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밀학급 비율 전국서 가장 높아, 교장단 의견수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진 등교개학이 오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제주의 경우 31명 이상 과밀학급이 전국적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교육당국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4월 1일 기준 제주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20명 이하를 수용하는 학급 수는 574학급, 21~30명 1137학급, 31명 이상 94개 학급이다. 총 1805학급 중 31명 이상의 학급 수는 5.2%로, 전국 평균 4.0%에 비해 높은 수치다.

중학교의 경우 총 715 학급 중 20명 이하 학급은 80학급, 21~30명 487학급, 31명 이상 148학급이다. 전체 20.7%가 31명 이상 학급으로, 이 역시 전국 평균 19.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반계고등학교의 경우 상황은 보다 심각하다. 전체 539학급 중 20명 이하 50학급, 21~30명 229학급, 31명 이상 260학급이다.

세부적으로 분류했을 시 31~35명 학급은 151학급, 36~40명 학급은 95개 학급, 41명 이상 학급도 14학급에 달했다. 전체 48.2%가 31명 이상 학급으로, 절반에 육박한 수준이다.

전국 평균 15.9%에 비해 높을 뿐더러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충남이 29.4%, 광주가 29.3%로 뒤를 이었고, 과밀 학급수가 가장 적은 세종 0.2%, 경북 6.2%, 전남 6.5%와도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2019년 교육통계가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됨에 따라 1년이 지난 올해 여건이 일부 달라졌음을 감안하더라도, 학교 시설의 경우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등교 개학 이후의 학교방역이 학생 간 거리두기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제주도교육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생 간 최대한 거리를 확보하도록 책상을 배치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7일 오전 과밀학급 문제를 겪고 있는 제주시내권 교장단이 모여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교육부는 등교수업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교별 밀집도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학가운영 방법은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 △학급 단위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 시간의 탄력적 운영 등이 그 대안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각 학교별 특성이 있다보니 획일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제주제일고의 경우 일반 교실보다 1.5배 가량 넓은 특별실 등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교실을 대체할 수 있고, 온라인수업이 정착된 제주중앙여고의 경우 온라인 병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지난 1일과 4일 제주시 동지역 고등학교를 찾아 현장의견을 수렴하며 "읍면지역 학교는 등교 개학을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지만 제주시 동지역은 어려운 여건"이라며 "온‧오프라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각 학교별 대책이 마련된 후 등교개학이 시작되기 직전인 오는 11일께 과밀학급 문제에 대한 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