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지 1년만에 공사가 재개될 예정인 비자림로에 대해 제주 녹색당이 22일 논평을 내고 멸종위기생물들의 서식처인 비자림로 공사 백지화를 촉구했다.

제주 녹색당은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는 반대 여론과 멸종위기생물이 현장에서 발견되는 등 두 차례나 공사가 중단되며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였음이 밝혀졌다”며 “생태조사 참여 전문가들은 공사 구간에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법정보호생물이 십여 종 이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공사 중단 목소리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 박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연 파괴로 인한 서식처 감소로 인해 여러 종의 동물이 가깝게 살게 됐다. 결국 동물 간 질병 전염, 인간과 접촉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이 커져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개발과 소비 중심의 삶을 살아선 안 된다는 전문가의 경고”라고 피력했다.

제주 녹색당은 “제381회 임시회에서 고용호 의원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건설도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 경기 부양을 통해 억지로 살린 경제는 자연 파괴를 기반한다”며 “결국 자연 파괴가 낳은 판데믹이 그 경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 지사는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주는 준엄한 교훈을 직시하고 계획 중인 모든 개발 사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의 지방도 공사 계획에 대해 “도는 2022년까지 제주 지방도 17개 노선에 대해 2조270억원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며 “야생동물 서식처 파괴·단절 사업에 수조원의 예산을 쓰겠다는 계획은 시대의 요구에 맞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농민수당 지급 요청에 대해 여유 재원이 없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재난지원금 역시 예산 부족 이유로 중위소득 100%로 한정 지급하고 있다”며 “도로 예산을 농민 기본소득, 재난 기본소득 등 도민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 지사를 향해 “도로 건설에는 예산을 아낌없이 집행하면서 농민수당과 전 도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벌벌 떨며 반대하는 행보는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라고 되묻고 “정치가 향하는 곳이 과거인지 미래인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8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고용호 의원(성산읍, 더불어민주당)의 비자림로 공사 재개 여부에 대해 "5월부터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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