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멀쩡한 주차장 뜯어내 혈세 낭비 지적...제주도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

제주도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주차장 668면을 모두 걷어내고 투수율이 높은 투수콘을 설치해 빗물을 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주차장 668면을 모두 걷어내고 투수율이 높은 투수콘을 설치해 빗물을 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동차등록 관련 업무를 위해 얼마 전 제주종합경기장을 찾은 A(38)씨는 멀쩡한 주차장을 파내고 다시 포장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 했다.

최근에는 거대한 주차공간 한 가운데 땅을 파내고 덩그러니 나무 한그루를 심는 모습이 보이자, 혈세를 애먼 곳에 쓰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29일 [제주의소리]에서 행정기관에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은 제주도가 환경부의 국비보조금을 받아 진행하는 ‘체육이용시설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사업이었다.

제주도는 인구유입과 각종 개발로 빗물이 흙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아스팔트나 건물을 거쳐 하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불투수면이 증가하자, 2018년 저영향개발 도입을 검토했다.

저영향개발 기법은 불투수면에서 발생하는 빗물을 땅으로 침투시켜 자연 상태의 물순환 회복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제주종합경기장 일대를 도내 첫 그린 빗물 인프라 사업 부지로 정했다. 홍보 효과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2019년 5월 실시설계용역 결과물을 근거로 환경부와 협의도 마쳤다.

제주도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종합경기장 주차 광장 한가운데 기존 아스팔트 구덩이를 파고 팽나무를 심었다.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종합경기장 주차 광장 한가운데 기존 아스팔트 구덩이를 파고 팽나무를 심었다. ⓒ제주의소리
기존 블록과 비교해 빗물의 투수율이 높은 블록. 제주도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사업에 맞춰 제주종합경기장 일대에 투수콘을 대거 설치했다. ⓒ제주의소리
기존 블록과 비교해 빗물의 투수율이 높은 블록. 제주도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사업에 맞춰 제주종합경기장 일대에 투수콘을 대거 설치했다. ⓒ제주의소리

국비와 지방비 각 13억8400만원씩 총 27억6800만원을 투입해 올 초부터 본격적인 시공에 나섰다.

빗물을 땅으로 흡수시키기 위해 기존 주차장 668면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흙과 자갈을 깔았다. 이어 투수콘크리트를 설치하고 주변에는 연석을 넣어 주차공간을 분리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원 모양의 구덩이를 파고 거대한 팽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나무 주변도 투수율을 높여 빗물이 흘러들어가도록 설계했다.

전체 시설은 투수성 포장과 투수블럭, 침투화분 등 29만2348㎡에 달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제주도 차원의 강우 유출량과 오염 저감 효과 등의 실증은 별도로 이뤄지지 않는다.

제주도 관계자는 “환경부에서도 도심지 내 빗물 함유량을 늘리기 위해 전국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는 시범도시에 참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적이 넓고 홍보 효과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종합경기장 일대를 사업부지로 정했다”며 “당장 사업의 효과가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주차장 668면을 모두 걷어내고 투수율이 높은 투수콘을 설치해 빗물을 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주차장 668면을 모두 걷어내고 투수율이 높은 투수콘을 설치해 빗물을 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주차장 668면을 모두 걷어내고 투수율이 높은 투수콘을 설치해 빗물을 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주차장 668면을 모두 걷어내고 투수율이 높은 투수콘을 설치해 빗물을 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그린 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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