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행자위 강성균 위원장, 30여분간 실국장 군기잡기..."주민요구 왜 반대?" 실랑이

강성균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강성균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과 고용안정지원 등으로 예산을 쥐어짜고 있는 가운데 강성균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더불어민주당, 애월읍)이 자기 지역구에 '목욕탕'을 지어달라고 30분간 제주도와 제주시 실국장들을 상대로 군기잡기(?)에 나서 논란이다.

강성균 행자위원장은 지난 2018년에도 제주도 공무원들의 의회 답변 자세와 관련, '공무원들은 반박을 하거나 (의원을) 이해시키려고 하거나 논쟁을 하거나 주장하는 건 안된다'고 말해 갑질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7일 오전 제1차 회의를 열고 조례안과 공유재산관리계획안 등을 심사했다.

이날 행자위 심사 안건은 조례안 7건과 동의안 1건, 공유재산관리계획안 2건, 보고안건 2건 등 총 12건이었다.

하지만 강성균 행자위원장은 이날 뜬금없이 제주도청 실국장과 제주시청 실과장에게 "코로나19로 엄혹한 상황에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공무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간부공무원들은 한명씩 나와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갑작스러운 답변요구에 안우진 도 예산담당관은 "법과 제도, 재정 범위에 부합하는지 여러가지 재정여건을 검토하는것이 책무"라고 답변했고, 고순심 도 세정담당관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세수여건이 어렵다. 그래서 도민부담 없는 역외세원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강동우 도 자치행정과장은 "지방자치법상 지자체의 가장 큰 책무는 주민 복리 증진이다. 행정은 복리증진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주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 것이 곧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고 답변했고, 현희철 도 회계과장은 "도민의 불편사항 해소가 최우선이다. 회계절차 규제 완화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흑돼지 유전자원 연구센터 공유재산 취득을 위해 나왔던 김영훈 도 축산진흥원장도 불려나와 "제주 축산이 지속가능한 사업 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하고, 최근 문제가 되는 환경 문제를 조화롭게 추진해 모든 도민들이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것이 임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성균 위원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제주시 간부들도 나와서 답변하게 만들었다. 김이택 시 예산과장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정운영을 잘 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다"고 했고, 강승범 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공연과 축제 등이 취소되고 도민들이 집에서 움츠리게 됨에 따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 공연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까지도 강성균 위원장은 자신의 의도를 공무원들에게 밝히지 않은채로 "도민과 주민이 요구하면 바꾸면서 가야 한다"며 "현대성 기획실장 이하 답변한 공무원 내용 전부를 복사해서 도의원들에게 제출하라"고 전문위원실에 요구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간부공무원들이) 말한 내용을 간추려 보니 도민의 요구를 충족시켜 드리는 것이 삶의 질 향상이라고 했다"며 "읍면에 없는 것을 읍민들이 요구하는데 집행부가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도지사가 다니면서 '이것은 해드리겠다'고 하는 것도 집행부가 반대하고 있다"며 "작은 문화시설 (하나) 하자고 하는데 집행부가 반대하고 있다. 그래도 되느냐"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도민의 욕구 충족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고 했는데 3만7000여 (애월)읍민이 요구하는 것을 몇명이 심의해서 못한다고 하고 있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다시 강 위원장은 "제주시민회관 복합문화시설 조성하는데 280억원(279억원)이 투입되는데 읍면에는 10억원도 안해주느냐"며 "동민 요구에 280억원은 아무렇지 않게 해주고, 읍민 요구 10억원은 몇만명이 요구하는데도 계속 검토만하느냐"고 질책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강 위원장이 요구하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취재진은 인지하지 못했다.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하지만 행정자치법을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며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답변해 현 실장은 강 위원장의 요구가 무엇인지 이날 심의 이전에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강 위원장은 "계속 검토만 하겠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재원을 얘기하는데 시민회관 279억원 중 9억원을 자르면 바로 할 수 있다"며 "4만 읍민 요구하는 것을 도와줬다고 문제가 되느냐"고 계속해서 떼를 쓰듯 몰아부쳤다. 

다시 강승범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현행법으로 문제 있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목욕시설 부분은 행정영역이라기 보다는 민간영역이라 보조사업으로 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강 국장이 답변으로 그제서야 강성균 위원장이 요구하는 게 자신의 지역구인 애월읍에 목욕탕을 지어달라는 민원인 것이 드러났다.

강 위원장은 "갑갑하다. 민간영역과 행정영역이 따로 있느냐"며 "법과 규정에 문제가 없다. 집행부 기분에 따라 사업을 하는 것이냐.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행정을 한다고 답변하지 않았느냐"고 간부공무원들을 질책했다.

강 위원장은 "도민의 삶의 질을 위해서 행정이 있다, 도민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이후로 추후에 바뀜도 없이 가셔야 한다"고 애월읍 목욕탕 건설 충족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이후로 추후에 바뀜도 없이 가셔야 한다"고 애월읍 목욕탕 건설을 당연시했다.

30분간 간부공무원들에게 행정의 역할을 따져 묻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낸 강 위원장의 '끈질긴(?)' 질의는 사실상 '자신의 지역구 민원인 애월읍 목욕탕 건설'이었다.

강 위원장은 지난 2018년 7월12일 행자위 제주도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공무원들은) 반박을 하거나 의원을 논리적으로 이해시키려고 하거나 논쟁을 하거나 주장을 하는 건 행자위에서 절대 안된다. 제가 위원장 하는 동안은 절대 안된다"고 말해,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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