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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BCT 노동자들은 19일 제주시 해안동 소재 A건재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TC) 화물노동자들이 오는 20일 도-BCT운전자-시멘트업계가 참여하는 회의를 앞두고 집회를 통해 A건재에 파업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제주시 해안동 소재 A건재 앞에서 진행된 집회는 지난 18일 오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A건재가 파업 중인 BCT 노동자를 돕겠다 여러 차례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진행하는 등 노동자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A건재는 B시멘트 업체의 시멘트를 운송하고 있는 회사로 시멘트블록을 자체 생산하기도 한다. 평소엔 공사 현장에 시멘트를 운송하고 자체 생산을 위해 가져오기도 하는데, 파업 이후 시멘트를 받지 못해 발이 묶인 공사 현장에 공급하는 등 운반책 역할을 했다. 이에 반발한 화물연대 제주지부 BCT 노동자들이 현장에 찾아와 항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구 근처에 모여 A건재 화물차량이 오갈 때마다 화물적재정량을 지키고 있는지 감시하는 형태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정량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화물차량을 신고해 검사받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A건재는 이날 결국 BCT 노동자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 중인 영업이 끝나는 대로 전면 일시 중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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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건재에서 나온 차량을 바라보는 BCT 노동자들. ⓒ제주의소리

최상우 화물연대 제주지부 BCT 분회장은 “화물차량을 막거나 불법, 물리적으로 시위할 수 없으니 합법적인 화물적재정량 확인 신고를 통해 압박하고 있다”라면서 “실제로 화물적재정량을 지키지 않는 차량도 있었다. 일부 기사는 뭐가 불법이냐고 하면서 적재량 위반이 불법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건재가 ‘파업을 돕겠다, 참여하겠다’며 전화상으로 5~6번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고 영업을 했다. 말과 행동이 달라 BCT 노동자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A건재 대표와 협상을 통해 콘크리트 운송 중단을 약속받고 도청 등에서 전체 조합원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내일 오전까지 현장 확인을 통해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볼 예정”이라면서 “내일 도청, 시멘트 협회, 시멘트 3사 회의에서 나온 입장을 확인하는대로 향후 계획을 구상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A건재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협의 내용대로 내일부터 운송하지 않기로 했다. BCT 노동자들도 생존권을 위해 파업하듯 우리도 먹고살기 위해 영업해왔다”면서 “파업은 법적 자유와 권리가 보장돼 있으니 뭐라 말씀드릴 입장이 없다. 다만 내일 시멘트업계와 BCT 노동자가 회의한다고 하니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해서 우리도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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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T 노동자들은 지난 18일부터 A건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BCT 노동자들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토부 고시 안전운임제가 단거리 운송을 하는 도서 지역 여건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제주 현실에 맞는 요금인상을 위해 지난 4월10일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BCT 노동자들의 파업이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파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최상우 화물연대 제주지부 BCT분회장, 김영민 한국시멘트협회 이사 등이 함께 자리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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