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22일 아트스페이스씨 개인전 ‘섬을 걷는 시간’

계절이 바뀌면서 자연의 색도 서서히 바뀌는 요즘, 제주섬 구석구석을 보고 걸으며 식물을 화폭에 옮긴 홍진숙의 새 전시가 찾아왔다.  

홍진숙 작가는 5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씨에서 17회 개인전 <섬을 걷는 시간>을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제주 식물을 소개한다. 산양 곶자왈에서 만난 슷돌담고사리, 왕이메오름에서 조우한 편백나무와 청미래덩쿨, 가파도를 지키던 솔순과 갯강활 등. 이렇게 제주 곳곳을 누비며 식물 모습을 본인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그려냈다. 주로 모노타이프(monotype) 판화 기법을 사용하면서 입체적인 느낌을 살려냈다.

제공=아트스페이스씨. ⓒ제주의소리
점고사리, 200x134cm, 장지에 채색. 제공=아트스페이스씨. ⓒ제주의소리
제공=아트스페이스씨. ⓒ제주의소리
leafs-민오름, 58x85.5cm, 모노타이프-채색. 제공=아트스페이스씨. ⓒ제주의소리

작가는 2017년 제주 바당길을 걷기 시작해 13개월 동안 260km를 두 발로 누볐다. 그리고 이듬해부터는 나무에 시선을 돌렸다.

“나뭇잎의 다양한 형태를 통해 나무를 알아가는 것이 좀 더 자연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줍고 채집하기 시작한 제주의 나뭇잎. 나뭇잎의 다양한 형태와 느낌이 내게는 새롭게 느껴져서 작업으로 옮기게 됐다. … 나뭇잎의 이름은 다 모르지만 제각각의 형태와 특색, 아름다움을 발견할수 있었고, 고사리의 다양함과 종류에 놀라움을 느꼈다. 비록 하찮고 사소한 나뭇잎과 고사리들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의 변화와 느낌이 공존하고 있다.”
- 작가의 말

작가는 자신이 만난 자생 식물들이 10년 후에도 혹은 더 긴 시간이 지나서까지 온전히 남아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작업을 위해 나뭇잎을 손수 줍는 것부터 시작해 식물 공부까지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준 시민단체 ‘곶자왈사람들’과 본인 가족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사라지는 제주의 식물을 작품 속에서나마 붙잡아 두고, 도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한 예술가의 마음을 전시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제공=아트스페이스씨. ⓒ제주의소리
돌토끼고사리와 별고사리, 200x134cm, 장지에 채색. 제공=아트스페이스씨. ⓒ제주의소리

홍진숙은 1985년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2002년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독특하게 2017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제주지역대학 농학과를 졸업하며 내공을 키웠다. 1995년 첫 번째 개인전 <생활일기>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대만, 일본, 홍콩, 한국 印遊記>전(2017), <한국현대목판화 초대전>(2017), <4.3 70주년 기억을 벼리다>(2018) 등 단체전도 폭넓게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KBS 등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목판화협회, 제주판화가협회, 창작공동체 우리, 에뜨왈, 제주그림책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제주교육대학 강사를 역임했으며 ‘홍판화’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는 같은 전시를 9월 7일부터 26일까지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갤러리 ICC JEJU에서도 개최한다.

아트스페이스씨
제주시 중앙로 69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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