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한 성산일출봉 잔디광장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아 자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24일 오전 불이 난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성산일출봉 잔디광장을 방문해 피해 현황을 확인했다.

어제(23일) 난 불로 야초지 2600여㎡가 불에 탔다. 바람에 불길이 주변으로 번지면서 소나무 15그루도 일부 화재 피해를 입었다.

담당 공무원들이 화재 구역을 조사한 결과, 잔디 뿌리까지 훼손되지는 않았다. 소나무도 밑동에서 2~3cm가량 불에 그을린 정도로 생육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뿌리 상황을 볼 때 비만 적당히 내려주면 자연적인 치유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문화재청 현장 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최종 복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성산일출봉은 2000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7월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 2010년 10월에는 UNESCO 세계지질공원에 선정됐다.

잔디광장에서는 3일 오후 3시5분 처음 불길이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는 세계유산본부 일출봉관리팀 직원 2명이 잔디를 깎는 예초작업을 벌이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며 불길이 번지자 현장 사무실에 있던 직원과 주민 등 30여명이 소화기 등을 들고 초기 진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직원 김모(43)씨가 양쪽 손가락에 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잔디광장 주변에 소화기 등 진화 장비가 없어 직원들이 진압에 애를 먹었다.

제주도는 향후 예초작업시 근로자가 소화기를 반드시 휴대하도록 근무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 인근에 등짐펌프도 상시 배치해 화재시 즉각 대응하도록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