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샤인빌파크CC 내 호수에 울음고니 3마리가 한가로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산하 제동목장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샤인빌파크CC]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샤인빌파크CC 내 호수에 울음고니 3마리가 한가로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산하 제동목장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샤인빌파크CC]

제주 유명 골프장의 명물로 떠오른 백조(울음고니)를 두고 한진그룹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때 아닌 소유권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20일 제주경찰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 산하 한국공항 소유의 제동목장 관계자들이 8일 표선파출소에 신고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샤인빌파크CC를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샤인빌파크CC 내 호수에 있던 백조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호수에는 백조 3마리가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진그룹은 2009년 한국공항에서 운영하는 제주민속촌에 전시하기 위해 외국에서 백조 2마리를 들여왔다. 이후 적응을 못하자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제동목장으로 터를 옮겼다.

백조 한 쌍이 번식을 하면서 10년에 걸쳐 무리는 7~8마리로 늘었다. 이들은 다른 연못이나 습지를 오가며 제주 환경에 적응을 마쳤다.

문제는 이중 일부가 샤인빌파크CC 호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시작됐다. 제동목장에서 골프장까지는 직선거리로 12.5km에 이른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샤인빌파크CC 내 호수에 울음고니 3마리가 한가로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산하 제동목장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샤인빌파크CC]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샤인빌파크CC 내 호수에 울음고니 3마리가 한가로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산하 제동목장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샤인빌파크CC]

보기 드문 백조 무리가 골프장에 나타나자 입소문이 퍼지며 순식간에 명물로 자리 잡았다. 해당 골프장은 방문객들의 호응도가 높자 직접 먹이까지 던져 주며 관심을 보였다.

울음고니는 사육 상태에서의 수명은 35년 이상이지만 야생에서는 12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날개를 펴면 길이가 3m에 이른다. 혹고니를 제외하면 고니류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샤인빌파크CC측은 “골프장 환경이 좋아서 고니들이 스스로 온 것이다. 우리가 잡아왔다면 점유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런 상황 자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장에서 고니를 불법 점유한 사실이 없다. 한진측에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강제로 고니를 가두는 것은 환경적 측면에서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측은 “제동목장에 있는 고니와 DNA를 대조하면 쉽게 소유권에 대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산하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와 관련 “울음고니는 보호종이 아니고 야생화 된 사유재산으로 봐야 한다”며 “소유권이 입증된다면 제동목장으로 가져가는 행위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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