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원, "자발적 참여 아닌 반강제 동원 문제"...온라인수업 학생들 자발적 참여 성과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등이 코로나19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제주도교육청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등이 코로나19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제주도교육청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필두로 제주 교육현장에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취지를 퇴색케 하는 반강제적 캠페인 참여 유도로 인해 학교현장 일부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달 29일 이 교육감을 비롯해 부교육감, 본청 실국과장 및 간부공무원이 참여한 기획조정회의를 열고, 회의 말미에 코로나19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을 벌였다.

이 교육감은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는 수어 동작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노고와 헌신을 다하는 의료진에게 깊이 감사를 전한다. 의료진을 위한 따뜻한 격려와 연대가 학교를 넘어 도민 사회 전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내 3개 학교 교장들을 캠페인의 다음 참여자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목된 도내 중고등학교가 각 학교가 챌린지에 동참했고, 곧 도교육청 소속 직속기관으로도 캠페인 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모니터를 통해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의미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교육감 역시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챌린지에 참여한 각 계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SNS를 통해 코로나19 '덕분에 챌린지' 동참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SNS를 통해 코로나19 '덕분에 챌린지' 동참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만, 자발적 참여라는 캠페인 취지와는 달리, 일부에선 캠페인 참여가 반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음 지목자가 학교 단위로 이뤄지다 보니 학교 내 구성원들의 동참 요구가 뒤따르면서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 교사·직원들간 스케줄을 맞춰 촬영을 하고, 영상 제작을 해야 하는 것 또한 새로운 일거리로 떠안겨진 셈이다. 갑작스럽게 생겨난 과제(?)로 교원들이 캠페인 피켓 제작에 동원되는 촌극도 빚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발적인 참여라면이야 '동원'이니 '반강제'이니 하는 지적이 나오지 않겠지만, 교육감이 시작한 챌린지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의무적인 활동으로 변질되면서 나오는 부정적 현상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최전선의 의료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전 국민 모두가 같은 마음이겠지만, 캠페인 참여는 자발적으로 해야하는 것 아닌가. 이런 행사에 교원들을 동원하는 것은 아직도 옛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쓴소리를 건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누군가는 선한 의도로 동참하는 것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잔업이 떠얹어지는 것"이라며 "등교개학을 앞둔 시점에서 각 학교마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면 자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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