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당선인 특별대담] 제주시갑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4.15총선은 끝났다. 당선인들이 유권자의 명을 받드는 것은 이제 시작이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이번 총선에서 도민의 선택을 받은 당선인을 초청해, 제주미래 청사진과 총선공약 실천 계획, 도민사회 통합 노력 등 당선인의 정치철학을 듣는 ‘선택 2020 제21대 총선 당선인에게 듣는다’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서귀포시, 제주시을, 제주시갑 순서로 소개한다. [편집자]

그는 등장만으로 시끌벅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직후부터 올해 1월 사퇴때까지 장관급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지냈지만 도민들에게 그의 이름은 생소했다. 이른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스러운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속어)이 몰고온 파장은 컸다. 그가 제주시갑 선거구에 집권여당 공천장을 들고 나타난 게 2월24일. 4.15총선을 불과 50일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선거판은 그야말로 출렁거렸다. 내로라하는 당내 경쟁상대들을 손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고 날려보낸 순간이기도 하다. 선거판에 뛰어든 지 50일 만에 그는 결국 제21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송재호 제주시갑 선거구 당선인의 얘기다.

사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진 민주정부 개국공신으로, 대통령 과외교사로 숨은 실세중 한 명이다. 참여정부에서는 차관급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을 지냈고,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는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아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잡힌 대한민국’을 위한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초선이지만 초선같지 않은 역할을 기대하는 구석이다.

송재호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미래통합당을 상대로 거둔 ‘3대0’ 5연승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코로나 국난극복 의지를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본다”면서 “이번에 기회를 줄테니 못하면 매맞을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의미가 있다. 책임감이 앞선다”고 몸을 낮췄다. 

전국적으로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의석까지 180석을 민주당에 몰아준 표심에 대해서도 “양날의 칼일 수 있다. 숙제를 잘 해내지 못하면 회초리 정도가 아니라 더 큰 심판이 돌아올 수 있다.”며 무작정 기뻐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제주 현안과 관련해 그는 “제2공항 갈등, 4.3문제 해결 등 현안해결을 위해 민주당 3명의 국회의원뿐 아니라 원희룡 제주도정 및 제주도의회와의 협력이 매우 중효하다. 여․야 구분 없이 협력체계를 만들어내는데 역할을 하겠다”고 협치(協治)를 강조했다.

사실 그는 이번 총선 무대가 자신의 정치를 처음 시작한 ‘정치신인’이나 다름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는 내가 ‘갑’의 위치에 있었다면 선거를 치르면서 철저히 ‘을’의 위치로 재부팅되는 시간이었다”면서 “내가 초심을 잃고 ‘갑질’을 한다면 (유권자들로부터) 소환당할 것이다. 제주뿐 아니라 지방의 어려움과 민원을 해결하는 ‘민원실장’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4.15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제주의소리
4.15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제주의소리

제21대 국회에 입성한 뒤 상징성을 갖는 ‘1호 법안’은 뭘로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4.3특별법 개정’을 꼽았다. 그는 “4.3특별법 개정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규합하고, 대통령께 다시 한번 읍소를 해서라도 문재인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최대 갈등현안인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항수용력에 대한 재검토는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현재 제주도의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도민의 대의기관 결정을 진중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상임위 활동과 관련해서는 “나머지 2명의 국회의원들과 제주발전을 위한 역할 분담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출신답게 “국회에도 균형발전특위가 만들어질 것 같다.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민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2022년 지방선거 제주도지사선거 출마說’에 대해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하면서 쌓은 경험을 도정에 적용하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나. 정말 하고 싶었다”면서도 “그런데 내가 이번에 (총선)출마하게 되면서 ‘운명’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도지사도 국회의원도 모두 지위 고하의 구분 없이 (도민의) 민원실장 역할이다. 제주뿐 아니라 지역의 민원실장을 하라는 게 제 운명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숙명처럼 주어진 국회의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선거 과정에서 ‘평화와 인권이 밥 먹여 주느냐’고 한 실언에 대해선 “토론 과정에서 앞뒤 맥락이 잘린 이 표현만 놓고보면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준 발언이었다”며 “큰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가슴이 무지 쓰라렸다. 거듭 사과 드린다”고 했다.  

송재호 당선인과의 ‘선택 2020, 제21대 총선 당선인에게 듣는다’ 특별대담은 당선증을 받은 지난 16일 진행됐다. 대담은 김봉현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선택 2020, 제21대 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사진 오른쪽) 당선인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선택 2020, 제21대 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사진 오른쪽) 당선인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다음은 일문일답

Q. 축하드린다. 간밤에 잠은 편히 주무셨는지. 잠을 설치셨을 것 같다.
 거의 못잤다. 개표 방송을 지지하시는 분들이 캠프에서 계속 지켜보고 함께 해주시는 바람에 예의상 끝까지 남느라고 얼마 자지 못했다. 그래도 맑게 대답해보겠다.

Q. 당선 소감부터 부탁드린다.
 일단 고맙고 감사드린다.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 저를 선택해준 데는 여러가지 준엄한 명령이 있다고 본다. 현 상황이 코로나 위기로 녹록지 않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해서 새로운 희망과 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삶의 목소리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것들이었다. 이러한 것들 이겨내서 더 살기좋은 제주 만들어내라는 유권자들의 요구와 기대, 바람,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받들도록 노력하겠다.

Q. 선거는 유권자의 선택이자, 심판이다. 이번 제주총선의 유권자 표심을 다섯 글자로 줄여 말한다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국정관리를 잘하라는 명령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국정관리 철저히 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본다.

Q. 이번에도 민주당이 3개 선거구에서 완승했다. 5번째 연속이다. 제주총선 역사를 새로 썼다. 어떻게 해석하나.
 2가지 맥락에서, 하나는 코로나 위기가 가져온 국가적 위기를 문재인정부가 잘 관리했고 그 관리를 바탕으로 경제를 회생시키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나라다운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봐라고 하는 전국민적 기대와 요구가 있었고, 그런 국민적 관심이 제주에도 그대로 상당부분 투영됐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코로나 위기가 없었고 먹고사는 경제문제가 이슈가 됐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었다고 본다. 또 하나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 민주당 정부가 갖고 있는 과제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4.3문제다. 진상규명, 명예회복에 이어 배․보상 문제 해결해보라는 것이다. 김대중 국제자유도시, 노무현 특별자치도, 제주도민이 보기에 부족하다. 수선이 필요한데 제대로 수선해봐라는 요구도 있다고 본다. 현장의 농업, 출산 문제 등 그때부터 누적돼 온 것이 시원하게 해결이 안됐다. 그러면 축적된 것들을 응집해서 ‘한번 더 큰 기대를 해서 열심히 해라’라기보다는 ‘이번에 기회를 줄테니 이번에 못하면 매맞을 생각을 해라’ 그런 의미가 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민주당 세 석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일정한 피로감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것을 깨려면 이번에 당선된 세 명의 국회의원이 당적과 관계없이 제주현안 해결하는데 최일선에 서야하지 않겠나.
 그렇다. 정당이나 후보가 지향하는 지점보다는 이번엔 좀 바꿔봐야하지 않겠나, 새롭게 가야하지 않겠나 하는 물밑 흐름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에만 있지말고 농어촌 현장, 삶의 현장에서 들었으면 좋겠다. 자꾸 괴리가 되는 느낌이 많다’라고 하는 비판을 많이 듣고 많이 배웠다. 삶의 문제부터 해결해야하는데 4.3도 중차대한 과제이고 이런 면에서 세 국회의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원희룡 도정과의 협력하다. 민주당 다수석이지만 또 별개의 성격이 있다. 이런 도의회와의 협력체계, 여․야 관계없이 누구든 제주를 사랑하고 제주의 발전을 같이 고민하고 하나의 세력으로 어떻게 묶어낼 것인지, 국회의원 세명에 도지사까지 4명으로 힘들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

Q. 이번 선거 정치신인이나 다름이 없었다. 선거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 가장 보람있었던 기억을 꼽는다면.
 힘들었을 때와 보람을 느꼈을 때가 같은 것 같다. 힘들었던 것은 농어촌, 자영업, 소상공인들 만나서 ‘사는게 힘들죠’ 하면 그 자체가 무안할만큼 힘든 경우가 있다. 개인택시 줄은 공항에 가면 2시간반, 하루평균 수입이 많게는 3만원 적으면 2만원, 아예 먹고 사는 것 포기하는 그런 힘든 경제활동 속에서도 짜증내거나 힘든 표정 안 짓는다. 활기도 있고 희망을 내포하고 있어서 힘든 상황을 전환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많이 느꼈다. 또 제가 교수로, 전문직 공무원, 연구원장, 균형발전위원장 등 어떻게 보면 갑의 위치에 있었다. 뭔가 폼나는 이론적인 이야기나 듣고, 강의하고 토론회나 하고 그러다가 완전히 다른 입장, 을의 위치로 재부팅되는 과정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삶을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종전에는 누리는 위치였다면 이번에는 봉사하는 위치로 왔구나, 잘못하면 진짜 사기꾼 되겠다, 책임감이 막중해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그렇다.

Q. 힘들고 보람있던 순간이 특별한 장면이 아니라 선거기간 내내 새로운 위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게 유의미했다는 말 같다.
 평화와 인권 발언도 같다. 국제자유도시 토론 과정에서 국제자유도시라는게 말로 하는게 아니라 이걸 제주가 뭘 가지고 먹고사는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고병수 후보가 생태환경도시를 제안하셨는데 그걸로 어떻게 먹고 살겁니까. 예를 들면 제가 기대했던 답은 지하수를 갖고 삼다수 하면 그런거 아니냐 이러면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 후보가 평화와 인권을 거기에 가미해서 제가 그 말 끝에 엉겁결에 학생들에게 가르치듯 평화와 인권이 밥 먹여주냐. 그 발언만 놓고 보면 제가 참 형편없는 사람이다. 큰 예방주사를 맞았다. 가슴이 무지 쓰라리더라.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런 표현, 정제되지 않은 표현 옳지 않았다.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분들에게 큰 결례를 한 셈이 됐다. 주의하겠다.

Q. 노무현정부 당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문재인정부에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제주에 있는 동안 임용직 공무원, 한때 언론인, 대학교수 등 다방면에서 여러 경험을 했는데 지금까지는 갑의 위치, 국회의원은 서민들이 보기에는 슈퍼갑인데 본인은 국회의원 위치가 유권자에게 봉사하는 철저한 을의 위치에 있다는 각오로 들린다.
 슈퍼갑이면 국민소환 해야죠. 물론 국회의원이 슈퍼갑이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분은 우스갯소리로 세계 최고의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 그래가지고는 한 달도 버티기 어렵다고 본다. 국회의원직에 충실하려면 ‘민원실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제주의 민원이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비슷하다. 전라도 민원이나 강원도 민원이나 법을 통해서 해결하라는 것 아니냐. 그걸 안하면 직무유기다. 베스트셀러 중에 ‘큰도둑 작은도둑’이라고 있었는데, 직무유기자들은 사실 감옥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출마를 하지 말아야 하고, 출마를 해도 그럴 자신 없으면 사퇴하는게 맞다. 늘 국민이 원하는 바, 민원이라는게 국민이 마음 아픈 부분, 원하시는 부분, 제주시갑 유권자들의 민원을 해결해드리는게 옳고, 해결을 다 할 수는 없어도 앞으로 이렇게 해나가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4.15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제주의소리
4.15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제주의소리

Q. 평화 인권과 관련한 실언 논란도 있었지만 4.3 대동청년단 부친 이력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제가 비판받은게 그걸 선거때 알았다는게 말이 되느냐인데, 사실 정말 선거 때 알았다. 아버지가 저를 47세에 막내로 낳았다. 10명을 낳아서 3명이 중간에 돌아가셔서 7남매였다. 제가 초등학교 때 집을 떠나는 바람에 아버지와 길게 삶 속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없었다. 집은 표선이었지만, 중․고등학교는 또 제주시에서 학교를 다녔다. 아버지와 대화나 그런 것보다는, 대학가기 위해 국영수 공부하고, 학원 다니기에 바빴다. 아버지는 제가 연세대 정외과 가니까 데모해서 감옥 갈까봐 걱정이었는데, 대학교 3학년 때 아버니가 돌아가셨다. 그 전까지 아버지의 삶 속을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다.
다만 아버지가 표선면장도 하셨고, 돌아가신 후에 공덕비도 있고 해서 좋은 일을 했다고만 기억하고 있다가 4.3 과정에 대동청년단이라는 우익단체 책임자였다는 걸 알았다. 대동청년단이 어떤 면에서는 4.3을 아프게 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못된 짓을 한 거다. 그런 단어 자체가 유족들의 상처를 덧나게 하고, 그런 점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가 사과를 드리는게 맞다. 다만 제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다보니 자세하게 찾아볼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 표선유족회에서 그런 사실을 찾아주시고 4.3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들이 찾아주셔서 아버지가 크게 잘못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저로서는 4.3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는 새로운 동력이 돼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우리 어머니 쪽은 4.3의 피해자다. 어머니쪽 형님이 일본4.3유족회 회장이었다. 저를 두고도 양쪽이 그런 세월이었구나 하는 아픔을 이해하고 기억하되 그에 대한 명예회복, 배보상 문제를 평화와 상생, 인권의 방향으로 가는 기틀을 잘 잡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Q. 제21대 국회에서 제1호로 처리할 법안은 뭘로 정했는지?
 4.3 배·보상의 기틀을 통해 4.3을 해결하겠다, 특별법 전면개정하겠다, 군사재판 전면 무효화하겠다, 추가 진상조사 하겠다, 이런 부분들은 대통령이 공약으로 한 것이다. 그걸 총리실에서 관리하고 있다. 2년 전 70주년 추념식 때 오셔서 국민께 보고드렸고, 또 이번에 와서 보고드렸다. 정권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고, 문재인정권 남은 기간에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4.3특별법 개정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야 구분 않고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규합하고, 심지어 대통령께 다시 한번 읍소를 해서라도 꼭 해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Q. 제2공항 갈등해법, 도민자치권, 4.3의 완전해결, 지역경제 자생력 확보,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 등 제주사회 어젠다에 대한 시각을 선거과정에서 듣고 볼 수 있었다. 사람과 자본, 상품의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자유도시 비전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보나.
 기본적 타당성 흐름은 저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국제자유도시가 왜 나왔냐면 1990년 중반인데 비자를 갖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비자를 면제하자, 직항로 없으니 항공로 개설을 해달라, 면세점을 해달라, 제주도 특례를 달라, 이 세 가지를 얻기 위한 수사적 용어였다. 국제자유도시 당시 내용은 노비자 직항로 면세점으로 간다. 김대중정부 때 그걸 상당 부분 얻었다. 그 후로 내용이 바뀌거나 추가돼야 하는데, 또 다른 특례는 없는지 노비자는 더 할건지 말건지, 영주권 문제도 나오고. 제주가 밖으로 사람을 보내든 상품을 보내든 유치하든 우리가 내용물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 내용이 제주의 지하수, 소중한 생태자원이다. 청정 농․수산물 등 꼭 산물로만 하는게 아니라 가공해서. 금릉에 35개 기업이 그걸 식품산업으로 바꿔서 4000억원씩 수출한다. 사람들이 좋은 음식을 먹으니 장수 건강산업과 연결해서, 이거에 특례를 부여할 수 없을까. 그런 내용물로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걸 위해 제주특위가 마련돼 있다. 바꾸자는데는 합의가 돼있다. 그 내용물을 바꾸자는데 뭘로 할거냐, 상징용어를 국제자유도시 계속 쓸거냐, 아니면 생태환경도시가 될 수 있고, 환경수도가 될 수 있고, 여러가지 브랜드로 만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때문에 안전의 도시, 건강의 도시가 먹혀들지 않나 생각했다. 콘텐츠는 우리가 만들어야 하고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그 일을 우선적으로 시급하게 해야 제주의 전반적인 미래 방향이 제대로 가지 않을까.

Q. 노비자 직항노선 면세사업 상당 부분이 현실화 됐지만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났다. 공항이 과포화 돼 제2공항 논쟁에 휩싸였고, 면세점 문제는 제주가 그런 시장이 되다보니 대기업이 진출해 과거 산업과는 달리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맞춘 국제자유도시 논란이 생긴 것 같다. 국제자유도시로 초기에 그려진 청사진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지.
 초기 궤도수정 상당히 불가피하다고 본다. 500만 들어오던 시절에서 지금은 1500만명 들어온다. 해봤더니 도민들이 느끼기에 오는 사람들이 좋은건지 우리가 좋은건지, 누가 좋은건지 모르겠다. 결국은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 땅값은 비싸고 남 좋은일 하고,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떠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다. 대안으로 막막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원칙적으로 도민이 주도하는 산업, 성장이 돼야 한다. 그걸 하려면 면세점이니 관광단지니 이런 개념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관광산업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1차산업 잘하니 가공해서 예쁘게 하거나 도민들이 돈 버는 형태로, 도민들이 성장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특례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을 여러 부처와 협력해 하나씩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국가혁신클러스터 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식품산업으로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것의 규제를 철폐해달라고 하며 정부는 하게 되어 있다. 지금과는 다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우리 혼자 자급자족 경제는 어렵다. 문 걸어잠그고 우리끼리 잘 살아보자는 안되겠다, 어차피 통상은 해야겠다, 통상의 나라가 꼭 일본이나 중국일 필요는 없지 않나. 신남방정책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도 아주 중요한 우리 시장일 수 있다.

Q. 제2공항 갈등 문제와 관련해 21대 국회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제2공항 문제는 솔직히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얼마나 필요하냐는 것이다. 제주에 그러면 한 5000만 오는 관광지가 될 것인가. 저 개인적으로는 2000만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1500만명 넘는 섬이 드물고,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든 생각이 아주 자유로운 왕래, 빈번한 교류가 이제 사회적 거리, 사회적 방역 체제로 조금 더 강화될 것이다, 그러면 공항 수용력에 대해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공항이 필요하더라도 그 공항은 활주로만 있는 개념의 공항이어서는 안되고, 하나의 공항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럼 공항도시의 입지가 어디가 좋은지, 기존공항 확장이 좋은지 새 공항을 만들어야하는 것인지, 또 2개 만들건지 기존공항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것인지 등등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솔직히 말해 생략됐다. 이에 대해서는 원점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도민 합의와 결정과 관련해서는 현재 제주도의회에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결정이 되면 진중하게 뒷받침하겠다. 부산의 경우 실제 검토하고 있다. 얼마든지 우리도 할 수 있다.

4.15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제주의소리
4.15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당선인. ⓒ제주의소리

Q. 21대 국회 입성하면 어떤 상임위로 활동하고 싶은지?
 제주지역 2명 의원들과 의논을 해야할 것 같다. 제주발전을 위해 역할을 분담해야 할 것 같다. 또 중앙당의 요구가 있을 것인데, 최적의 조합을 찾도록 하겠다. 다만 속된 표현으로 돈이 많은 위원회, 돈을 가져올 수 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균형발전위원회 특위가 민주당에 있고 중앙선대위에도 있었다. 21대 국회에도 있을 것 같다. 균형발전특위 말이 너무 어려워서 지역민생특위, 수도권 빼고 힘든 지역끼리 국민들 어떻게 사는지 다 비슷하니까, 압력을 하려면 몇십명이 같이 가서 얘기해야지 한두 명 가서 안된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공감하고 있고 있기 때문에 세력화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해 지역 농어민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 미통당도 동의한다. 그런 것 갖고 하나씩 풀어내는데 역점을 둬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Q. 상대 후보들의 정책 중에서 차용하고 싶은 좋은 정책이 있다면.
 박희수 후보가 국민소환제 얘기했다. 국회의원 일 못하면 소환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국회에서 입법을 하는데 당사자들을 소환하는 것이라 쉽지 않을 수 있다. 일정 부분 공감대가 있는 것 같기 때문에 논의의 폭을 넓혀야 할 것 같다. 장성철 후보의 식품산업단지, 제주가 시급하고 당장 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것다. 도정이 아니라 국가가 뒷받침하는 그런 산업단지로 가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병수 후보가 얘기한 생태환경도시야말로 어떤 경우든 평화와 인권 못지 않게 제주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가치기 때문에 평화인권 생태 가치 조합한 국제화의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Q. 다른 선거구와 달리 다자구도였던만큼 격전을 치른 것 같다. 선거 이후 사회통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겠나.
 경쟁은 경쟁이다. 전쟁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승패는 나눠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서 일종의 섭섭함, 부족함, 스스로의 성찰, 저도 있고 다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혈연, 지연, 학연 등 1차원적인 인간관계가 오래됐기 때문에 기간이 좀 가면 쉽게 해결이 되고 융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대탄 후보의 경우는 문죄인이라고까지 했지만, 그래도 저는 기자 선배이고 해서 악수도 하고 그랬다. 앙금은 풀리리라고 생각한다. 다 훌륭한 분이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다 하나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Q. 선거 초반부터 송 후보는 당선이 되더라도 임기를 채우지 않고 도지사선거에 나갈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다음 지방선거 2022년에 있다. 21대 국회의원 임기 절반 가량밖에 안되는 시점인데, 정말 국회의원 중간에 그만두고 도지사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나.
 그것도 두 가지로 정직하게 대답해야 할 것 같다. 도지사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제가 한 일들이 228개 시군구의 문제, 시도의 문제를 듣고 해결책을 보고 시도지사에게 듣고, 기초단체장에게 배우고, 그런 일을 통해 제주를 보게 되면서 제주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현실적으로 도정에 제안하거나 언론에 발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회가 되면 이런 일들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통령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연임시키시길래 그거 끝나면 지방선거 1년 전쯤이다. 그러면 7~8개월 임기 마치고 어떻게 하나 하는, 계획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망상, 몽상, 꿈 그런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중앙당에서 국회의원 나가라고 했다. 위원장 사표 수리가 돼야 하는데,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재가한 것이다. 뜻이 그렇다면 가라는 것인데, 오면서 운명이라는 것을 많이 생각했다. 삶이라는게 내 뜻대로만 가는게 아니구나. 또 가만히 생각하니 이게 맞다 싶은게 전체적으로 제주에서 일할 분들은 많다.
서울에서 예산을 가져오고 부처를 설득하려면 한국에서는 얼굴을 좀 아는게 유리하다. 어쨋든 14개 장관이 우리 위원회 위원이었고 문재인 대통령선거를 10년간 했으니까 요소요소에 다 있다. 강창일 의원이 4선, 만 70을 바라보고 있고, 문정인 교수(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70이다. 저도 그때가지 몇 년은 내가 그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누가 높고 낮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다 민원실장인데 이쪽(국회) 민원실장을 하라는게 운명일 수 있겠다. 제가 감히 하늘 이야기 하면 안되지만 그 일(국회의원)을 하라는 것으로 알고 성실하게 임할 생각이다. 

Q. 국회의원 역할이 숙명처럼 주어졌으니 이 일에 충실히 하겠다는 말로 이해하겠다.
 이번에 비례까지 합치면 180석이 됐다. 저는 기쁜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위기를 겪는 국민들이 굉장히 어렵다. 우리 대통령, 정부, 국회의원들에게 기왕 하고 있으니 잘해봐라 숙제를 준 것이다. 숙제를 정확하게 지지해 준 것이다. 양날의 칼일 수 있다. 이 숙제를 잘못하면 회초리 정도가 아닐 수 있다. 잘못하면 속된 표현으로 다 날아간다고 본다.

Q. 어쨌든 다음 지방선거 출마 논란에 대해서는 종식된 것으로.
 계속 논란 내달라. 노이즈마케팅이라고 정치인은 시끌시끌하면 좋더라.(웃음)

Q. 끝으로, 경쟁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아우르는, 4년 임기 내 제주도민과 지역구 유권자들에 대한 각오를 전한다면.
 무엇보다 자주 뵙겠다.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농어촌, 일반생활, 관광 등 산업, 생활체육 등 그룹화해서 많이 뵙고 많은 이야기를 듣겠다. 가능하면 생활정치, 유권자와 도민들이 생활에서 불편한 것, 삶 속에서 불편한 것, 국가와 정부가 내 삶에 도움이 되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저를 찍었던 안찍었던 제게는 소중한 시민 도민들이다. 잘 받들고 함께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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