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정의당-무소속 후보 일제히 비판...송 후보 "발언 과장, 도민께 사과"

송재호-장성철-고병수-박희수 후보
송재호-장성철-고병수-박희수 후보

제72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을 참석하게 만들었다고 발언한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가 결국 꼬리를 내리고 '사과'했다.

송재호 후보는 지난 7일 오후 제주시 오일장 유세에서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당신과 함께 대통령님을 모시고 3년간 봉사하지 않았습니까. 저를 위해서 해줄 것이 하나 있다. 4월 3일 제주도에 오셔서 유족 배·보상을 위한 4.3특별법 개정, 반드시 제주도민에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하시라. 여러분, (대통령이 실제로) 약속하셨지 않았냐”고 지지자들에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참석한 것이 송재호 후보가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4.3특별법 개정 약속도 자신이 받아낸 것으로 풀이될 여지가 크다.

송 후보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한 관권선거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고, 거짓이라면 송 후보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통합당은 물론 정의당 후보까지 송재호 후보의 발언에 일제히 융단 폭격을 가했다.

먼저 무소속 박희수 후보는 4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 방문이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고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박 후보는 "4.3을 정쟁화하지 말자는 후보가 정작 4.3을 문재인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며 정쟁화하는 것은 마치 악어의 눈물을 보는 듯 하다”고 송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는 “다시는 유권자들을 현혹해 판단을 흐리게 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막말을 일삼는 정치꾼이 발을 붙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송 후보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기에 고발 조치해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역시 "대통령을 자신의 선거에 개입시킨 송 후보는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 후보는 "보기에 따라서 문 대통령의 4.3추념식 참석과 희생자 배·보상 약속은 송 후보가 요청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커다란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정의당 고병수 후보는 "버르장머리 없는 송 후보는 4.3 유족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송 후보의 발언은 대통령의 동선과 메시지를 사전에 조율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빌미가 된 최순실이 연상된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제주선대위는 한발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에 송재호 후보 '제명'까지 요구했다.

통합당 제주선대위는 "송 후보의 발언이 사실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고, 거짓이라면 허위사실 유포다. 두가지 경우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설령 (송 후보가)당선된다 하더라도 당선이 무효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송재호 후보는 9일 하루 종일 자신의 발언에 융단폭격이 이뤄지자 결국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송 후보는 "지난 7일 유세현장에서는 대통령과 저의 일치된 노력의 과정을 설명드리려 했다"며 "4·3 해결을 향한 대통령의 약속에는 제 노력도 담겨있음을 전하려 했는데, 유세 도중 언급한 말들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제 표현이 오해를 부른 점에 대해서 도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주시갑 1위를 달리고 있는 송 후보가 이번 발언 영향으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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