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6차산업人](1) 농업회사법인 (주)제주클린산업 ‘양홍석’ 대표 “ ‘코코리’한 제주 만들 것”

제주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 현장과 2·3차산업의 융합을 통한 제주6차산업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대안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제주의 농촌융복합 기업가들은 척박한 환경의 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인 제주(Made in Jeju)’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주역들입니다. 아직은 영세한 제주6차산업 생태계가 튼튼히 뿌리 내릴수 있도록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기획연재로 전합니다. [편집자 글]
양홍석 농업회사법인 제주클린산업 대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 했다. ⓒ제주의소리
양홍석 농업회사법인 제주클린산업 대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 했다. 양 대표는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농촌융복합사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주목받는 청년 6차산업인이다.  ⓒ제주의소리

[기사보강 12일 오전 9시43분] “농가를 돕고 일자리를 만들어 제주 농가·청년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버려지는 제주 비상품 감귤, 일명 ‘파치’ 때문에 신음하는 농가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가 있다.

20대 시절 세제 공장에서 근무하던 그는 비싼 수입 오렌지 원료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제주를 대표하는 감귤을 사용하면 어떨까 고민했다. 농가도 돕고 친환경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의 회사다.

제주를 알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기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는 양홍석(42) 대표를 만나 제주 6차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양 대표는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농촌융복합사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주목받는 청년 6차산업인이다. 

2013년까지 경남 양산시 소재 세제 공장에서 근무하던 그는 고가 인데다 정치·외교 문제로 인해 덤핑 문제가 발생하는 오렌지를 보고 제주 감귤을 활용하면 어떨까 고민했다. 감귤로 세제를 만들어 친환경 제주를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바탕이었다.

또 기왕이면 버려지는 비상품 감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했단다.

양 대표는 “비상품 감귤 수매를 위해 공장에 줄지어 있는 용달차를 본 적 있다. 하루 50대 정도가 줄 서 있는데 판매할 수 있는 건 20대뿐이었다. 줄만 서도 용달비를 내야하고 하루가 지나버린 감귤이 물러져 버려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산처럼 쌓여있는 감귤을 보고 안타까워 본인 전공을 살려 만들어 낸 것이 친환경 감귤 세제다. 양 대표는 도내 농가와 상생하고 싶은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어 냈다. 버려지는 감귤을 활용해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산업이다.

농가를 위해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는 “제주 농가가 없었더라면 우리도 (사업을)못했다. 늘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이번에 소독제를 기부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소독제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시기에 마진 없이 휴대용 손소독제를 제작해 청소년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고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했다”며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도민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하기 위해 최근 판매되는 제품에 ‘코로나19 힘내게마심! 코코리 해질거우다(코로나19 힘내봅시다! 깨끗해질 겁니다)’라는 문구 한 줄을 덧붙이기도 했다.

비상품 감귤을 활용한 제품. 제공=제주클린산업.
제품 상단의 한 줄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힘내게마심! 코코리 해질거우다!' ⓒ제주의소리
제품 상단의 한 줄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힘내게마심! 코코리 해질거우다!' ⓒ제주의소리

제주의 수눌음 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그는 제주의 문제, 농가 문제를 사심 없이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는 고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성장해 육지에 자랑스런 제주를 알리고 싶단다.

그런 그는 제품에 ‘코코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코코리는 제주어로 ‘깨끗하게’라는 뜻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제주의 것, 제주다운 것을 위해 코코리를 생각했단다. “코코리한 제주를 만들고 더불어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환경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제주의 물과 감귤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어 친환경인증, 친환경생활 실천 우수사례 경진대회 수상, 특허증, 사회적기업 인증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올해 3월에는 ‘이달의 농촌융복합사업인’에 선정될 정도로 열심히 제주 6차산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사업을 위해 남원2리와 협약을 맺었다.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했다. 비상품 감귤을 수매하겠다 하니 다시 되파는 것 아니냐고 마을 사람들이 의심하며 거절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기꾼으로 의심받았다. 시간이 지나 신뢰가 쌓이니 믿어주시더라.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김보현 새마을지도사가 큰 도움을 줬다며 말하는 내내 고마움을 표했다. 농가와 연결하기 위해 숱한 어려움을 겪을 때 중재에 나서 도와준 사람이 김보현 지도사다. 지금은 지역과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준 그를 전문인력으로 고용해 반대로 도움을 주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천을 묻자 “다 사람 덕분”이라 답했다. 친환경 감귤 세제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제주를 알려가겠다는 꿈을 꿀 수 있었던 것도 농가와 직원들 덕분이란다.

그는 “제조업 근무 경험이 없는 직원이 대다수라 험난한 길이었다. 하지만 같이 만들어가는 게 더디더라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젊은 열정을 가지고 회사의 비전을 함께해줄 직원들이 있어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사회적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는 직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 대표의 진심이 통했는지 제주클린산업은 2016년 1월 1일 첫발을 뗀 이후 2018년 기준 14명의 직원과 함께 2016~2018년 3년간 연평균 약 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양 대표는 최근 브랜딩의 중요성을 느끼고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제주클린산업의 친환경 손세정제. 제공=제주클린산업.
양 대표의 회사는 고용우수, 성장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돼 제주 6차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양 대표의 회사는 고용우수, 성장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돼 제주 6차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코코리 브랜드를 제대로 만들어 제주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했다. “제주 6차산업 지원센터 센터장님과 임직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더 성장해서 청년에게 희망을 주고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회사, 남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언젠가 제주 모든 지역 농가의 비상품 감귤을 수매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인 포부를 밝혔다.

양 대표가 꿈꾸는 세상은 평범했다. 그가 전하는 응원의 문구처럼 코로나19가 빨리 끝나 ‘코코리’한 제주·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하는 것이었다.

'코코리'는 깨끗하다는 의미의 제주어다. 제공=제주클린산업.
'코코리'는 깨끗하다는 의미의 제주어다. 제공=제주클린산업.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제주클린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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