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2020.05.13 22:51]제주에서 빌라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8일 만에 다시 빌라 화재로 신생아가 숨지고 엄마가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13일 오후 1시15분쯤 제주시 이호동의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나 이를 본 주민들이 119에 신고했다.

방에서 시작된 불이 거실로 확산되면서 남측 유리창을 통해 화염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건물 주변으로 연기가 치솟자 12세대 빌라 거주자들이 긴급히 대피했다.

화재를 목격한 바로 옆 철물점 직원은 소화기를 직접 들고 나와 빌라로 내달렸다. 이 남성은 건물 밖에서 2층을 향해 소화기를 쏘아 올렸지만 불길이 워낙 강해 소용이 없었다.

그 시각 화재가 발생한 201호 거주자 A(39.여)씨가 안방에서 유리창을 열어 “안에 아이가 있다”며 소리를 치며 구조를 요청했다.

A씨는 아기를 구조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뛰어 들었다 전신에 화상을 입고 건물 밖으로 떨어졌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상이다. 

직접 진화에 나선 주민은 “2층에서 심상치 않은 연기가 나서 달려가 보니 불이 치솟고 아줌마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며 “이렇게 큰 불은 난생 처음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불이 났다는 얘기에 현장에 와서 보니, 갑자기 용광로처럼 불이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마치 화염방사기로 쏘는 듯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후 1시22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불길을 잡고 오후 1시38분 거실 구석에서 누워있는 생후 3개월의 남자 아이를 발견했다. 당시 아이는 불에 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과학수사팀과 화재조사반을 투입해 신생아의 사체를 확인중이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를 상대로 화재 경위 등도 조사하기로 했다.

해당 건물은 2019년 12월 준공된 신축 빌라다. A씨는 준공과 함께 세입자로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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