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안정화 발표시 대면수업 전환...절대평가 전환

제주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강의를 1학기 내내 유지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단,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다고 공식 발표하는 경우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대학교는 지난 20일 오후 송석언 총장 주재로 대학 주요보직자와 총학생회, 교수회, 직원회 등 4대 자치기구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학기 비대면 강의의 무기한 연장을 결정했다.

이는 제주대 학내 구성원, 특히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한 결정이다.

앞서 제주대 총학생회가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7.3%가 '비대면 강의 잠정 연장', 26.2%가 '1학기 비대면 강의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반면, 1학기 비대면 강의 반대 의견은 16.7%에 그쳤다. 비대면 강의의 신속한 공지를 원하는 답변은 20.8%였다. 

실제 불확실한 비대면 강의가 이어지자 대다수의 학생들이 예측 가능한 학사 일정을 요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제주대는 우선 1학기 전체 일정을 비대면 강의로 운영키로 확정지었다. 다만, 정부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다고 공식 발표하는 경우 1주일 전에 공지해 대면수업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적어도 초·중·고교 등교수업이 이뤄진 이후에야 대면 강의 방침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강의가 확정됨에 따라 기존의 평가 방식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비대면 수업 방식에 따른 예기치 못한 문제나 추후 대면 강의로 전환했을 시의 문제를 고려해 상대평가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중 대학 차원에서 자체 판단으로 대면강의를 전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대면 강의를 문제 삼거나 인정할 수 없다는 학생이나 학부모도 있을 수 있다"며 "결국 1학기까지의 일정은 비대면으로 확정하는 것이 여러모로 맞게 가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강의 방식이 확정됨에 따라 강의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은 대학의 과제가 됐다.

총학생회의 여론조사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강의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은 4.5%, 만족 9.1%, 보통 167.6%에 그친 바 있다. 반면 불만족은 34%, 매우 불만족은 34.7%로 부정적 평가(68.7%)가 긍정적 평가(13.6%)에 비해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중복 답변을 허용하며 비대면 강의의 불편한 점과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도 전체 54.6%의 학생이 '교육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과제의 양·난이도·기간·성적반영 등을 지적한 학생은 47.5%, 이해하기 어려운 교안·자료에 대한 지적도 26.6%에 달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총학생회의 설문 결과를 학교 차원에서도 받아들였고, 다양한 방법으로 강의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상황에 따른 것이기에 학내 구성원 간의 단합으로 이겨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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