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현장] 불과 300m 거리 두고 세 대결…고병수․박희수, 오일장․골목길 유세

주말 막판 표심잡기 총력. 4.15총선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12일 여.야 후보들은 총력유세를 통해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미래통합당 장성철, 정의당 고병수, 무소속 박희수 후보. ⓒ제주의소리
주말 막판 표심잡기 총력. 4.15총선을 앞둔 마지막 휴일인 12일 여.야 후보들은 총력유세를 통해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미래통합당 장성철, 정의당 고병수, 무소속 박희수 후보. ⓒ제주의소리

4.15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휴일인 12일,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노형동에서 정면 대결을 펼쳤다.

7명이 출마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제주시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다 송재호 후보는 롯데마트 사거리,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는 이마트 신제주점 맞은 편에 진지를 구축하고, ‘입심 대결’을 펼쳤다. 같은 시간대, 불과 300m 거리를 두고 자존심을 건 대격돌인 셈이다.

집권여당 및 제1야당 답게 지원병력도 화려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제주권역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4선 강창일 의원과 중앙당 ‘라떼는 유세단’ 단장인 5선 원혜영 의원, 이화영 국민지킴유세본부 본부장, 노형동이 지역구인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문윤택 제주국제대 교수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원팀’ 멤버인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 김용철 공인회계사를 비롯해 양진우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수석부의장, 양대성 전 제주도의회 의장, 문상수 애월읍 향우회장 등이 찬조연설을 통해 힘을 실었다.

송재호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힘을 실어달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선두로 치고나가지 못했던 장성철 후보는 역전드라마를 쓰겠다고 자신했다.

군소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과 골목길 유세 등을 통해 밑바닥 표심을 파고들었다.

정의당 고병수 후보는 “여당 소속 국회의원 3명이 지난 16년간 한 일이 뭐가 있나”며 제주정치의 판을 갈아야 한다고 역설했고, 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희수 후보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일하는 사람을 뽑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 민주당 송재호, “제주시갑을 대한민국 갑으로…정치보다 도민들 밥상 먼저 챙기겠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는 오후 6시 제주시 노형동 제주우편집중국 앞 사거리에서 총력 유세를 벌이며 승세 굳히기에 주력했다. 예고되지 않았던 많은 비가 쏟아지고, 때아닌 강추위까지 덮쳤지만 인도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연신 송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먼저 강창일 제주권역총괄선대위원장이 미래통합당의 4.3행보와 관련해 “제가 젊을 때부터 4.3활동을 해왔는데, 얼굴 한번 비춰보지 않은 사람들이 마치 4.3을 잘 아는척 한다”며 “송 후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저와 자주 만나 4.3 진상규명 관련 의논을 하던 상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에 “호소하라면 호소하겠고, 엎드리라면 엎드릴테니 20대 국회가 넘어가기 전에 4.3특별법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라떼는 유세단’ 단장인 원혜영 의원은 “이번 선거는 미래로 전진하느냐, 과거로 회귀하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문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구상은 송 후보가 힘있는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 들어가서 대통령과 함께 그림을 그릴 때 완성될 것”이라고 송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유세 중간에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광진을 후보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영상을 통해 송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송재호 후보는 “매우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여기에 섰다. 코로나19 위기로 시민들이 얼마나 어려우신가”라며 “전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또 “제주에는 아직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4.3의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있고, 명예회복도 되고 있지만,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재작년 70주년 4.3추념식에 이어 올해도 추념식에 와서 배·보상을 통해 유족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제주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인권을 선도하는 전진기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오랜된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개방형 공무원으로 도정에 들어가 제주를 배웠고, 그게 인연이 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을 맡았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만나 정치가 무엇인지, 사람 사는 도리가 무엇인지, 삶과 정치에 대해 배웠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저 같은 제주도 지방 사람을 장관급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아마 문재인정부가 유일할 것”이라며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가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잘 배웠다. 수 많은 기초자치단체장, 시도지사들이 제 스승이다. 그들에게 배운 실력으로 제주의 미래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제주시갑 지역에는 대한민국 팔도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며 “제주시갑이 대한민국의 갑이 되도록 하겠다. 하나된 힘을 갖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꿈보다는 현실을 얘기하겠다. 정치보다 여러분의 벌이와 밥상을 챙기겠다.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제주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 통합당 장성철, “원희룡 도정 발목잡는 민주당, 민주당 국회의원 권력독점 더는 안돼”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는 오후 6시부터 제주시 신제주이마트 인근에서 총력유세를 갖고 표심을 자극했다. 빗줄기가 굵어지는 와중에도 장 후보는 유세 현장을 찾은 유권자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찬조연설에 나선 양진우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수석부의장은 “통합당과 함께 제주를 도민과 노동자를 위한 섬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제주시갑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 장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영희 전 제주도의회 의원도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람 앞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권력독점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회까지 장악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흔들린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장 후보를 국회로 보내야 한다”며 ‘여당 심판론’을 꺼냈다.

양대성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정치는 물처럼 흘러야 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16년간 막혔던 제주정치의 물꼬를 터 달라”고 더불어민주당에 견제구를 날렸다.

뒤 이어 단상에 오른 장 후보는 한철용 제주도당위원장과 당내 경쟁상대였던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 김용철 공인회계사, 제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부상일 후보와 함께 미래통합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장 후보는 “국회에 입성하면 첫 번째로 독립유공자 관련법을 개정하겠다.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후손들이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야 한다.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국가가 직접 자료를 찾고, 보상 의무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제주는 제주의 핵심지역이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 신제주권에 세계 최고 수준의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겠다. 관광객이 찾을 정도의 복합 도서관을 원희룡 도정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한림항을 확충하고, 한경면을 풍력산업 특구로 만들겠다. 추자도에 대형 여객선이 오가도록 하고, 제주도 산하 공공기관을 원도심으로 이전해 원도심 활성화를 꾀하겠다. 모든 읍·면지역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지역별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제주지역 국회의원 3석을 독점, 원희룡 도정 발목을 잡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장 후보는 “이번 총선을 통해 원희룡 도정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 국회의원 3명은 도정 발목만 잡았다. 공무원들이 전문가와 머리를 짜내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 100가지 과제를 정부에 올렸는데, 정부는 60개를 잘라 큰 의미가 없는 40개 권한만 이양했다”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뭘 한 것인가”라고 날을 세운 뒤 “민주당 국회의원만 있으면 원 도정을 뒷받침할 수 없다. 저를 당선시켜 원 도정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라며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 정의당 고병수, “여의도 보내주면 지금 국회의원 3명 몫 해낼 것…제주정치 판갈자”

정의당 고병수 후보는 낮 12시부터 오일시장에서 집중유세를 열어 막바지 표심 잡기 총력전을 펼쳤다.

유세차량에 오른 고 후보는 현장을 찾아준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목소리가 너무 쉬어, 유세가 힘들 것이란 우려에도 연설이 시작되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고 후보는 “의사를 하며 왜 이 어려운 정치판에 뛰어들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제주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16년간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집권여당을 겨냥했다.

이어 “도민들이 어려울 때, 갈등으로 힘들어 할 때, 그들은 우리 옆에 없었다”며 “추운 겨울 도민들은 손을 비벼가며 촛불혁명을 이끌었다. 이는 민주당이 아니 우리가 한 것”이라며 여당 국회의원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고 후보는 “4.3특별법 개정을 통해 유족들의 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 2년간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지난 16년에 더해 4년을 다시 그들에게 맡길 수는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 통합당의 주도권 싸움이 아니다. 구정물에 물 한바가지 넣는다고 깨끗해지지 않는다. 제주를 위해 일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하는 일꾼을 뽑는 자리아”라며 ‘정치 판갈이’를 역설했다.

고 후보는 또 “고병수가 당당히 해내겠다. 여러분이 아플 때 함께하고 힘들어 할 때 손을 잡겠다”며 “여의도에 보내주면 지금 국회의원 3명의 몫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찬조연설에 나선 강봉수 제주대 교수는 “도내 진보세력 중에서 국회의원 한 명은 나와야 한다”며 고 후보가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고 후보와 함께 제주대안연구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강 교수는 “고 후보와 알고 지낸지 오래다. 의사생활을 하며 해외 의료봉사 등 현장에 먼저 달라가는 사람이자 정의로운 일에는 인내심과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스스로 제주의 주치의를 자처했다. 장애인 주치의 제도를 만드는데 힘썼고 영리병원을 반대하며 공공의료 확대에 앞장섰다. 코로나가 그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추켜세웠다.

강 교수는 “민주당 국회의원 3명이 무엇을 했나. 이들은 고요한 바다 속 잔잔한 파도에 불과하다. 진보세력이 당선되면 태풍을 몰고 오는 파도가 될 것이다”며 “제주의 미래를 위해 15일 반드시 고병수와 함께 정의당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 후보는 오일장 유세를 마친 뒤에는 제주시 용담․용문로터리에서 집중유세를 이어갔다.

◇ 무릎 꿇은 박희수 “여론조사 3등, 1등 만들어 달라” 눈물호소…아내․딸도 지원유세

오후 2시10분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총력유세를 펼친 무소속 박희수 후보는 무릎을 꿇고, “막판 대역전을 위해 도와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박 후보의 아내와 딸까지 마이크를 잡고 “남편을, 아빠를 도와달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오전 9시부터 오일시장 입구에서 아침인사를 시작한 박 후보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바닥 민심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유세차량에 오르자마자 무릎을 꿇은 박 후보는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물이 난다.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짓밟히는 세상에서 저 혼자 십자가를 지고 끝장내고 싶다. 여러분들이 저를 일으켜세워 달라”며 호소했다.

박 후보는 “4년 전 제가 국회의원 경선에서 200여표 차이로 아쉽게 낙선했다. 당시 강창일 의원이 공개적으로 자기가 정치를 그만두게 되면 박희수에게 물려주겠다고 했다. 그 얘기를 믿지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짓밟을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저의 기호 1번을 빼앗아가고, 파란 점퍼를 가져간 집권당 후보가 오일시장에서 대통령을 팔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TV토론회에서도 거짓말을 했다. 허위사실은 중대한 범죄다”라고 민주당 송재호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4월2일과 7일 오일시장에서 송 후보는 자신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현직에 있다고 말했다. 한번만 했다면 단순 실수지만 2일과 7일 똑같이 했다. 허위사실공표는 벌금 3천만원 또는 징역 5년 이하인데 선거법에서 벌금 100만원이면 당선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송 후보의 허위사실을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가 알리고 있다. 박희수와 송재호 표를 나누면 자신이 당선될 거라고 얕은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장성철 후보까지 싸잡아 비판하고는 “재선거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에게 몰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중앙권력이 여론조사 4등이던 송재호 후보를 1등으로 만들었는데 지금 3등인 박희수를 1등으로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제주도민이다. 박희수가 당선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제주시갑 유권자들이 저를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선되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제주도 올 때 비행기 앞좌석에 앉지 않고,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사람 만날 때도 호텔 커피숍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국회의원이 있어야 제주도가 발전할 수 있다. 여러분들이 집에 가서 문자와 전화에 매달려 정당이 아닌 인물, 공약을 보고 선택해 달라고 홍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후보는 오후 6시부터는 연동과 노형동 일대 골목투어를 진행하며 표밭갈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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