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농가 제주도청 앞에서 대책 촉구 결의대회

제주 마늘 농민들이 2020년산 수매 가격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020년산 제주 마늘 수매가격이 200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마늘 농가가 농정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마늘생산자협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등 제주 농민은 20일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농업회생 및 제주마늘 대책 촉구 결의대회’를 갖고 “마늘생산비를 보장하는 가격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에서 박태환 제주마늘생산자협회 회장은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량을 늘리고, 가격이 내려가면 과잉생산이라며 농민을 탓한다. 농정당국은 생산비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에 나선 고권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은 “농민의 피와 땀으로 생산한 제주 마늘은 전국에서 알아주는데, 최근 천덕꾸러기가 됐다. 제주도정은 무엇을 하는가. 농정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지난 18일 제주마늘협의회 소속 농협 조합장들이 제주 마늘 수매가격을 1kg당 2000원으로 결정하자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를 점거하고, 원천무효화와 사과를 요구했다. 다행히 마늘협의회가 이를 받아들여 재논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환 제주마늘생산자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들은 “다시 한번 조합장에게 요구한다. 농민의 아우성을 듣고 농협중앙회 경제지주사업단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마늘산업보전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채소가격안정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마늘 가격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상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도 요구한다. 농민들은 산지폐기 등 가격 보장을 위해 자주적으로 노력해왔다. 걸맞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바란다. 제주 마늘이 무너지면 제주 농업은 연쇄 파산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농민들은 “최저생산비에 미치지 않는 수매가 결정에 따른 농민의 반발을 보지 않았는가. 제주도 차원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1kg당 300원을 농가에 직접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밀려드는 수입 농산물과 김치로 매년 마늘 재배면적이 축소됨에도 가격폭락 벼락을 농민이 맞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에 따른 보상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 수입산 김치 30만톤과 마늘을 비롯한 양념류 수입이 5만톤 이상 수입되는 조건에서 소비 부족이 말이 되나”고 날을 세웠다.
 
고권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이 연대발언 하고 있다.

농민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면역력이 높은 마늘을 비롯한 양념류들이 가격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농민에게 비수를 꽂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마늘생산비를 보장하는 가격을 제시하고, 농협 추가 수매물량 1만5000톤을 정부 수매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제주도는 긴급 예산을 편성해 마늘 공공수매를 실시하고, 제주농업의 안정적 균형 발전을 위해 제주도 예산의 10% 이상을 농업 예산으로 책정해야 한다. 또 김치자급률을 법제화하고, 물류비예산을 확보해 제주농업 경쟁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제주마늘협의회 소속 농협조합장은 자체 회의를 열어 제주 마늘 수매가격을 1kg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잠정 결정된 제주 마늘 수매 계약 가격은 2500원인데, 이 보다도 가격이 낮으며, 정부 수매단가(2300원)보다도 낮다.
 
이에 반발한 농민들은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서 5시간 30분 넘게 농성을 벌였고, 제주마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이 재논의를 약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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