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갤러리

제주4.3과 불교를 주제로 한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전시회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제주4·3평화재단,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가 주최하는 전시회는 11일부터 17일까지 기념관 나무갤러리에서 진행됐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개막식 참여를 최소화했다.
 
개회식은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천주교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원불교, 제주4·3평화재단,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서울제주도민회, 제주4·3희생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만 참석해 간소하게 치러졌다.
 
이에 따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부장인 금곡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주지 허운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목사, 제주4.3평화재단 양조훈 이사장,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김경림 수녀가 개막식에 함께했다.
 
금곡스님은 “70여년이 지나고 있지만 진실은 묻혀 있고, 명예회복은 더디다. 불교의 사찰 피해, 희생당한 스님의 진실 등을 밝히고 제20대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조훈 이사장은 “제주4.3사건 추가진상조사 보고서에 종교의 피해자가 정리되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불교계가 나서줘 감사하다. 빠른 시일 내 종교 피해 관련 보고서를 발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허운 스님은 “4.3 당시 불교 사찰은 공권력과 특정 종교를 가진 불법 폭력단체 서북청년단의 탄압으로부터의 피신처이자 무장대와 토벌대의 격전지로, 스님 16명과 사찰 35곳이 불타는 아픈 역사로 제2의 무불시대가 발생했다. 역사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일환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각 교구 본사별 전시관을 통해 4.3의 아픔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홍정 총무 목사는 “이승만 정권 비호 아래 극우개신교 세력이 반공을 신학화하고 분단·냉전을 정당화하면서 제주4.3때 저지른 만행과 침묵을 자신의 것으로 안고 십자가 아래 회개와 용서, 화해와 상생의 자리로 이끌기 위해 오체투지의 마음으로 정진하겠다”고 응원했다.
 
이수진-김계호의 피어나소서 작품.
이수진-김계호의 피어나소서 작품.
4.3의 진실을 작품화하여 알리고 있는 이수진 작가는 당시 제주의 주요 식량 작물인 보리를 당시 공권력에 의해 사라진 마을에서 생명의 싹을 띄우고 자란 보리줄기와 학살터에서 채취한 숨비기나무 열매로 보라대 염색을 하며 4.3의 아픔을 작품에 담았다.
 
‘상생의 종’ 작품은 4.3 당시 해안가 사찰에 있던 종으로 무장대가 산으로 옮긴 후 산에서 무장대와 함께하다 항쟁이 끝난 후 다시 해안 마을로 돌아온 종을 작품화 했으며, 동네 청년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토벌대에 의해 댕유지나무에 묶여 죽창으로 죽임을 당한 신홍연 스님의 극락왕생 발원 모습도 작품화 했다.
 
4·3작품을 위해 제주로 귀농한 김계호 작가는 토벌대의 야만적인 탄압을 피해 흥룡사 경내 용장굴에 피신했던 제주민들이 고통을 동굴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통해 암흑과 촛불로 부처님의 자비와 생명의 고귀함을 표현했다.
 
공동작품인 ‘피어나소서’는 4.3 당시 학살된 승려가 열반의 경지에 오른 성인의 모습인 연꽃으로 환생해 부처의 대자대비를 온 누리에 비치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수진 작품 상생의 종.
이수진 작품 상생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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