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선거방송토론위, 대통령 선거개입 의혹 제기...송재호 "장성철 잦은 당적변경"

제주시갑 송재호-장성철-고병수-박희수 후보. 사진=제주MBC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제주시갑 후보자 토론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선관위가 주최하는 마지막 제주시갑 선거구 선거방송토론회에서도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와 무소속 박희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가 지난 7일 오일시장에서 한 발언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박희수 후보는 송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 '당선무효형' '후보 사퇴'를 촉구했고, 장성철 후보 역시 후보 사퇴와 청와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재호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으로 숱하게 당을 갈아탄 장 후보를 비판했다. 

제주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9일 밤 11시5분부터 제주MBC 스튜디오에서 제주시갑 선거구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가 참석했다.

토론회는 기조발언, 후보 주요 공약 발표 및 상호간 자유토론에 이어 후보자간 8분의 시간을 주는 주도권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사진=제주MBC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제주시갑 후보자 토론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주도권 토론에서 송재호 후보는 지난 7일 오일시장에서 자신의 한 발언에 대해 해명부터 했다.

송 후보는 "오늘 하루 종일 오일시장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말꼬리잡기이고 정치적 공세"라며 "대통령이 2년마다 추념식에 온다고 약속했고, 2년 전 4.3 70주년 추념식에 오셔서 국정과제로 선택한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하지만 국회와 정부의 뒷심 부족으로 4.3특별법 개정안이 흐지부지 잘 안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 재천명이고, 다시 밝히는 것이 중요했다"며 "코로나19로 제주에 오는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제주에 오셔서 감사한 입장이다. 저는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제주 최대 현안인 4.3에 대해 보고 드렸고, 저의 열망과 유족의 열망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발언인데 정치적 공세를 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송 후보는 장성철 후보의 잦은 당적변경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송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치를 배웠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 민주당 당직자를 하셨다"며 "두 분이 살아계시면 어떻게 생각하셨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장 후보는 "세월의 변동에 아마 격세지감을 느끼실 것"이라며 "민주당 패거리 패권정치에 안타까움도 느끼셨을 것"이라고 오히려 민주당을 비판했다.

송 후보는 "미래통합당이 최선이 대안이냐"고 되묻자 장 후보는 "건전한 균형과 견제, 건전한 보수와 중도가 함께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자기들만의 권력, 패거리 패권정치를 심판하는 차원에서 미래통합당을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박희수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송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송 후보가 지난 7일 오일시장 유세에서 "제가 당신과 함께 대통령님을 모시고 3년간 봉사하지 않았습니까. 저를 위해서 해줄 것이 하나 있다. 4월 3일 제주도에 오셔서 유족 배·보상을 위한 4.3특별법 개정, 반드시 제주도민에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하시라. 여러분, (대통령이 실제로) 약속하셨지 않았냐"고 발언했다.

박 후보는 "이 말을 언제 대통령에게 했느냐"고 따졌고, 송 후보는 "2017년 5월 4.3이 국정과제가 됐고, 8월 제가 균형발전위원장이 됐다. 대통령을 만나서 보고 드렸었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구체적으로 건의한 시점이 언제냐"고 재차 물었고, 송 후보는 "2년6개월 동안 3-4회 말씀을 드렸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송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 게 있다'고 했다. 이는 퇴직한 다음에 했다는 것"이라며 "송 후보는 중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다. 당선무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장성철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장 후보는 "답변만 보면 송재호 후보가 거짓말을 하신 것"이라며 "저를 위해 해줄 게 하나 있다고 했다"고 균형발전위원장 시절에 대통령에게 요청한 게 아니라고 박 후보를 거들었다.

고병수 후보 역시 "송 후보가 말꼬리를 잡는다고 했는데 스스로 잡힐 일을 했다"며 "언제 누구를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됐는가가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얘기했다면 대통령 동선이 노출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은 간접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분이 아니다. 그런데 송 후보는 자신의 표를 얻기 위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치졸한 방법을 썼다"며 "이 자리에서까지 거짓말을 하면 어느 도민이 정치인을 믿겠느냐"고 송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는 "송 후보가 학식도 있고, 경륜도 많은 분인데 이렇게 해서 민주당을 대표할 수 있는 국회의원 후보가 맞느냐"며 "사퇴할 의향은 없느냐"고 따졌다.

송 후보는 "제가 왜 사퇴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거짓말을 하면서 사퇴할 이유가 없다? 제가 만약 송 후보 같았으면 자숙했다가 2년 후 도지사 선거에 나왔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송 후보에게 날을 세웠던 박 후보는 고병수 후보에게 '단일화' 얘기를 꺼냈고, 장성철 후보에게는 옷 색깔이 자주 바뀐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후보는 "고병수 후보와는 제가 봐도 정책이나 사고가 비슷하고, 공감이 간다. 저에게 전화도 많이 걸려오는데 혹시 단일화를 하는 게 어떤지 물어보고 싶다"고 갑작스럽게 단일화 의향을 물었다.

고 후보는 "이번 선거는 16년 국회의원을 독점했던 민주당에 대한 반성과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 미래통합당에게 가는 선거가 아니라 제주의 미래를 위한 선거"라며 "(단일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가 질문 상대를 바꿔 장성철 후보를 향해 "장 후보는 아무리 봐도 모셨던 분들이 너무 많다. 옷 색깔도 자주 바뀌었다"며 "정치를 오래하셔야 하는데 소신을 정확히 가졌다면 더 큰 정치르 했을텐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장성철 후보 역시 주도권 토론에서 송 후보의 오일장 유세 발언을 공략했다.

장 후보는 "송 후보의 '저를 위해 해줄게 하나 있다.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라는 발언은 최소 균형발전위원장을 사임하고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며 "박 후보 주도권 토론에서 '예전에 했다'고 하셨는데 언제 하신 것이냐"고 물었다.

송 후보는 "균형발전위원장을 3년 가까이 무보수로 했고, 위원장 하면서 늘 건의를 드렸다"고 답변했다.

장 후보는 "그럼 '제가 당신 3년 모시고 봉사하지 않았나'라고 말한 건 지금 답변하는 것과 정면 배치된다"며 "명백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그만큼 햇수로 3년간 일했는데 그리고 그렇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을 했고, 대통령이 보통 가타부타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직접 만나는 것도 아니고 담당 비서관에게 건의했었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그런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일장에서 말한 내용은 누가 봐도 균형발전위원장을 사임하고 한 것"이라며 "총선 앞두고 언제 했냐고 물어보니 전혀 다른 말을 한다"고 타박했다.

송 후보는 "균형발전위원장을 올해 2월에 사임했다"며 "이런 제안은 저만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해명을 그만 듣겠다. 송 후보는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박희수 후보 질문과 답변, 제 질문과 답변, 오일시장 유세 내용을 비교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 후보가 박희수 후보에게 한마디 하라고 주문하자 박 후보는 "송 후보 발언은 허위사실 유포로 당선되면 무효가 돼 다시 선거를 해야 한다"며 "다 녹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장 후보는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면 용기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사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무리 발언 시간에 박희수 후보는 예고없이 앉아있던 좌석에서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잘못한 게 있다면 그동안 30년 가까운 세월 도민을 위해 뛴 것 밖에 없다"며 "왜 전략공천을 하고 경선을 안하는지 단 한번 설명이 없었다. 이런 억울함은 저 하나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도민 여러분이 잘 선택해 달라"며 "힘없고, 약하다는 이유로 짓밟히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국책사업인 제2공항, 신항만 조차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반대하고, 원희룡 도정을 흔들고 있다"며 "도정권력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밖에 보이지 않는 민주당의 태도를 심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장 후보는 "대통령을 자신의 선거에 개입시킨 송재호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청와대 역시 송 후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후보는 "정치가 희망을 줘야 하는데 이번 선거는 식물국회를 만든 정당을 심판하는 선거여야 한다"며 "온갖 비방이 오가고, 선거가 어지럽혀지고 있는데 잘못된 관행. 경제난국을 누가 잘 극복할 수 있는 지 도민들은 잘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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