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농가 5시간 30여분간 농성...이창철 제주마늘협의회장 "재논의" 약속

제주 마늘 농가들이 수매가 1kg당 2000원 결정에 반발해 농협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마늘제주협의회가 제주 마늘 수매가격을 재논의키로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제주마늘생산자협회 등 제주 마늘 농가 관계자들은 18일 오후 3시15분께 변대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대정농협 이창철 조합장과 함덕농협 현승종 조합장과 면담을 갖고 제주 마늘 수매 가격 재논의에 대해 합의했다.
 
이날 오전 10시 ‘제주마늘투쟁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제주 마늘 농가는 농협 제주지역본부를 항의 방문, 이창철 조합장 등 제주마늘협의회 소속 조합장들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오후 3시15분쯤 성사된 면담에서 제주마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창철 조합장은 “마늘협의회 회의를 재소집해 제주 마늘 수매 가격에 대해 재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가격 조정 전에는 생산자 단체와 사전에 논의하겠다. 본격적인 마늘 수매가 이뤄지는 오는 23일 이전까지 회의를 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23일이 지나면 가격을 소급적용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매취형 사후정산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농민들은 “사후정산으로 추가 수익을 농민에게 돌려준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어떤 방식을 추진할 예정인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이창철 조합장과 현승종 조합장, 변대근 농협 제주본부장이 마늘 농가와 면담을 갖고 있다.

이에 이 조합장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사후 정산제도는 수매가격에 따라 마늘을 구매하고, 추가 수익이 발생하면 유통 등 비용을 제외한 이득의 50%를 농민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라며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농협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조합장이 제주 마늘 수매가격을 재논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농민들은 5시간30분 넘게 이어진 농협 제주본부 농성에서 철수했다.
 
앞선 15일 마늘협의회는 자체 회의를 열어 제주 마늘 수매가격을 1kg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잠정 결정된 제주 마늘 수매 계약 가격(2500원)보다 500원 낮으며, 정부 수매단가(2300원)보다도 낮다.

농협이 제주 마늘 농가와 계약한 2020년산 마늘 물량은 1만876톤이며, 2590톤 추가 계약이 예정됐다.

농협은 포전매매를 기준으로 1kg당 약 1600~1800원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 가격을 반영해 수매 가격을 2000원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연도별 제주 마늘 생산 단가는 꾸준히 오르면서 2018년 1kg당 2899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9년 2326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생산 단가는 2495원이다.

농민들은 생산 단가를 감안해 올해 수매 가격으로 3200원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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