때 반짝 나와서 표 얻고가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을 돌아다니고, 얘기를 듣고, 지역현안에 대해 대안을 연구하고 제시했던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무거웠다”며 “그렇게 정치활동하는게 너무나 당연한데 우리 주변에 그런 활동을 하는 정치인을 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역주민 얘기를 듣고 대안을 준비하는 것이 일상적인 정치가 돼야 한다. 이번 4.15총선에서는 그런 정치인이 한 번은 당선되는 것을 보여줘야 이땅 제주에 엉터리 같은 전략공천도 없을 것이고, 엉터리 같은 정당정치도 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후보의 민생공약 1호가 바로 ‘정례적인 지역주민과의 대화의 장 마련’이다.

장 후보는 공격타깃은 곧바로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장 후보는 “제 자식 또래의 대학생들이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해 했던 시간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 문재인정권이다. 꿈 많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아가버린 이런 정권을 용서한다면 계속해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번만큼은 문재인정권의 경제 실정에 단호하게 레드카드를 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차산업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핵심 공약도 발표했다.

장 후보는 “제주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잘 사는 지역이 되려면 다른 전제조건은 빼더라도 1차산업이 성장해야 한다. 선진국치고 1차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며 “보조금을 주겠다. 특별지원 프로젝트를 하겠다, 이런 방법으로는 백날 지나도 농업이 나아지질 않는다.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으면 농가소득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브랜드인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골드키위 사례를 소개한 뒤 “제스프리는 기업이 아니라 생산자조합이다. 제주지역도 생산자조합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을 지고 지원하고 인프라를 깔아줘야 한다”며 “국회의원이 되면 원희룡 지사를 만나서 정책을 만들고, 국비를 따오겠다. 제주가 세계적인 경쟁지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해내겠다”고 자신했다.

장 후보는 “다들 ‘이번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번만큼은 혼내고 반드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민주당 권력독점 타파에 반드시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 정의당 고병수, “낙하산 후보, 비상식 정당…이제 바꿔야할 때” 판갈이론 승부수

다른 정당 후보들이 오일장에서 한 시간 가량 머물다 떠난 것과는 달리 정의당 고병수 후보는 점심시간대부터 시장 곳곳을 누비는 저인망식 행보를 보였다.

고 후보는 “지역의 중소상인들이 힘들고,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벌이는 반토막보다 더한 1/3이 된 지금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며 “정의당은 모든 국민에 대해 개인당 100만원의 긴급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정부는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하위소득 70%에게, 그것도 개인당 주는 것이 아닌 세대당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이어 “지원기준을 잡을 때까지 시간이 소요되는데, 어느 세월에 죽어가는 제주도민들이 살아날 수 있겠나. 긴급하게 투입하라고 해서 재난지원금을 정한 것 아니냐”며 “4월 내로, 지금 당장이라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주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대 양당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고 후보는 “어느 후보는 도민주도 성장이라는 허황된 얘기를 한다. 제주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청와대 뒷배경이라고 얘기하면서 나타나 깃발만 꽂고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며 “그런 사람이 제주를 책임질 수 있나. 그런 사람이 제주의 아픈 곳을 알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를 겨냥해서는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에서 옷만 갈아입은 통합당이 어떤 곳이냐”고 반문한 뒤 “제주4.3을 폭동으로 몰고가는 비상식적, 반역사적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우글대는 곳이다. 그런 정당 의어느 후보는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민주당 국회의원 3명도 하지 못한 것을 자기가 하겠다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고 후보는 “노동자, 농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당의 후보들이 4.3을 해결하고, 서민을 위하겠다고 한다. 믿을 수 있겠나”라며 “이번 총선은 여당이냐, 야당이냐를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라 정말 제주를 책임질 줄 아는, 제주가 아플때 같이 아파하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라고 ‘판갈이론’을 역설했다.

찬조유세에 나선 김대원 정의당 제주도당위원장은 “지금까지 기득권 정당이 제주의 자연을 파괴하고 망가뜨렸다. 우리 아이들에게 망가지지 않은 제주의 자연환경을 넘겨주고 싶다면 정의당과 고병수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다. 아이의 양육을 가정에서 맡을게 아니라 우리사회에서 맡아 키워줘야 한다”며 “아이들이 가난 때문에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는 나라를 고병수가 만들어갈 것”이라고 대변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