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당선인 특별대담] 제주시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4.15총선은 끝났다. 당선인들이 유권자의 명을 받드는 것은 이제 시작이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이번 총선에서 도민의 선택을 받은 당선인을 초청해, 제주미래 청사진과 총선공약 실천 계획, 도민사회 통합 노력 등 당선인의 정치철학을 듣는 ‘선택 2020 제21대 총선 당선인에게 듣는다’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서귀포시, 제주시을, 제주시갑 순서로 소개한다. [편집자] 

4년 전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시 을 선거구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국회 상임위원장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하던 3선 중진의원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낙마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지역 텃밭을 꾸준히 일궈 온 여당 유력후보도 엎치락뒤치락 접전 끝에 고배를 마셨다. 승패는 단 1%의 차이에서 갈렸다.

힘겹게 일궈낸 승리, 박빙의 승부는 한 표의 가치를 더욱 깊게 되새기게 된 교훈이 됐다. 4년 후 같은 상대를 두고 리턴매치가 벌어졌지만 비교적 너끈한 승리를 거머쥔 것은 지난 4년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였고, 반증이었다.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55.4%의 득표율로 경쟁 상대인 미래통합당 부상일 후보와의 격차를 14.3%p까지 벌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여당도, 야당도 아닌 괸당(혈족·친족 의미의 제주어)이 최고'라는 우스갯소리가 빈 말이 아닌 제주정가.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태어나 학창시절도 산남지역에서 지내며 별다른 연고가 없던 오 당선인은 애초부터 핸디캡을 안고 있었지만,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고, 4.3운동에 매진하고, 제주도의원 재선 의원을 지내는 등 꾸준히 체급을 키워왔다.

이는 곧 초선 의원으로서 민주당 원내부대변인, 원대부대표, 정책위 상임부의장 등 중책을 맡게된 원동력이 됐다. 이를 밑거름 삼아 '재선 의원으로서 더 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오 당선인의 포부다.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제주의소리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백발'을 검게 물들인 것은 단순히 스타일의 변화를 주기 위함은 아니었다. 이미 한국사회의 주류가 된 운동권 출신 586세대, 어느 순간부터 20~30대 젊은이들에게 '꼰대'처럼 비춰지고 있던 자신의 모습에 '아차' 싶었단다. 보름에 한 번 꼴로 염색을 해야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게 된 계기가 됐다.

"어떤 어르신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오 의원 심부름 시키기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편하게 심부름 시킬 수 있게 됐다'고요. 머리 색만 바꿨을 뿐이지만 청년은 물론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됐구나 확신하게 됐죠."

재선 의원으로서 굳은 입지를 다지게 된 오 당선인. 선거 직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영훈tv 구독자 수 2000명을 넘으면 파란머리 염색을 하겠다'는 목표가 달성되면서 공약 실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 당선인은 21대 국회에 들어가면 제1호 법안으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20대 국회에서 한 차례 쓴맛을 봤지만, 바뀐 정치지형으로 인해 이번만큼은 관철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임위원회로는 4.3해결을 위한 행안위, 제2공항 문제가 걸친 국토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문광위 등 제주지역사회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 내 핵심 화두로는 1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꼽았다. 어떻게 하면 농수산물 계약물량을 늘릴 것인지,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지, 고부가 가치화 할 방법은 없는지 등이 그의 머리속에 맴도는 고민거리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오영훈 당선인을 초청해 '선택 2020, 제21대 총선 당선인에게 듣는다' 특별대담을 가졌다. 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의 여러 생각과 21대 국회에서의 과제 등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 대담=김봉현 편집국장, 정리=박성우 기자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선택 2020, 제21대 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사진 오른쪽) 당선인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선택 2020, 제21대 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사진 오른쪽) 당선인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 "외신은 호평, 야당은 혹평...엇갈린 주장에 유권자 등돌려"

오 당선인은 "저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민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부족한 점이 있지만 많은 사랑을 주셔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다시 선택받았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주셨던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 제대로 기억하겠다. 낮은 자세로 여러분이 주셨던 목소리를 의정활동 과정에서 포함되도록 하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소통하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선거의 의미로는 유권자들이 '보수 야당을 심판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 당선인은 "보수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미래통합당 등 다양한 야당이 있지 않나. 이들이 전국적으로 선거 막판에 막말과 관련된 부분 뉴스를 퍼뜨리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봤다. 

또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서도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집권여당이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외신에서도 상당히 극찬했는데, 야당에선 그걸 존중하는 목소리가 안나왔다. 외신은 호평, 야당은 혹평, 이런 엇갈린 주장이 제주도민들에게 상당히 안좋게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도의원 시절부터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흰 머리를 검게 물들인 이유를 묻자 "하얀머리냐, 검은머리냐에 따라 주는 메시지가 있더라. 젊은 청년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겠다는 판단에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제가 꼰대로 인식되기 시작했더라. 나이는 50대 초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마치 20~30대가 보기엔 꼰대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이 모습을 극복하지 않으면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염색을 했더니 한 어르신이 '예전에는 오 의원 심부름 시키기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편하게 심부름 시킬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더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선거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와 가장 보람있던 시기를 묻자 가족의 이야기를 꺼냈다.

오 당선인은 "선거는 제가 주역으로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고 가족들은 스탭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모든 책임은 제가 져야하는 것인데, 가족이 함께 그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맞닥뜨렸을 때 힘이 들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정치 선거라는 제도가 만들어 낸 결과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문제가 안타까웠다"고 했다.

반면 "가족과 함께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기쁨이었다. 이제 아이들이 커서 다 유권자가 됐기 때문에 유권자인 아이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게됐다. 그 아이들이 자원봉사자, 지지자들과 함께 뭔가를 도모하고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참 기뻤다"고 미소지었다.

◇ "어디든 제주 현안 해결 목표...'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최우선 처리"

오 당선인은 제20대 국회에서 상반기에는 교문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하반기에는 농해수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21대 국회에서는 제주의 현안을 가장 우선적으로 풀 수 있는 상임위원회 활동을 희망했다.

그는 "아직은 결정이나 확정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이번에 민주당이 상당히 많은 의석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당 차원의 전략적 결정이 있을 것 같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제주4.3 해결과 특별자치도 분권모델 완성하려면 행안위(행정안전위원회)가 나을 수 있고, 공항 문제 해결하려면 국토위(국토교통위원회),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제주가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대응하려면 문광위(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가야 할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잘 파악해서 도민들의 어려운 곳을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전략적으로 가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제주의소리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제주의소리

4.3특별법 개정안의 20대 국회 처리를 전제하고, 21대 국회에 입성하면 제1호 법안으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가장 먼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은 "20대 국회에서도 1호 법안으로 냈는데 공청회까지 다 거쳤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사회적 분위기, 특히 보수야당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번 21대 국회는 조건이 많이 좋아졌다. 우리 당이 더 성장했기 때문에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당선인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후배 세대, 청년 세대가 지방대학 나왔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차별받는 문제 극복하지 않으면 청년세대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용과 진학에 있어서만큼은 출신학교, 지역 차별은 없앨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제주시 을 지역구의 시급 현안으로는 1차산업 경쟁력을 꼽았다. 오 당선인은 "공익적 직불제도 있지만, 아직 농가 소득이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소득 안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야할게 '어떻게 하면 계약물량을 늘릴 것인가'이다"라며 "계약물량이 낮나하면 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그정도 가격을 받아서는 소득이 안된다고 하고, 생산비 수준으로 높여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농수산물 가격 안정법 개정이 필요하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겠지만, 이 부분을 해결해야만 제주도 1차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식품 가공산업의 육성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의 1차산업 비중은 11%가 된다. 전국 평균은 2%에 불과한데 엄청나게 높은 산업 비중을 지니고 있다. 이를 고부가 가치로 전환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져나갈 수 없다"며 "고부가 가치를 위해서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육성이 필요하다. 그 부분에 대해 융복합 산업 육성에 대해 전략적으로 도정과 협력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제2공항 갈등 문제, 5~6월 중 판단...신항만 크루즈 아닌 화물선석 확보해야"

제주 제2공항 갈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충분히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이미 당정협의회 통해 갈등해결 방법이 제시됐다고 본다. 도민의견 수렴해서 제주도가 국토부에 전달하게 되면 정책 절차를 반영한다고 합의문에 나와있다. 다행히 제주도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원희룡 지사도 존중한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그런 요건이 형성됐다고 본다"고 봤다.

이어 "5월까지 특위 활동이 진행되기 때문에 특위에서 다뤄지는 내용 검토해야 하고, 환경부가 진행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도 5~6월에 마무리 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가 나오게 되면 성산읍 지역의 적정성이 판단되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정식 절차를 진행하는 고시를 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 판단이 이뤄지게 된다. 5~6월의 과정이 제2공항 문제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피력했다.

제주신항만 사업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크루즈선석, 여객선석을 확보하려는 현재 계획이 아닌 화물선석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오 당선인의 주장이다.

그는 "신항만 사업 내용을 보면 2조8000억원을 들여서 2040년까지 신항만 만든다는 계획이다. 계획을 살펴보면 크루즈선석·여객선석 확보하는 것으로 돼는데, 이는 관광객 유치에 목적을 두는 것"이라며 "이미 제주외항에 크루즈선석 확보하지 않았나. 그게 과연 제주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까 생각해야 한다. 제주의 문제는 사람을 더 오게하는게 아니라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문제, 생활이 어떻게 나아지는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당선인은 "그렇다면 제주의 물가가 타 지역에 비해 더 비싼 원인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1차산업 경쟁력이 운송비 때문에 떨어진다면 이 문제를 따져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렇다면 화물선석을 확보하는게 가장 중요하구나, 화물선석 확보하고 표준 컨테이너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항만에는 기본적으로 표준 컨테이너가 단 한 개도 없다. 예를 들어 삼다수를 수출하려면 부산까지 물건을 보내서 다시 표준 컨테이너에 실어서 중국 상해 등으로 가는 방식"이라며 "제주에서 바로 실어서 중국으로 가고, 그 컨테이너가 다시 돌아온다면 물류비 상당히 줄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화물선석 확보를 기본으로 항만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자유도시 비전과 관련해서는 "국제자유도시의 정책기조는 '신자유주의' 기조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적합한 정책기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미 IMF에서도 신자유주의 폐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법적으로 보호하면서 가고 있다"며 "이제는 맞지 않다고 본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새로운 정책기조는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제주특별법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손 봐야한다"고 말했다.

◇ "부상일 농업인 수당 확대 공감...법제화 진지하게 검토"

두 차례 맞대결을 벌인 미래통합당 부상일 후보가 발표했던 공약 중 차용하고 싶은 정책이 있는지 묻자 '농업인 수당 확대 정책'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은 "부 후보가 농업인 수당 확대 정책을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 정책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별 농민에 대한 수당으로는 아직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종전에는 농가에 대한 면적 단위로 지급되됐는데, 앞으로 장기적으로 개인에 대한 수당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부 후보의 제안을 법제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관련해 상당히 지역사회에 필요하고 적절한 제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관계부처 협의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오 당선인은 마지막 각오를 묻자 "도민 여러분과 지지자 여러분께 고마운 말씀 드린다. 특히 부상일 후보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를 지지했든 부 후보를 지지했든 제주도민 여러분의 목소리 겸허하게 듣고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더 여러분의 목소리 더 낮은 자세로 듣겠다"고 밝혔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선택 2020, 제21대 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사진 오른쪽) 당선인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다음은 오영훈 당선인 일문일답

Q 잠 좀 주무셨나.
- 편하게 잤다. 시간적으론 부족했지만 당선의 기쁨이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단잠을 잤다.

Q 간단하게 당선 소감을 전해달라.
- 저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도민으로부터 시민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부족한 점이 있지만 많은 사랑을 주셔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다시 선택받았다. 그 과정에서 주셨던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 제대로 기억하겠다. 그리고 낮은 자세로 여러분이 주셨던 목소리를 의정활동 과정에서 포함되도록 하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소통하는 의정활동 하겠다.

Q 이번 선거의 의미. 유권자들의 표심을 다섯 글자로 축약한다면?
- 제주의 표심은 보수야당을 심판했다. 다섯 글자가 안되는데 보수적 야당이라고 해야겠나? 보수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현재 야당이 존재하고 있고 미래통합당 등 다양한 야당이 있지 않나. 전국적으로 선거 막판에 막말과 관련된 부분 뉴스가 상위에 링크가 되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서도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집권여당이 상당히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외신에서도 상당히 극찬했는데 야당에선 그걸 존중하는 목소리가 안나왔다. 외신은 호평, 야당은 혹평. 이런 엇갈린 주장이 제주도민들에게 상당히 안좋게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Q 도의원 시절부터 트레이드마크 흰 머리가 이번에 바뀌었다. 보다보니까 익숙해졌다.
- 저도 이제는 하얀 머리 예전 사진을 보면 저 같지 않더라. 이상하게. 

Q 염색한 이유가 있나?
-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관리의 문제였다. 머리가 빨리 자라는 스타일이라 자주 염색을 해야했다. 보름에 한번 염색을 해야해서 부담도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하얀머리냐, 검은머리냐에 따라 주는 메시지가 있더라. 젊은 청년들과의 소통을 강화해야겠다는 판단에서 그랬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꼰대로 인식되기 시작했더라. 나이는 50대 초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마치 20~30대가 보기엔 꼰대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 모습을 극복하지 않으면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겠다 싶었다. 염색을 했더니 어떤 어르신이 이런 말을 하더라 '예전에는 오 의원 심부름 시키기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편하게 심부름 시킬 수 있게 됐다'고.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됐구나 확신하게 됐다.

Q 또 파란머리를 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유튜브 오영훈tv의 구독자 수가 선거 직전에 열어서 2000명 넘으면 (파란머리 염색을)한다고 했는데 덜컥 마지막 날에 넘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걱정하고 있다. 

Q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세 곳을 다 석권했다. 민주당 세 선거구를 다 차지한 역사를 보니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5번째 완승이다. 도민들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표심의 배경 어떻게 해석하나.
- 명확히 분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특수한 경우도 있고. 허나 분명한 것은 계속 선수를 바꿨다는 점이다. 이번 21대에서도 새로운 의원이 또 한분 계시고, 20대 선거에서도 2명이 새롭게 됐고, 그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과정이 도민들에게 비춰지는 모습은 민주당이 자만하지 않고 도민들의 평가를 받으려고 노력하는구나 메시지를 준 측면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것은 무겁게 이 상황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차원에서는 이걸 가만히 즐기기만 할 상황은 아니다. 그만큼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저는 민주당이 이번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음은 영원히 없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조기에 성과를 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안과 관련해서도 더 속도를 내서 이번엔 제대로 하자 하는 생각이다. 

Q 선거 기간 중 나름대로 고비가 있었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 또 가장 보람있던 시기. 두 가지 장면을 선택한다면?
- 다 가족과 관련됐다. 선거는 제가 일종의 주역으로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고 가족들은 스탭으로 도와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모든 책임은 제가 져야하는데 가족이 함께 져야하는 상황이 맞닥뜨렸을 때 힘들더라. (보좌관 문제를 의미하나?) 그걸 포함해서 여러가지다. 그게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문제, 정치 선거라는 제도가 만들어 낸 결과이긴 하지만 이런 부분이 안타까웠다. 가족과 함꼐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기쁨이다. 저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커서 다 유권자가 됐기 때문에 유권자인 아이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게된 것, 그 아이들이 자원봉사자 지지자들과 함께 뭔가를 도모하고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참 기뻤다.

Q 초선 당시 상반기에는 국회 교문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하반기에는 농해수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했다. 21대 국회에서는 어떤 상임위원회를 희망하나?
- 아직은 결정이나 확정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이 상당히 많은 의석수를 차지했다. 당 차원의 전략적 결정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제주의 현안과 관련해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현안이 무엇인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제주 당선자 3명과 함께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제주4.3 해결과 특별자치도 분권모델 완성하려면 행안위(행정안전위원회)가 나을 수 있고, 공항 문제 해결하려면 국토위(국토교통위원회),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제주가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대응하려면 문광위(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가야 한다. 이런 부분을 잘 파악해서 도민들의 어려운 곳을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전략적으로 가고 싶다.

Q 21대 국회 들어가면 제1호 법안,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법안은?
- 4.3(특별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마지막에 통과됐으면 하고, 1호 법안은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20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냈는데, 공청회까지 다 거쳤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사회적 분위기가, 특히 보수야당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번 21대 국회는 조건이 많이 좋아졌다. 야당도 마찬가지고 우리 당이 더 성장했기 때문에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통과될 수 있게 됐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후배 세대, 청년 세대, 지방대학 나왔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차별받는 문제 극복하지 않으면 청년세대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고용과 진학에 있어서만큼은 출신학교, 지역 차별은 없앨 수 있도록 하겠다.

Q 제주시 을 지역구를 위해 이것만큼은 꼭 성과를 이뤄내겠다는 것이 있다면?
- 지역구 전체를 보면 면적을 보더라도 읍면지역 면적이 많고, 동지역이라고 해도 1차산업 종사자가 많다. 1차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다. 공익적 직불제도 있지만, 아직 농가 소득이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소득 안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야할게 '어떻게 하면 계약물량을 늘릴 것인가'이다. 농수산물 가격 안정법 개정이 필요하다. 왜 계약물량이 낮나하면 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그정도 가격을 받아서는 소득이 안된다고 하고, 생산비 수준으로 높여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물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겠지만, 이 부분을 해결해야만 제주도 1차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제주의소리
4.15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 ⓒ제주의소리

Q 또 하나의 경쟁력은 2~3차 아우르는 6차산업 경쟁력이 아닌가 싶다.
- 식품 가공산업의 육성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의 1차산업 비중은 11%가 된다. 전국 평균은 2%에 불과한데 엄청나게 높은 산업 비중을 지니고 있다. 이를 고부가 가치로 전환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져나갈 수 없다. 고부가 가치를 위해서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육성이 필요하다. 그 부분에 대해 융복합 산업 육성에 대해 전략적으로 도정과 협력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 그 부분이 조금 소홀히 진행되는게 아닌가 걱정이 있다. 도민 공감대를 형성해가면서 산업이 선전 육성과 관련해 로드맵을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Q 제주시 을 지역은 제2공항의 인근지역으로 갈등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데,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겠나.
-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이미 당정협의회 통해 갈등해결 방법 제시됐다고 본다. 도민의견 수렴해서 제주도가 국토부에 전달하게 되면 정책 절차를 반영한다고 합의문에 나와있다. 아직 안된 것은 도민의견 수렴 과정이 아직 전달이 안된거다. 다행히 제주도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원희룡 지사도 존중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런 요건이 형성됐다고 본다. 다만 5월까지 특위 활동이 진행되기 때문에 특위에서 다뤄지는 내용 검토해야 한다. 또 하나는 환경부가 진행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다. 그것도 5~6월에 마무리 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가 나오게 되면 성산읍 지역의 적정성이 판단되지 않겠나. 그러면 정식 절차를 진행하는 고시를 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 판단이 이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저는 5~6월의 과정이 제2공항 문제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도민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전달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하늘길도 중요하지만 바닷길도 중요하지 않나. 해양시대를 맞아 제주신항만 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신항만 사업 내용을 보면 2조8000억원을 들여서 2040년까지 신항만 만든다는 계획이다. 계획을 살펴보면 크루즈선석·여객선석 확보하는 것으로 돼있다. 크루즈·여객선 선석 확보는 관광객 유치에 목적을 두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제주외항에 크루즈선석 확보하지 않았나. 그게 과연 제주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까 생각해야 한다. 제주의 문제는 사람을 더 오게하는게 아니라 제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문제, 생활이 어떻게 나아지는지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제주의 물가가 서울에 비해 비싸다', 이 원인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1차산업 경쟁력이 '운송비가 안된다' 하면 문제를 따져봐야 하지 않겠나. 따져보다보니 제주의 항만에 가장 기본적으로 표준 컨테이너가 단 한개도 없다는 문제를 확인했다. 그렇다면 화물선석을 확보하는게 가장 중요하구나. 화물선석 확보하고 표준 컨테이너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삼다수 수출하는데 부산까지 보내서 다시 표준 컨테이너에 실어서 중국 상해 등으로 간다. 제주에서 바로 실어서 중국으로 가고, 그 컨테이너가 다시 돌아온다면 물류비 상당히 줄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화물선석 확보를 기본으로 항만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의 H라인에 넣을 수 있다.

Q 국제자유도시 비전이 상당 부분 시간이 흘러서 현실과 많이 달라졌다는 걱정이 있다. 여전히 자본과 사람과 물류 이동을 중시하는 국제자유도시의 비전 청사진이 유효한 것인지.
- 저는 이제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국제자유도시라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떤건지를 모른다. 개념이 자기 머리 속에 없다는 것이다. 국제적 도시라는 개념은 있겠지만 국제자유도시 개념이 있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 법적으로 만들어놓지 않았나. 가장 핵심적인 정책기조는 신자유주의 정책기조다. 그 정책기조가 21세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적합한 정책기조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IMF에서도 신자유주의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법적으로 보호하면서 가고 있다. 이제는 맞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위기 공공의료체계가 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 미국은 무너지지 않았나. 바로 미국이 신자유주의 때문에 무너진 것으로 본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새로운 정책기조는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제주특별법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손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Q 경쟁 후보의 선거기간 동안 경쟁하는 관계였지만 상대 후보 중 좋은 정책, 이것만큼은 꼭 차용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농업인 수당 확대 정책이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 정책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별 농민에 대한 수당으로는 아직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농가에 대한 면적 단위로 지급되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수당 새롭게 고민해야겠고, 앞으로 장기적으로 개인에 대한 수당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부 후보의 제안 진지하게 검토하고 법제화 할 수 있도록하겠다. 또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관련해 상당히 지역사회에 필요하고 적절한 제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관계부처 협의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찾아보겠다. 

Q 경쟁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자들도 계시고, 도민과 유권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전해달라. 
- 도민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많은 분들에게 고마운 말씀 드린다. 특히 부상일 후보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저를 지지했든 부 후보를 지지했든 제주도민 여러분의 목소리 겸허하게 듣고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더 여러분의 목소리 더 낮은 자세로 듣겠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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