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농가 전국 차원의 강경 대응 예고

제주 농민들이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계약마늘 수매 가격 1kg당 2000원 결정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 농민들이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계약마늘 수매 가격 1kg당 2000원 결정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 마늘 수매 가격이 2000원으로 결정되면서 농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제주마늘생산자협회 등 농민들은 18일 오전 10시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서 ‘제주마늘투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마늘 수매가격 2000원 결정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제주마늘협의회 소속 농협조합장은 자체 회의를 열어 제주 마늘 수매가격을 1kg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잠정 결정된 제주 마늘 수매 계약 가격은 2500원인데, 이 보다도 가격이 낮으며, 정부 수매단가(2300원)보다도 낮다.

지난해 마늘 수매 계약은 3000원에 이뤄졌고, 실제 수매 가격도 1kg당 3000원으로 진행됐다.

 
수매가격은 각 지역농협이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게 되며, 지역농협별로 가격이 달라질 수는 있다.
 
농협이 제주 마늘 농가와 계약한 2020년산 마늘 물량은 1만876톤이며, 2590톤 추가 계약이 예정됐다.
 
농협은 포전매매를 기준으로 1kg당 약 1600~1800원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 가격을 반영해 수매 가격을 2000원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농민들은 생산 단가를 감안해 올해 수매 가격으로 3200원을 요구해 왔다. 연도별 제주 마늘 생산 단가는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8년 1kg당 2899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9년 2326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생산 단가는 2495원이다.
 
농민들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않는, 계약 가격보다 낮은 금액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 농민들이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계약마늘 수매 가격 1kg당 2000원 결정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태환 제주마늘생산자협회장이 수매가격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김태환 제주마늘생산자협회 회장은 “이번 수매가격은 농민의 삶을 짓밟는 결정이다. 전국 마늘 농가와 함께 생산비 보장 투쟁에 나서고, 문재인 정부와 원희룡 도정 농업 정책 개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우리는 조합장에게 농민의 의견을 안고 농협중앙회경제지주 사업단에 마늘산업보전을 위한 노력을 요구해왔다. 채소가격안정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마늘 가격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상을 발휘하길 고대했다. 정부 수매가격보다도 수매 가격이 낮은 상황은 상상조차 못했는데,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라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기존 계약된 단가 역시 생산비에 미치지 않아 정부와 지자체, 농협중앙회에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였는데, 어처구니없는 가격이 결정됐다. 제주 마늘 농가는 산지페기 등 마늘가격 보장을 위해 자주적 노력을 해왔지만, 주산지 농협 조합장들이 일방적으로 가격 결정을 감행한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마늘협의회 농협조합장에게 조합원과 농민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올해 가격은 전국 5대 거대상인에게 납품하려고 구걸하다시피 낮은 가격으로 가격결정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코로나19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과일과 채소 등 가격 호조세가 있어 희망을 걸었던 농민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농민의견을 묵살한 날치기 가격결정을 원천 무효화하고, 생산비 가격을 보장해야 한다. 제주 국회의원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원희룡 도정도 제주마늘 산업을 위한 자구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농협 측은 “포전매매 기준으로 마늘 유통 상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가격 결정에 고심했다. 지난해 마늘 손실로 인해 적립해온 채소수급사업 적립금 대부분이 소진돼 올해 적자가 발생하면 조합 경영에 심각한 위기를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매취형 사후정산 방식을 적용해 1kg당 2000원으로 마늘을 수매한 뒤 수익이 더 발생하면 농민에게 수익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농민들이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계약마늘 수매 가격 1kg당 2000원 결정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 농민들이 변대근 농협 제주본부장에게 마늘 수매가격 2000원 결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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