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61. 풀솜대 (Smilacina japonica A.Gray var.japonica) -백합과-

지난 4월 말일은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이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봉축법요식이 다음달로 연기된 가운데 불교계 종단은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동참한다고 합니다.

이번주에는 부처님오신날과 관련이 있는 야생화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세상에서 모든 중생의 행복을 책임지는 보살인 지장보살이라는 별칭을 가진 꽃이 있는데, 바로 풀솜대라는 우리의 야생화입니다.

특히 전라도와 경상도 지방에서는 이 풀솜대를 '지장보살'로 불립니다. 기근이 들었을 때 배고픔에 도움을 준데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실제로 이 풀솜대의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고 합니다.

벼과에 속하는 식물인 '솜대'에 접두어인 '풀'이 들어가 있습니다. 솜대와 구별하기 위해 '벼과의 솜대를 닮은 풀' 정도로 해석을 합니다.

들이나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5월이 되면 하얗게 핀 풀솜대를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깊은 숲속에서는 현호색과 키재기를 하면서 피어 있습니다.

아직 이른 듯 꽃망울만 달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줄기 끝 부분에서 갈라진 짧은 여러 개의 가지에 작은 꽃들이 촘촘히 여러 송이가 모여서, 긴 원뿔 모양의 꽃이 피어납니다.

지장보살이란 별칭과 함께 솜죽대, 솜때, 품솜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야생화입니다.

제주에서는 4월에도 장소에 따라 풀솜대의 꽃을 볼 수 있지만, 5월이 되면 오름의 사면이나 계곡의 사면 등지에서 활짝 피어 있는 이 풀솜대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키가 커봐야 고작 50여cm를 벗어나지 않지만, 숲속을 환히 밝히는 하얀 순백색의 꽃이 고운 야생화입니다.

이 풀솜대의 영어명이 재미 있습니다.

'Snowy false lily of the valley'라는데 마치 계곡에 눈처럼 떨어진 백합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얀 꽃망울을 가지고 있다가 9월에 열매가 달리면 초록색이었다가 빨간색으로 익어갑니다.

오름을 올라가다 지친 몸을 쉬고 있노라면 배낭 옆에서 하얀 꽃을 피운 이 풀솜대를 만날 때, 정말 순백의 아름다움을 이 작은 야생화에게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모처럼 황금 연휴 기간을 맞아 관광객이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황금 연휴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계획을 준비하고 방역 지침까지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 풀솜대의 꽃말이 '나는 당신을 믿습니다'라고 합니다. 작은 풀솜대의 꽃말을 보면서 언젠가는 코로나도 우리 곁에서 물러갈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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