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은경 본부장 1200만원 환원과 IMF 금 모으기 교훈
[기고] 정은경 본부장 1200만원 환원과 IMF 금 모으기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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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하여 /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장

2019년 12월 중국의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COVID 19)에 의한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거의 모든 나라가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과 왕래가 잦은 탓에 다른 나라보다 일찍 집단감염이 발생하였지만, 소위 사회적거리두기라는 제도를 철저히 실천하여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커다란 효과를 보았다. 다만 경제에는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도 상품생산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제적으로 곤란한 처지에 빠져 있으며, 영세 상인들이나 빈곤층이 처한 어려움은 훨씬 심하다. 국민들의 수입이 줄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드니 결국 국가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확률이 높아져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국가에서 그 어려움을 일부나마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민들 사이에 두루 퍼졌으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코로나 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지원을 해 주는 것은 마땅하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가려내는 일이 말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국가에서는 작년 의료보험료 부과액에 따라 처리하면 편하겠지만, 이 부과액이 공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어려웠으나 코로나 19 사태로 말미암아 오히려 혜택을 본 그룹도 있고, 작년에는 형편이 괜찮았으나 금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룹도 있다.

또 몇 %의 국민에게 지급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과연 몇 %의 국민들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행정적 낭비도 엄청날 것이다. 그러니 아예 전 국민들에게 지원금을 나눠주자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국가의 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 국민들에게 지원금을 골고루 나눠준다는 것은 다음 세대에게 짐을 떠넘긴다는 점에서 그리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전 국민들에게 지급하는 대신 소득 상위 30%에 해당되는 분들은 받은 돈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되돌려 받았으면 하는 모양이다. 그럴 경우 세금을 공제해 주는 방법을 강구할 모양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많은 행정적 낭비를 초래하기는 마찬가지다. 또 이 상위 30 %에 해당되는 분들이 기부를 하지 않으면 강제할 방법도 없다. 그렇다면 아예 이 분들은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도록 권하면 어떨까? 차제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여 우리 사회가 좀 더 도덕적으로 성숙한 기회를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또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지 않아도 저축한 자금이 있어 코로나 19 사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거나 적게 받는 분들, 또는 고정적 봉급을 그대로 받고 있는 분들이나 연금으로 생활하시는 분들도 함께 참여한다면, 아마 국민의 50%는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많은 대기업의 임원들이 자진해서 임금을 삭감하거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최일선에서 가장 고생을 많이 하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께서도 1200만원을 환원하신다니, 일반 국민들도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던 마음으로 기꺼이 참여하리라 본다.

이참에 강준만 교수가 ‘강남좌파 2 왜 정치는 불평등을 악화시킬까?’에서 주장하신 대로 우리 사회를 1:99의 프레임에서 20:80의 사회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시는 분들이 손을 먼저 펴시고 다음에 1%에 해당하시는 분들에게 동참하시도록 권해 간다면, 송복 연세대명예교수께서 지적하신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인 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는 문제도 저절로 해결 되리라 본다.

또 전주시에서는 고용축소가 불가피한 기업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도 이참에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개념으로 그런 기업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근로자들의 임금을 일부나마 조정하고 지방정부에서도 지원금을 주어 고용을 유지해 나가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는 나은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나이가 들어보니 ‘오래 일하는 것이 최고의 노후대책’이라는 말이 실감된다.

이유근 제주아라요양병원장
이유근 제주아라요양병원장

이번 코로나 19 사태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고,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가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쇠뿔은 단김에 빼라.’라는 말도 있듯이 차제에 도덕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하여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자. /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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